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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정ㅣ생수 플라스틱 페트병 연간 56억개, 4분의 1이 석유

 

우리가 자주 잊는 사실은, 생수 역시 일회용이라는 점이다. 목을 축이기 위한 물 한 잔의 값으로 생수는 너무나 많은 환경 영향을 야기한다. 연간 56억개의 페트병이 소비된다고 한다. 페트병 생수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탄소발자국을 합산하면 그 물의 4분의 1은 석유로 이뤄져 있다.


황희정 기자 2024-11-22


@월간참여사회, 박상환 작가

강우정은 여성환경연대에서 플라스틱 대응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플라스틱 생수와 수돗물 문제에 대응하지만 요즘은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앞두고 대응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이전에는 청년참여연대에서 청년들과 함께 청년 당사자가 말하는 캠페인을 기획했다. 영화와 책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에 대한 믿음으로 학내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비건을 실천한 지도 어느새 5년이 흘렀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잊지 못할 '기후정의' 시위를 경험하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학창시절부터 인권을 비롯해 젠더, 노동, 이주민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특별히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2019년 가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중 그레타 툰베리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 기후파업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 스톡홀름은 전체가 들썩이는 분위기였기에 그 시위에 참여하게 된 건 지극히 자연스럽게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인구밀도가 유달리 낮은 스웨덴에서 유례없이 많은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한 목소리로 외치던 일은 같은 세계 시민으로서 전율을 일게 하기 충분했다. 휠체어를 탄 이들도, 아이들도, 유아차와 함께 거리에 나온 이들도, 직접 쓴 거대한 현수막을 들고 나온 청소년들도 한마음이 되어 미래를 위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었다.


비건, 환경단체 활동가가 되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을 거쳐 한국에 들어와 바로 비건이 됐다. 자본주의가 가리고 있던 기이한 육식중심주의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자 환경을 착취하고 있는 인류의 이면 역시 한눈에 드러났다. 더 이상 밝은 미래는 없었다. 환경단체 활동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여성주의적 관점과의 연결 안에서 환경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먼저 회원이었던 여성환경연대의 활동가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여성환경연대는 1999년에 만들어진 여성환경운동 단체로, 여성의 관점에서 생태적 대안을 찾고 성평등하고 지속가능한 녹색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활동하고 있다. 에코페미니즘의 가치를 필두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프리 운동과 함께 기후정의 운동, 모두를 위한 월경권 운동 등을 펼쳐 나가고 있다.


플라스틱 생수의 1/3은 석유, 수돗물을 마시자


여성환경연대에서 플라스틱 생수와 수돗물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플라스틱 생수는 우리 사회의 기본값이 됐다. 연간 56억개의 페트병이 소비된다고 한다. 우리가 자주 잊는 사실은, 생수 역시 일회용이라는 것이다. 목을 축이기 위한 물 한 잔의 값으로 생수는 너무나 많은 환경 영향을 야기한다. 페트병 생수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탄소발자국을 합산하면 그 물의 1/4은 석유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생태계 오염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는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과 유해물질까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생수 1L에 24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자외선에 노출된 생수 페트병에서는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토록 악역향이 막대한 일회용 생수의 대안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바로 수돗물이다. 수돗물 불신 사회인 한국에서 일회용 페트병 생수 대신 수돗물을 먹자는 운동을, 그 구체적인 대안으로 공공에서는 공공 음수대 확충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


플라스틱을 뿌리 뽑는 플뿌리연대


부산에서 개최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앞두고 ‘플뿌리연대’라는 연대체 소속으로 다양한 대응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다가오는 23일 토요일 오후에 유의미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성안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1123 부산 플라스틱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1천 명의 시민들이 함께 회의장을 둘러싸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강력한 협약 체결을 요구할 것이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2022년 3월 유엔환경총회에서의 결의안 채택 이후 2022년 말 1차 회의를 시작으로 2년 동안 협상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 시간 속에서 부산에서의 마지막 회의 개최는 작년 10월부터 결정됐지만, 개별 단체들의 어려운 상황과 여러 장벽들로 인해 관련 국내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일념으로 국내에서 자연순환 운동을 지속해 오던 환경단체들을 비롯해 16여개의 시민단체들이 연대체를 꾸렸다. 그 연대체가 바로 ‘플라스틱을 뿌리 뽑는 연대’, 일명 ‘플뿌리연대’다. 여성환경연대 역시 1회용컵보증금제 운동을 비롯해 플라스틱 프리 운동을 해오던 단체로 연대 활동에 함께하게 됐다.


생분해플라스틱 따위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재활용도 소비에 면죄부를 주고 있을 뿐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고자 했던 원 결의안대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금은 가히 플라스틱의 시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는 이미 플라스틱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대가 되어 버렸지만, 이 과잉의 시대에서 그 폐기물과 유해물질들은 점점 더 지구를 지속가능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생분해플라스틱 따위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재활용도 소비에 면죄부를 주고 있을 뿐이다. 시민들의 실천은 분명 필요하지만, 이제는 그보다 더 나아가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법적 구속력 있는 형태로, 석유 추출 등 플라스틱의 생산 단계부터 다룰 수 있는 협약이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분명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생산 감축을 지지함으로써 그 역사를 쓰는 길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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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Nov 25

건강을 위해서 마시는 생수가 플라스틱으로 우리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을 가져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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