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 기자 2024-10-04
리맨, 디지털 기기를 재사용, 재제조하는 사람들
리맨은 2008년 시작한 디지털 기기 전문 자원순환기업이다. 컴퓨터, 스마트폰, 프린터 등 주변기기를 자원순환의 원칙에 따라 최대한 재사용, 재제조를 하고, 나머지는 물질별로 재활용 선별하는 일을 하는 소셜 벤처기업이다. 리맨의 구자덕 대표가 IMF 직후 선배와 ‘이렌컴’이라는 컴퓨터 렌탈 회사를 설립한 것이 리맨의 출발점이다. 렌탈 사업의 핵심 중 하나가 잔존가 확보인데, 물건을 더 사용할 수 없을 때 이를 매각 처분해 얼마나 회수하느냐가 렌탈비즈니스의 마지막 단계다. 이 경험을 살려 처음에는 PC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시작해 상호가 ‘한국컴퓨터재생센터’였으나, 후에 컴퓨터 외의 다양한 전자장비 및 전자제품들로 제품군이 확대하면서 2015년 ‘리맨(REMANn)’으로 변경했다. 리맨은 ‘재제조를 하는 사람들’이란 뜻을 담고 있다.
리맨의 3가지 프로세스
리맨의 프로세스는 디지털 기기의 특성에 맞춰 진행된다. 디지털 기기에는 개인과 기업의 개인정보, 기밀정보가 있기 때문에, 리맨의 첫 공정은 데이터를 완전 삭제하는 일이다. 삭제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 공정을 ITAD(IT Asset Disposition, IT자산처분)서비스라고 한다. 둘째 공정은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나 부품을 선별하고 재생 및 재제조하는 공정이다. 오래된 컴퓨터라고 해도 수리, 업그레이드를 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심지어 신품에 상당하는 품질을 보증하는 재제조 공정으로도 확대된다. 마지막 공정은 재활용이다. 디지털 기기는 PCB, 반도체를 기반으로 작동되는데, PCB, 반도체에는 금, 은, 동과 같은 금속 외의 다양한 금속이 있다. 흔히 도시광산산업이라고 불리는 산업이고 리맨은 최종 재활용 공정이 아닌 재질별로 선별하는 중간 재활용 공정을 운영하고 있다.
리맨이 가진 전문기술
리맨은 디지털 기기를 자원순환의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첫째로 데이터 완전 삭제를 위한 전문화된 설비와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데이터센터, 국가정부기관, 금융기관, 국내외 대기업 등의 데이터를 완전 삭제한 경험과 기술이 있다. 둘째는 최대한 재사용, 재활용을 하기 위한 ISO 9001, 18001, 27001, 45001 등 전문화된 공정 관리 기술을 갖고 있다. 또한 E순환거버넌스 사업회원으로 통신사무 기기, 중소형 전기전자제품, 폐합성수지, 2차전지, 토너카트리지 등을 전문 처리할 수 있는 종합재활용 허가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기 자원순환을 위한 여러 특허와 상표를 갖고 있다. 그중에서 ‘디지털 기기 수거(ReBox)’ 관련 특허 기술은 리맨의 경험과 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개인 소비자 및 중소기업은 안심하고 편하게 배출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 기존에 나온 솔루션은 재사용, 특정 품목 특화된 것이거나 믿고 버리기 어려운 수거함 구조다. 리맨 수거함은 QR을 통해, 스마트폰을 통해 처리 과정이 추적 관리되고, 경제적 보상뿐만 아니라, 환경효과보고서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리맨 기부 플랫폼과 연계해 기부도 가능하다.
리맨이 가진 친환경 기술과 성과
먼저 리맨은 한국 ITAD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컴퓨터 재생’, ‘IT 재제조’, ‘ITAD’ 개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관련 공정, 기술, 설비를 처음으로 구축했다. 리맨이 제안해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재제조 컴퓨터 품질 인증’ 국가표준(KS)이 2024년 6월 고시되었다. 둘째로 리맨은 최소한의 에너지로 최대한의 자원을 순환하는 공정을 갖고 있다. 최소한의 에너지 사용을 위해 자체적으로 RE-100 목표를 설정했으며,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사적인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가치를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기 위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재사용,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은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자원과 에너지가 절감되고, 신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저감의 효과가 있다. 이런 환경 성과를 배출자, 구매자와 공유하기 위하여 성과측정기준을 만들고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성 존중과 탄소중립으로의 여정
리맨은 소통, 협동, 혁신의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다.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협동해야 하고, 협동하기 위해서는 소통해야 한다. 리맨은 다양성 존중을 제1원칙으로 한다. 리맨의 구자덕 대표는 다양성은 인간 사회의 기본이기도 하지만 자연계, 물질계도 다양성이 기본이며, 다양성이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지고, 기후위기 또한 다양성의 위기라고 말한다. 인간이, 특히 기업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불가피하게 발생한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라는 참담한 결과에 있어 리맨은 탄소중립을 향한 노력을 멈출 수 없다. 구 대표는 아직은 희망은 있으며 국가, 기업, 개인의 혁신적인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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