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박현 정리 홍석근 편집기자 2024.03.22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한테 원래 요청하신 강연 주제가 ‘기후변화와 미래의 비즈니스’예요. 제가 비즈니스 전반을 다 할 수 없어서, 숲 분야, 산림 분야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려고 제목을 약간 바꿨습니다. ‘기후변화와 미래 산림 비즈니스’로 말씀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저는 원래 전공이 토양학입니다.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같이 공부했던 손요환 교수님이 기후변화 관련 숲을 이야기했는데, 저는 토양 입장에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연구직 공무원으로 한 29년 정도 일하다가 작년에 퇴직하고 학교로 옮겼습니다. 오늘 주제 관련해서 기후변화 연구센터장으로 일을 좀 했습니다. 나중에는 국회 기후변화 포럼이나 기후변화학회에도 활동했고, 제가 원장하면서 탄소중립위원회 시민탄소교실 강사로 일했어요. 산림 분야를 말했고 직접 들은 얘기들도 있으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작년 산림과학원 퇴직 후 연구직 공무원들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연구 사색』을 냈고, 전공을 살려 『토양으로 읽는 세상』을 썼습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가 미래 비즈니스를 얘기해야 합니다. 여기 프로그램에서 배재수 원장님이 강의한 적이 있는데, 미래를 알려면 현재 우리가 어떤 모습인지 알고 나서 전망해야 합니다. 배재수 원장은 한국 산림정책사를 전공했어요. 그분과도 항상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거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투영해보자’라는 취지라고 말해 왔습니다. 저도 미래를 논하기 위해서 과거 역사를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다음에 기후변화와 우리 숲의 관계를 알아보고, 이걸 토대로 우리 산림 분야가 어떤 비즈니스를 해 나갈 수 있을까를 말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진행해 보겠습니다.
Ⅰ. 미래를 논하기 위한 역사 고찰
앞서 강의하신 분들 자료와 유튜브 자료를 봤습니다. 역대 저처럼 산림과학원장을 하셨던 분도 있고, 현직인 분도 있습니다. 저도 연구직 공무원 출신인데, 학자들은 각자의 시각이 있습니다. 역사를 보는 방식들도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제 주장이 꼭 옳다는 게 아니라,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얘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1. 195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산림
제가 1993년에 학위를 하고 귀국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산림청 산림과학원에서 영어를 좀 편안하게 할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제가 외국인들을 상대로 강의하는 일이 좀 많았습니다. 통역하고 외국에 돌아다녔지요. 당시 우리 산림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어떻게 좋아진 거예요?’ ‘어떤 노하우가 있어요?’ 이런 얘기를 제가 당시 강의에서 많이 했는데 제 원래 전공은 아니어서, 자료를 받아서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당시 항상 했던 얘기가 뭐냐면, 일제강점기를 우리가 먼저 겪었다고 말합니다. 아프리카나 남미에도 유럽 사람들이 가서 식민통치하면서 자원을 많이 수탈했어요. 유럽이 식민지를 지속하기 위해서 좀 투자는 했습니다.
목재 수확으로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엄청나게 남벌합니다. 그러면서 조림을 약간씩 하기는 해요. 1922년에 임업시험장을 일제 총독부가 만들어서 조림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하기는 하는데 사실 굉장히 적었습니다. 1950년이 되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습니다. 전쟁으로 산림이 황폐화됩니다. 전쟁보다 더 심각한 거는 전후에 춥고 배고픈 상황입니다. 추운 겨울을 나려니까 연료로 집 근처 나무들을 거의 다 때버립니다. 전쟁 후 산에 서 있던 나무들의 양은 6입방 정도입니다. 1입방이 1m×1m×1m의 부피인데 그게 1ha입니다. 축구장이 0.75ha이니까, 1ha는 축구장보다 좀 큽니다. 큰 소나무가 하나가 서 있으면 그게 한 2입방 정도 나옵니다. 축구장보다 더 큰 곳에 큰 소나무 3그루밖에 없었죠. 큰 소나무가 아니라 작은 소나무니까 작은 소나무가 그 큰 축구장에 한 10그루에서 20그루 있는 정도였습니다.
