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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을 막을 마지막 기회, 국제 플라스틱 협약 5차 회의

 

황희정 기자 2024-11-22

INC-5 부산 개최 일정을 발표하는 조홍식 대사
2022년 2월 28일~3월 2일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 5.2)에서 국제협약 성안 추진 결의를 채택, 총 5차례의 ‘정부간협상위원회(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INC) 회의를 통해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 성안을 목표로 설정하기로 했다. 케냐에서 열린 제3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3)에서 조흥식 수석대표가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2024년 11월 25일부터 12월 1까지 부산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4차회의는 2024년 4월 22일부터 30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되었다. 사진 https://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4371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만들기로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많은 곳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다’는 뜻의 그리스어 ‘플라세인(plassein)’에서 유래한 단어인 플라스틱은 처음 개발될 때만 해도 코끼리 상아, 거북이 등껍질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은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한다. 우리의 생각보다 플라스틱이 재활용이 어려운 물질이라는 것도 문제다. 매년 약 4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이 중 상당수가 폐기물로 처리된다. 특히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생태계 파괴와 인간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끼친다. 해마다 8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 이는 해양 생물 뿐만 아니라 해산물을 섭취하는 인간에게도 미세플라스틱으로 전이된다. 이에 2022년 UN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자고 결의한 이후, 지금까지 4차에 걸쳐 각 국이 협상하며 협약문을 만들고 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정을 위한 정부간 협상 위원회(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on Committee) 5차 회의는 이번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첫 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 우루과이 푼타 델 에스테


2022년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스테(Punta del Este)에서 첫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INC-1)가 진행됐다.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국가들이 공식적으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고, 플라스틱 산업으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의 발언 등이 있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전 생애주기에서 다룰 필요성과 구체적 조치를 설정하는 방향이 강조되었다. 참석국들은 2024년까지 협약을 마무리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외교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대표단을 꾸려 참석했고, 강력한 협약을 위한 국가들의 연대인 우호국연합(High Ambition Coalition)에도 들어갔다. INC-1은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법적 협약을 논의한 첫 단계로, 향후 2차에서 5차까지 이어질 회의의 협상 기틀을 마련했다. 다만 산유국 등 일부 정부 대표들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한 석유화학 산업 및 화석 연료 기업들이 거대 로비스트와 함께 로비를 하기도 했다.


두 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 프랑스 파리


2023년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두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가 있었다. 2차 국제 플라스틱협약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 초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 처음으로 협약의 핵심 의무, 재정, 운영 등 본격적인 협약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됐다. 다음 회의 전까지 의장이 협약문 초안(Zero draft)을 준비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역시나 산업계와 산유국의 활발한 방해가 있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다수결 방식을 제안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은 만장일치를 요구하며 협상을 지연시켰다. 더구나 그린피스와 같은 NGO나 참관인의 참여에는 많은 제약이 있어 공정한 회의가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두번째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마지막 회의의 개최를 자원해 합의를 받았다. 2차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는 국제 협약 초안의 초석을 마련했지만, 의사결정 방식 문제로 상당한 지연이 발생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 차이도 존재했다. 다만 플라스틱 감축 목표와 환경적 대체재 논의 등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


세 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 케냐 나이로비


2023년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두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과 같은 해에 세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가 진행됐다. 3차 회의는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열렸다. 여기서도 2차와 마찬가지로 ‘최소한 협약 초안을 합의’하지는 못했다. 협상에 협조하지 않는 국가들이 이전 회의에서 협의된 내용을 토대로 준비한 초안(Zero draft) 수용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3차 회의에도 역시 화석 연료 기업에서 보낸 거대 로비스트를 포함한 143명이 참석, 사전 로비를 통해 70개 이상 회원국의 대표단에 선정되어 회의에 참여했다. 3차 회의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다루는 구체적인 규제 대상과 세부 조항을 논의한 성과가 있었지만, 국가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컸고 특히 주요 생산국의 반대로 규제 강화 방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네 번째 국제 플라스틱 협약, 캐나다 오타와


2024년 4월 23일부터 29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4차 회의가 개최됐다. 4차 회의 역시 국가 간 입장 차이로 구체적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페루와 르완다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을 40% 감축하는 목표를 제안했고, 생산 감축을 요구하는 ‘부산으로 가는 다리: 1차 플라스틱 폴리머에 대한 선언’도 제안됐다. 전세계적인 생산 감축 목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3차에서 논의된 협약 초안을 기반으로 수정된 협약 초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4차 역시 화석 연료 업계의 개입과 방해는 존재했다. 3차 회의에 참석했던 수보다 더 많은 196명의 로비스트가 참석해 화석 연료 업계를 대변했다.


마지막 국제 플라스틱 협약, 대한민국 부산


오는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국제 플라스틱 협약 5차 회의이자 마지막 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부산에서의 국제 플라스틱 협약 5차 회의는, 이 협약을 조정하기 위한 마지막 회의라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린피스는 10만 명의 서명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고, 또 전 세계 시민 300만의 서명을 모아 세계 리더들에게 전달해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국내외 다양한 시민단체에서도 이번 국제 플라스틱 협약 5차 회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것은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그 이행이다. 플라스틱을 사용을 감축하지 않고는 우리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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