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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샷 | 가짜 나무, 가짜 달



중랑천을 산책하다 문득 걸음을 멈춰 섰다. 살아서 숨 쉬는 푸릇푸릇한 나무가 곁에 있고, 시간이 되면 달도 훤히 보일 텐데 왜 가짜 나무와 가짜 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 살면서 내내 이상하지 않던 것들이 기후 위기를 느끼면서 되짚어 생각해보는 버릇이 생겼다. 나무가 있었으면 하는 자리에 나무가 없으면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나무를 보고, 달이 보고 싶으면 달이 뜰 때를 기다렸으면 좋겠다. 억지로 무언가 인위적인 것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두렵기까지 하다. 내가 불편하지 않으려 할수록 지구가 불편해진다는 것이 판명된 지금, 조금 불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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