2. 대한민국 산야의 변화
1960년이면 나무를 열심히 심고 가꿨습니다. 후에 보여드릴 텐데 이승만 대통령 때부터 열심히 심어서 두 배로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축구장에 큰 소나무 너댓 그루 있는 수준이죠. 지금 밖에 나가 산을 보면 우거지잖아요. 그림을 보면 더 쉽게 알 것입니다. 전쟁 직후 민가 근처는 나무가 하나도 없고, 저 멀리 산이 녹색이죠. 거기에 나무가 있었던 거예요. 집 근처는 아예 없고, 저 멀리 있는 것 덕분에 평균으로 6입방 정도였지요. 이제는 이렇게 완전히 변했습니다. 1953년에서 2022년 통계까지 이렇게 쭉 바꿔서 보면, 인구는 한 2배, 국민소득은 540배 정도 부유해졌죠. 그와 동시에 산도 30배 가까이 나무가 많아졌습니다. 이걸 보고 세계인들이 ‘야, 니네 대단하다’, ‘이건 거의 기적이야’,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졌어’라고 합니다. 와서 배우려고 우리나라를 찾는 상황입니다.
외국에서 봤을 때 한국은 일제강점기도 겪고 전쟁으로 먹고살기 힘드니까 산림 황폐화가 심해져서 복구 안 될 것 같으니 포기하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요즘도 공적개발원조(ODA,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도국의 경제개발과 복지증진을 위해 무상으로 지원하는 자금)가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에 가면 아랄해라는 큰 호수가 있어요. 이 호수 물이 점점 줄어서 거의 소금 모래가 날릴 정도로 바뀌고 있어요. 이를 보고 미국이나 선진국들이 안 될 것 같다고 포기하자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시 한국에 더 투자할 필요가 있을까, 회수하고 빠져나오자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1982년 세계식량농업기구에서 워크 리포트가 나옵니다. 한국이 산림조합, 산림계를 통해서 녹화에 성공했다고 나옵니다. 진짜 특이한 사례입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개도국이 스스로 산림 녹화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런 거 몰랐어요.
2006년쯤 되면 환경운동가들이 ‘야 이거 한국에 한번 좀 가봐라, 여기 진짜 기가 막힌 데야, 이 모델 좀 벤치마킹해서 우리도 좀 더 좋은 지구촌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얘기들이 서서히 나옵니다. 산림 분야가 아니라 환경 분야 사람들이 얘기하는 상황이 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3. 유네스코 등재 신청된, 국토녹화의 성공 요인
작년에 저희가 유네스코에 ‘산림녹화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 달라고 신청했어요. 현재 프랑스에서 열심히 심사하고 있어요. 우리 국토녹화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자료를 전부 정리해서 등재 신청했습니다. 주 내용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책을 아주 제대로 추진했다는 것이 하나입니다. 배재수 원장님 강의에서도 말씀하신,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가 들어오면서 목재 연료를 대체했기 때문에, 더 이상 임산 연료를 때지 않게 되어서 숲이 좋아졌다고 평가합니다. 사람들이 시골에 있다가 도시로 가면서, 지금 동남아에서 벌어지는, 화전이 정리된 덕분에 우리가 성공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탁월한 행정력과 사회경제적인 발전으로 산림 녹화가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도 이처럼 외국인들에게 강의했어요. 이 분들은 대부분 산림 분야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이 떠날 때, 특히 연구 분야에서 온 분들이 저한테 질문합니다. “그러면 산림 분야 사람들은 뭘 했어? 산림 전문 연구자들은 뭘 했어? 행정의 승리야, 아니 사회경제가 발전하면 저절로 되는 거야, 나는 산림 전문가인데 나 그럼 우리나라 가서 무슨 얘기해야 돼?” 그 질문에 제가 답을 못했습니다. 다시 봤어요. 진짜 그럴까?
4. 녹화 성공 요인에 대한 재조명(1)
2023년이 국토녹화 50년이어서 역사 기록 작업에 저도 참여했습니다. 조만간 책이 나올 건데, 치산녹화 50주년이라고 말한 것처럼 1973년에 이렇듯 산에 나무 양이 확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은 치산녹화 계획이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봐서는 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진짜 산에 나무가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하면 달라져요.
