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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정 | 여수돌산게장명가 대표ㅣ뜨거워지는 바다와 사라지는 갯벌

 

박성미 총괄 2024-02-08




영상 : planet03 DB


기후 변화를 이겨내기 힘든 취약 계층을 지칭하는 ‘기후 약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기후 위기 시대, 피해자는 누구일까. 바다에 기대 살아온 어민들에게 바다기온의 변화는 생계와 생존의 문제로 이어지는것이 당연해보인다. 실제로 어민들은 어획량이 줄어들고, 새로운 어종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이미 체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기후변화의 피해자라는 인식은 없어 보였다. 기후변화의 원인,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인식보다 막연한 불안감이 더 커 보였다. 기후변화는 어쩔수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시민교육에 나서야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 주어야 한다. 변화는 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시민과 함께 하지 않으면 위기는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돌게가 줄고, 삼정게가 들어오다


여수시 돌산대교 입구 '돌산계장명가'를 운영하는 배문정 대표를 만났다. 여수에 가면 게장맛을 보라는 말이 있다. 게장은 신선한 게를 날로 간장이나 고추가루에 무치는 음식인 만큼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에서나 발달하는 음식이다. 여수는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고 어종이 다양하다. 게장이 발달한 이유일 것이다. 여수에서는 일찍부터 인근에서 잡히는 돌게를 주원료로 돌게장을 담아 왔는데, 여수의 돌게는 육질이 탄탄하고 맛나서 특산물로 여겨진다. 여수항에서 갓 잡아 간장에 숙성시킨 간장게장은 비린내가 없고 살이 통통하면서 부드럽다. 여수항이 놓인 인근 천혜의 바다 덕이다.

그런데 최근 여수 식당들에서 돌게 대신 삼정게를 쓴다고 한다. 취재 결과 최근 국내 수요가 급증한 삼정게는 파카스탄에서 온 수입산이었다. 해양 생태계에서, 게는 유기물을 섭취하여 분해한다. 이러한 작용은 해양 생태계의 분해와 순환을 촉진시켜 바다를 깨끗하게 한다. 여수에서 돌게의 어획량 감소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수산업의 먹거리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 생태학적 조사, 어업 조사, 생태 모니터링 등이 필요해 보인다. 어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어민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바다의 기후 위기를 점검해 볼 때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의 지역 특산물 지도까지 바뀔지도 모른다.

겨울 바다가 따뜻해지고 있다


최근 50년 간 세계 바다는 평균 0.5도 올랐지만 우리나라 해역은 1.3도 더 뜨거워졌다. 겨울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흑산도 홍어가 점점 북쪽으로 서식지를 옮겨 ‘군산 홍어’가 더 잘 잡힌다. 기후 변화는 해수 온도와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와 같은 해양 변화와 맞물려 있다. 해양 열파, 이상 저수온, 해빙 융해, 초강력 태풍과 같은 극한 해양 현상들은 해양 기후 재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금껏 인간이 만들어낸 잉여 열에너지의 약 90%와 탄소의 약 25%를 바다가 해결해 왔다. 하지만 바다의 지구 기후 조절 능력은 약화되고 있다.

우리 바다는 더 심각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기후예측센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해면수온은 30년 전인 1993년에 비해 약 0.51도 상승했고 같은 기간 동해 평균 수온은 무려 1.98도나 상승했다. 지구 평균 해수면은 같은 기간 연평균 10.2cm 상승했으나, 동해 평균 해수면은 14.8cm나 상승했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태풍도 더 강해질 수 있다. 해수면이 높아진 상태에서 강한 태풍이 덮치면 더 큰 침식과 침수 피해 등을 불러온다.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도 위기를 맞고 있다. 바다의 산성화 때문이다. 인류가 대기로 방출한 이산화탄소는 바닷물에 녹아 해수의 산성도를 높이는데, 바다의 pH(수소이온농도)는 이미 산업혁명 시기보다 0.1 정도 떨어진 상태다.

지구 표면적의 70%가 바다이고,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바다가 주는 무한한 혜택과 잠재적 자원 개발에 집중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인간의 과욕을 바다가 더 받아주기 어려워 보인다. 지구의 기후 변화와 생태계의 조절자로서 바다의 기능 회복을 걱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사라진 갯벌을 살리려면 300년이 더 걸린다


게는 바다와 민물에서 산다. 특히 최근 갯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갯벌에 사는 농게나 칠게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게는 먹이를 사냥하기보다는 생선의 시체 등 주로 움직이지 않는 걸 뜯어 먹고 산다. 이렇게 게는 바다의 청소부 역할을 담당한다. 게는 전 세계에 4,500여 종, 우리나라에 150여 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생물종 다양성에도 중요하다. 현재 국내 갯벌의 약 50%는 간척으로 사라졌다. 갯벌을 포함한 전국 연안의 환경 파괴는 이미 임계점을 넘겼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갯벌은 한번 사라지면 회복하기까지 30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한국의 갯벌은 생물종 다양성이 매우 높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따뜻한, 온대 기후에 형성된 대조차 갯벌이다. 이런 생태적 기능과 위치 때문에 철새의 중간 기착지와 서식지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새만금 갯벌을 복원하려는 시민들의 요구와 맞물려, 그동안 인간의 성장주의로 파괴된 갯벌과 해양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것은 기쁜 일이다.


 

여수항의 역사


여수는 남해안 중앙의 여수반도에 위치한다. 동쪽은 경상남도 남해군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접하며, 서쪽은 순천만을 끼고 고흥반도의 동남쪽과, 남쪽은 남해, 북쪽은 순천시와 접한다. 해안선 길이는 905.87㎞이며, 연륙도 3개, 유인도 46개, 무인도 268개의 부속도서가 있다. 여수항은 부산항에 이은 우리나라 제2의 수산항이다. 여수항은 수산 물류 중심항이자 무역항이다.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열렸다.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주둔했던 여수항은 1923년 4월 1일 거문도항, 성산포항 등 18개 항과 함께 조선과 대만, 사할린 사이를 오가던 선박과 화물이 출입할 수 있는 ‘세관 지정항'이 되면서, 사실상 무역항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후 100년 동안 여수항은 계속되는 변화와 발전을 통해 그 모습과 기능, 역할이 성장했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기까지 여수항은 일제의 주요 항구였고 인력과 물자의 이동 통로였다. 일본으로 쌀·면화·수산물·광산물 등이 실려 나갔고, 잡화·의류·의약품·기계 등이 주로 들어왔다. 그간 부산을 통해 수입되던 물품들이 바로 여수로 오면서 전국의 상인들이 여수로 모였다. 이렇게 일본 상품의 교역 항구로써 큰 호황을 누렸다. 항구의 무역 기능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여수는 부산항과 함께 남해안의 주요 무역항으로 자리잡았다. 광복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는 전시 물자 도입과 종전 이후 원조물자 하역 장소를 전담하는 항구로서 역할해 왔다.


취재원 연락처

배문정 | 전남 여수시 대교로 돌산게장명가 대표 061-64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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