제 손으로 이렇게 나무를 가슴 높이에서 쥐어 봐서, 이 손가락이 서로 닿으면 두께가 5cm예요. 조사에서는 손이 닿지 않는 약간 두꺼운 나무들만 측정합니다. 그보다 작은 애들은 측정도 안 해요. 측정된 것으로 입목축적을 계산해요. 처음 심으면 아무리 큰 나무라고 해 봤자, 무릎 높이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 나무가 우리 가슴 높이에서 두께가 6cm가 넘으려면 시간이 걸리겠죠. 제가 기후변화연구센터장하면서 동료에게 ‘한번 데이터를 뽑아봅시다’했어요. 11년 3개월이 걸리더군요. 평균이 나무 심어서 흉고직경(DBH, Diameter at Breast Height)이 6cm를 넘으려면 최소 10년이 걸려야 된답니다. 6cm 넘는 애들만 측정한다고 해서, 진계생장이라 하는데 최소 10년이 걸린다고요.
그 얘기는 1973년에 입목축적이 확 늘려면 최소 10년 전에 심었던 나무라는 것입니다. 1973년이 아니라 1963년 이전에 심었던 나무들이 드디어 크기 시작해서 측정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직도 1973년에 마술처럼 기적처럼 큰 거라고 얘기하잖아요. 산림청은 1967년에 개청했습니다. 산림국 수준이었죠. 제가 산림청 소속이었지만 산림청이 개청하고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때문에 이렇게 우거진 거는 아님을 솔직히 말해야 되지 않을까요. 저는 연구자 시각에서 그렇게 봤어요.
5. 녹화 성공 요인에 대한 재조명(2)
이거를 2017년에 논문으로 썼어요. 외국인들을 위해서 쓰게 되는데요. 좀 더 뒷받침할 자료가 배재수 원장님이 『광복 이후 산림자원의 변화와 산림 정책』을 쓴 게 있습니다. 11쪽에 보면 우리 산림 면적이 언제 변했는지, 얼마나 늘었는지가 표로 나와 있습니다. 산림 면적 중에 나무가 없는 데를 포함한 게 주황색이에요. 거의 비슷해요. 요새 산지 전용을 통해서 약간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에 나무를 심은 면적을 보세요. 광복 이후 혼란기가 지나고 전쟁이 났는데, 전쟁 직후부터 엄청나게 나무를 심기 시작합니다. 나무를 심은 면적이 확 늘어요. 1973년부터죠. 1973년, 1967년에 진짜 나무 많이 심습니다. 그때도 면적이 늘었지만 진짜 1950년대에 나무 많이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냐, 다 죽습니다.
재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세계산림총회를 열었습니다. 제가 산림과학원 원장을 할 때인데,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여러 나라 산림청장들이 제 방에 와서 한국은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물었어요. “우리 대통령이 고속도로 주변에 나무를 심어서 푸르게 만들어라고 한다. 열심히 심었는데 다 죽었다. 와서 좀 살려다오.” 제가 웃으면서 그랬어요. “우리도 그랬다.” 그랬더니 “진짜냐, 니네도 나무 심었는데 죽었어, 처음 듣는다”는 거예요. 우리도 그랬습니다. 산림 녹화 성공의 역사를 제대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새로 쓰는 녹화 성공 요인
나무 열심히 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나무 하나하나가 살아남아야 숲이 되는 거잖아요. 숲을 만들 기술이 필요한 겁니다. 아프리카, 동남아도 나무 진짜 많이 심어요. 근데 다 죽어요. 몽골, 중국 가서 나무 많이 심었어요. 다 죽어요. 몽골, 중국에서 저희가 ODA를 하면서 이제부터는 나무 심는 비용을 주는 게 아니라 나무 살리면 돈을 준다고 했더니, 살리더라구요. ‘많이 심지만 죽이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가야 됩니다’라고 현진규 박사님이 대통령한테 계속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1960년에 한국 산림과학회라고 지금 이름이 돼 있는데, 그 임학회가 서울대학교를 중심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때부터 숲을 어떻게 만들까를 연구합니다. 연구는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인지 그 현황부터 파악합니다. 당시 돈이 없었기 때문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개발계획(UNDP)가 돈과 기술을 주고, 항공 사진를 해석하는 방법도 가르쳐 줬어요. 그렇게 해서 상황을 파악했고, 그때 산림자원조사소가 만들어졌죠. 실제로 토사 재해 방지가 중요하고, 살아남을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나무는 또 오래 가니까 장기 투자 측면에서 쓸 만한 나무를 심어야 하고, 살아남으려면 품질이 좋은 똘똘한 묘목이여야 하고, 그래서 알맞은 종자를 얻기 위해서 육종연구소, 임업시험장에서 1960년대에 열심히 연구합니다. 연구를 토대로 병해충 관리를 합니다. 제가 내년에 환갑입니다. 저희 또래는 국민학교를 다니면서 나무젓가락으로 솔나방 잡으러 다녔어요. 그렇게 손으로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방제도 했습니다. 지금도 있는 산림조합에서 질소 고정하는 미생물, 천적 미생물도 개발해서 같이 뿌렸어요. 1960년대, 1970년대에도 했습니다. 그런 게 진짜 노하우입니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친구들한테 가르쳐 줘야 할 일입니다. 그동안 이 관련한 얘기를 별로 안 했던 거죠. 과학기술 파트에서 이 점을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에요.
7. 종합적인 시각으로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종합적인 시각으로 보면 박정희 대통령이 했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1961년 5월에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대한민국 최초의 산림법을, 일제강점기에 있던 거 말고, 그해 12월에 만들어요. 관심이 컸고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하신 건 맞아요. 다음 해 초에 바로 사방법을 최초로 만들었어요. 산림국을 산림청으로 바꿨어요. 지금 산림청에 국이 한 5개 정도 있어요. 규모가 5배 정도로 커진 거예요. 지방 조직까지 다 커서, 엄청난 수준으로 확대한 거죠. 제 지도 교수님인, 이돈구 청장님이, 중국인들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치산치수’ 대신 ‘지산지수’를 쓴다고 하셨어요.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는 산악 국가라서 벼를 심어봤자, 밭에다가 뭘 심어봤자 홍수가 나면, 산에서 흙탕물이 내려와 다 망쳐버리고, 산밑에 공장을 져도 다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러나 산을 제대로 관리하면, 흙탕물이 내려오지 않고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면, 주거가 안정이 되고 그걸 토대로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국가경제 초석을 ‘치산치수’로 천명하게 됩니다. 대통령이 나중에 한자로까지 썼지요. 기본적인 마인드가 있으니까 산림청도 만들었지요.
8. 전략적 접근으로
세계적으로 쿠데타 일으킨 분들은 자기 합리화를 위해 사회 정의를 부르짖습니다. 사회가 부패해서 정화 차원에서 사회 5대악 근절해야 된다고 합니다. 여기 세 번째로 불법 벌채가 들어갑니다. 지리산 같은 데서 불법으로 나무 베서 훔치는 자들을 감옥에 처넣습니다. 1964년 한 해 600명을 감옥에다 넣을 정도로 강력하게 단속합니다. ‘산림 간수’을 둬서 말 타고 다니면서 산에서 나뭇가지나 나무들 불법으로 베는지를 감시합니다. 이렇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정도로 리더가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입니다.
9. 전략적 접근(1)
유네스코 등재 신청할 때 아쉬운 점은 ‘산림 조사와 연구 성과’를 좀 넣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기후변화연구센터장으로 있을 때, 선배 연구자들에게 이를 말했더니, ‘니네가 연구 잘했다’고 연구한 사람들을 칭찬하란 말이녀며 반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넣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구를 통해서 우리 현황을 관찰하고 자원조사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자원조사할 때 국제사회의 자금 도움을 받았어요. 강원도, 경북, 그리고 낙동강 발원지를 중심으로 열심히 조사했습니다. 1971년까지 한 조사가 1972년 계획 편성에 들어갔고, 1973년 전국 단위 치산녹화 계획이 실행되는 토대가 됐습니다.
당시 임업시험장은 지금 산림과학원입니다. 한국임학회가 당시에 한 연구들도 제가 다 뒤져봤어요. 1973년보다 훨씬 전, 산림청이 개청되기 전에 이미 산림 조사 자료가 많이 나옵니다. 양묘, 조림, 병해충 방제 등에 대한 조사도 있었습니다. 산림청이 개청한 다음 병해충방제, 육종연구들을 집중 지원하고 실제 결과들이 나옵니다.
10. 전략적 접근(2)
1973년 국가 수준의 종합 계획이 만들어집니다. 10개년 계획을 세웠는데, 빨리빨리 덕분에 1973년에서 1978년까지 6년 만에 완성합니다. 나무만 신경 쓰는 게 아닙니다. 이때 중요한 게 산림 복원(Forest Restoration)이 아니라 포레스트 앤 랜드스케이프 리스트레이션(Forest & Landscape Restoration)입니다. 요새 FAO에 한국이 주도하는 펀딩으로 FLRM(Forest & landscape Restoration Mechanism)이 있습니다. 렌드스케이프 어프로치(Lndscape Approach)를 ‘경관적인 접근’이 아니라 ‘전략적인 접근’으로 저는 번역하고 싶습니다. 대상 지역의 산이나 숲을 어떻게 녹화시킬까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산림과 어우러져 있는, 사람을 포함해서 사회경제적인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추진해야 된다는 말이 들어갑니다.
처음 귀국해서는 외국분들에게 제대로 이야기를 못했데 이제는 이런 게 들어갔음을 말할 수 있어요. 당신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데 나무 심는 데만 신경쓰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제는 유엔이 정한 ‘세계 숲의 날’(3월 21일)이었죠. ‘국제 산의 날’(12월 11일)도 있습니다. 산림청에서는 매년 10월 18일을 ‘산의 날’로 정했습니다. 유엔은 산만이 아니라 ‘마운틴 피플’이라 하여, 숲 자체만이 아니라 산촌 사람들을 어떻게 할지를 함께 고민하자고 표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습니다. 1982년 FAO 보고서에도 가장 먼저 나오는 게 ‘산이 녹화가 됐다’가 아니라, ‘산림계’라는 기가 막힌 조직을 통해서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녹화를 자발적으로 해가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했습니다. 극찬을 받았습니다.
11. 전략적 접근(3)
과학기술이 적용되었어요. 나무를 심었지만 살아남은 진짜 현황을 살펴서, 괜찮은 땅이라면 중장기적으로 돈될 괜찮은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이게 ‘적지적수(適地適樹)’입니다. 적당한 땅에 적당한 나무를 심자. 당시 우리나라 땅이 대부분 황폐화돼 있었습니다. 좋은 나무 심어도 다 죽어요. 생물학적인 천이는 화산 폭발하면 처음엔 풀 같은 게 올라오고 버틸 수 있는 식물들이 자랍니다. 이렇게 흙이 좋아지면 점차 잘 자랄 수 있는 나무를 심게 됩니다. 처음부터 잘 자라는 게 아니죠.
흙에 안 쓸려가게 하고, 다음에 공기 중 질소를 고정해서 비료를 제공할 수 있는 나무들 먼저 심어야 합니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나무를 심고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마을 양묘를 통해서 묘목을 잘 키워 갖고 오면 봄철에, 보리고개 시절이죠, 나무를 갖고 오라고 합니다. 어린 묘목을 잘 키워 오면 국가가 그걸 사주고 밀가루를 주는 것입니다. 봄철 궁핍한 시기에 농산촌이 생존할 일자리 창출한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척박한 토양에서 잘 버틸 ‘개척자 수종’은 연구를 통해서 골라냅니다. 그렇게 나무들을 심어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게 1974년 이후 본격화되었지만, 그 앞서서 이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12. 전략적 접근(4)
처음 제가 O&R이라고 했고요. 두 번째는 플래닝, P라 썼고요. 방금 두잉(Do), 실제로 추진하는 걸 말했습니다. 이렇게 O, P, D까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나무는 심어 놨는데 제대로 자랄까가 걱정입니다. 제가 국제산림연구과 과장을 잠깐 했습니다. 남아공, 에티오피아, 몽골에서 나무 열심히 심어주고, 그 친구들한테 ‘잘 키우세요’라며 비료와 물을 줄 수 있는 돈을 드립니다. 근데 공무원들이 돈을 받아서 인마이포켓해 버립니다. 나무는 물 주기로 했는데 물을 안 주니까 그냥 죽어요. 우리나라도 그랬어요. 나무 열심히 심었지만, 다 죽습니다. ‘아니다 이거 제대로 살았는지 검사해야겠다’고 했고, 살아서 제대로 정착했는지를 따지는 활착률 검사를 합니다. 이 조사를 같은 동네 사람에게 시키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여기 성공회대학교 근처 공무원들이 나무 심었잖아요, 그럼 활착률 검사는 노원구 또는 강북구 공무원이 와서 검사하는 식입니다. 지역에는 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창들이 대부분입니다. 서로 잘 몰라야 좀 냉정하게 조사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 강원도 공무원이 오고, 다음은 내무부에서 조사하러 옵니다.
우리 소나무 재선충 굉장히 심하잖아요. 경상남도 갔더니 그 동네 주민이 그러는 거예요. 재선충 방지로 나무를 자르고 처리하는 데 전라도 사람들이 오면 잘한다는 것입니다. 전라남도 산림조합에서 오면 잘 하는데 여기 경상남도 같은 동네에 사람들은 적당히 한대요. 왜냐면 공무원이 감사를 하는데, 보면 다 선배고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죠. 잘 안 되도 눈감는 일들이 생겼지요. 타지 사람이 오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니까, 재시공 떨어지고 제대로 하게 되었죠.
요새 개도국에 가면 말합니다. 몽골도, 중국도 똑같아요. 그곳에 나무들이 살아남는 이유는 우리가 했던 검사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는 감사를 오면 숨겨 놓은 나무를, 잠깐 보식이라고 해서 딴 나무로 갖다 심어 놓는 거예요. 그런데 다음 해에 또 갑니다. 그럼, 보식할 나무가 없으니까, 이 사람들이 진짜로 나무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전문가한테 묻더라고요. 전문가들에게 돈 주고, 또 돈으로 물 주고, 비료 주시라고 합니다. 그럼, ‘언제 얼마큼 물을 줘요?’를 물어오고, 가르쳐 주게 됩니다. 토양이 진짜로 좋아지기 위해서는 낙엽을 다 긁어다 집에서 때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저도 70년대 국민학교를 다녔는데 산에 땔감 주으러 많이 다녔어요. 나뭇가지나 낙엽, 솔잎 진짜 잘 타니까요. 이제 하지 말라고 하면, 그럼 자신들은 어떻게 사냐고 합니다. 그 대안으로 연료용으로 쓸 아까시나무를 심으라고 합니다. 이 나무가 빨리 자라서 연료림으로 적당합니다. 이렇게 대안을 만들고 체킹합니다. 했던 일이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피드백해서 실행 체계를 재정립하는 겁니다.
13. 전략적 접근(5)
토지를 안정화시키고 적지적소로 가고, 관리가 제대로 되려면 연료림도 조성하고, 이렇게 차곡차곡하다 보니, 드디어 나무가 살아서 숲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얻은 순간에 전 국민 대상으로 캠페인을 열심히 했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내일의 번영을 산에서 찾자’ 홍보막도 올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영애이던 시절 대통령과 함께 나무 심고 우표도 내고, 박정희 대통령만 그런 게 아니라 이승만 대통령 때부터도 ‘식목은 애국이다’라고 국민 캠페인을 한 거예요. 이렇게 해서 성공한 거죠.
14. (소결) 대한민국 국토녹화의 성공 요인
데밍(Deming)이라는 사람이 ‘PDCA 사이클’, 어떤 일을 제대로 플래닝(Plan)하고 두잉(Do)하고 체킹(Check)하고 액팅(Act)하는 피드백을 해야 일을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여기에 하나 더해서 ‘모디파이드 데밍 사이클(Modified Deming cycle)’라고 합니다. 앞에 R을 붙이면 리서치라고 연구쟁이들이 말할까 봐, O(Observation)를 붙였습니다. ‘OPDCA 사이클’을 통해서 우리나라는 녹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전략적으로 가는데 기반 연구가 토대였지만 우리가 할 수 없어서 UNDP나 FAO, 독일의 도움 진짜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도움이 감사해서 외국에 ODA 많이 다닙니다. 내리사랑이라고 하잖아요. 우리가 받은 거를 다른 후배들에게, 어려운 나라들에게 주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국제사회가 도움을 줄 때 잘 받아서 부패의 사슬도 끊고, 적지적수하기를 권합니다.
단순히 녹화만 하면 안 되고, 쓸모 있는 걸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게 더 중요합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적극 참여하게 해야 합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배워갈 게 바로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성공했다고 설명해야 된다는 거죠. 이것을 하자고, 제가 국제산림연구과장할 때, FAO 산림위원회가 우리나라가 WFC 유치를 제안했고, 신원섭 청장님이 발표하셨지요. 우리가 유치했는데, 제대로 가르쳐 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15. 성공적인 녹화를 이루었건만
대학이나 산림청의 산림 분야 전문가들에게도 얘기합니다. 산림 녹화를 통해서 산이 안정화, 곧 치수가 되니까 농촌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새마을운동은 산이 녹화가 안 되면 갈 수가 없어요. 아무리 작고 농사짓고 도로 놔 봤자, 산사태 나서 다시 망가지는데요. 즉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같은 산업 국가에서는 우리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식량이나 이런 게 안정화될 수 있는 기초가 산림 복구 보호였다는 거죠.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야 산림청, 그래 옛날에 뭐 수고했어. 이젠 됐잖아. 녹화 다 됐는데, 나도 나무 심었는데, 더 이상 산 필요 없는 거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제가 남아공의 2010년에 세계산림총회에 갔습니다. 그때 독일인 앵커가 사회를 보면서, 전 세계에서 온 산림의 장차관들에게 말합니다. ‘산림 분야 장차관 여러분, 많은 국민들이 뭐라고 하냐면요.’ 영어로 얘기했으니까 제가 실감나게 영어로 얘기해 줄게요. ‘Planting tree good(나무 심는 건 참 좋다). But planting forest is not good(숲을 만드는 거는 안 좋다).라고 얘기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기도 산림 좋아하는 분들이 참여했는데요. 산이 좋으면 땅값이 올라가나요? 산의 땅값이 주택지보다 비싼가요? 반대잖아요. 그 산을 개발해서 집지으면 훨씬 더 비싸지잖아요. 이런 게 현실 아닙니까? 제가 그때 과장이었는데 전 세계 산림 분야 장차관들이 아무도 답을 못했습니다.
당시 제가 산림 치유 같은 얘기를 막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 사람들은 ‘산림 치유? 지금 저렇게 민둥산에서 무슨 치유?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네’라고 합니다. 차원이 다른 거죠. 이게 단계가 있습니다. 남북 협력 과정에서 북한 친구들도 많이 만나는데, 진짜 우리가 성공한 게 뭐고, 그 다음은 뭐가 문제인지를 묻습니다. 그럼, ‘니네 녹화 열심히 해놔라, 그러면 다 알게 된다’라고 얘기합니다.
‘나무는 저절로 자라는 거 아닐까요. 나도 나무 심었는데, 왜 요새 산림청이 봄철에 산에서 나물을 뜯으러 들어가지 못하게 하지요? 산에 주인이 있지만, 나무 심어서 원래 민둥산을 좋게 만드는 데 나도 기여했습니다. 나도 뭔가 혜택받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당신들이 뭐 특별히 한 게 있습니까’라고 얘기들 합니다. 숲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혜택을 당연히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를 이제 연구자들이 고민해야 합니다.
16. 과거 영광이 현재의 행복을 주지는?
1987년이면 2차 치산녹화계획이 다 끝납니다. 1988년에 산림청 예산이 20분의 1로 확 줄어듭니다. ‘성공했잖아, 산림 부문 예산이 더 필요 없잖아’ 돈을 줄여버립니다. 산림청이 더 있어야 돼? 다시 농림부로 돌려보냅니다. ‘이게 아닙니다. 아직 좀 더 제대로 된 숲을 만들어야 합니다. 녹화 피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산으로서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얘기합니다. ‘산이 얼마나 많은 기능을 하는데요. 산 덕분에 깨끗한 물이 생겼고, 산사태도 막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투자해야 돼요’라고 얘기하는데 안 들려요.
그래서 내부화를 끌어냅니다. 공익 기능이 큰 숲을 살아나게 하려면 내부화 개념에서라도 투자해야 됩니다. ‘내부화’는 경제 주체들이 의사결정하는 과정에서 눈에 쉽게 보이는 편익과 비용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공익적 편익과 비용도 변수로 계산해서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는 개념입니다.
치산 녹화 계획은 산을 경영하기보다는 피복하는 계획입니다. 나무 심어서 녹색만 만들면 된다고 해 왔죠. 그러니까 1차 치산녹화계획이 완료된 다음, 현신규 박사님이 ‘제발 이러면 안 돼요’라고 해서,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평가하는 용역을 받습니다. 그 평가 보고서에 ‘천혜의 산림국이었던 이 대한민국 한반도 옥토가 아주 낙후된 안타까운 산림국으로 변하고 말았다’라고 씁니다. ‘2차 시기라도 그렇게 가지 마십시오’라고 권합니다만, 반영이 안 됩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진행되면서 공업화, 산업화 쪽에 쏠렸고, 산림은 투자 대상이 아닌 걸로 가는 거예요. 이때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산 70%가 민간인들 소유야, 국가 소유도 아니야. 근데 왜 민간인들 자기 땅에 자기가 투자해야지 왜 국가가 투자해야 해? 사유림이잖아?’ 그러면서 산에 있는 나무는 베면 안 된대요. 규제는 계속하고 돈은 벌지 말고 그냥 놔두래. 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산을 나무 잘라 목재로 수확을 얻을 생각만 하다가 괜히 나무 심었네가 되었죠. ‘여기 정원수를 심는 건 괜찮을까’, ‘숲을 만드는 건 아닌 것 같아’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갑니다. 물론 산림 분야 연구자들은 산림 경영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제안하고, 산림이 기후변화, 미세먼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Ⅱ. 기후변화와 숲
그중 이제 뜬 게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와 숲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이 그림으로 설명하겠습니다.
1. 지구 탄생기와 현재 대기의 차이
오페론 가설에 따르면, 빅뱅이나 여러 이론으로 지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지구를 둘러싼 공기에는 산소가 거의 없고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폭발해서 가스가 나오니까, 뭐 태워도 이산화탄소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2. 대기 조성의 변화
어느 날 바닷속에 남조류라고 시아노박테리아라는 단세포 생물이 생깁니다. 얘가 광합성을 합니다. 조금씩 이산화탄소를 먹어서 산소를 내놓았지요.
3.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 활동
지금은 지구 대기의 5분의 1을 산소로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바꾼 진짜 주역은 식물입니다. 식물들이 광합성하면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전부 물과 광에너지를 결합해서 포도당을 만들고 산소를 만들어서, 인류와 동물이 살 여건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식물의 대표가 나무이고 나무들이 모여 숲이 됩니다. 인류나 동물, 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 게 바로 숲입니다.
4. 흡수된 이산화탄소의 장기 보관
원래 원시 대기에는 이산화탄소가 참 많았습니다. 나무들이 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기 시작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점점 줄어들고 이산화탄소가 나무에 축적이 되어갔죠.
5. 화석연료/숲 자원의 무분별한 관리
세상이 살기 좋아진 듯했는데 나무가 오래되다 보니까 죽는 애들이 생기죠. 얘네들이 죽으면 이산화탄소가 다시 나갈 텐데, 그게 땅속에 묻히게 됩니다. 땅속에 탄화돼 있던 것이 우리가 쓰고 있는 페트롤륨, 원유예요. 석유, 석탄이 쓸 정도까지 변하는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석유와 석탄을 썼고 에너지 효율이 높으니 더 파내서 쓰기 시작합니다. 땅속에 잠겨 있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다시 올라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240ppm으로 진짜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았는데, 지금 400ppm이 넘는 정도로 확 바뀌어버렸습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산불 나면, 나무는 타버리고 저장하던 탄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6. 대기 관리를 위한 숲 경영
나무가 원래 그랬다며 나무를 심어서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하자, 에너지원을 바꾸면 해결될 거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바이오에너지도 자꾸 오해가 있습니다. 땅밑에 화석연료를 끌어내면 대기 중에 없던 이산화탄소를 끌어올립니다. 반면 바이오에너지는 나무를 다시 태운다고 해도 밑에 있던 걸 신규로 쓰는 게 아니고 공기 중에 그냥 순환하는 거예요. 그래서 재생 가능이라고 얘기합니다. 나무가 재생 가능 에너지라고 얘기하는 이유입니다. 바이오에너지를 비판하는 분들이 있는데 바이오에너지와 석탄 에너지하고 전혀 달라요. 에너지 효율은 떨어질지 몰라도 석유나 석탄은 저 밑에 저장돼 있던 걸 끌어내지만, 반면에 바이오는 유동성있는 이산화탄소를 쓰는 거예요. 전 세계 학자들이 바이오에너지는 석유 석탄 에너지의 대안으로 쓸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7. 숲 자원의 적극적 활용, 목재
나무는 때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차고 있는 나무 시계, 제가 이거 버리겠어요? 굉장히 오랫동안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나무들을 가구나 아니면 목조 건축에 쓰면 탄소 저장고로 목재가 변합니다. 쉽게 탄소 통조림이라고 말합니다. 나무를 먹어 없애면 물론 다시 나오죠. 그 통조림을 제대로 보관하면 산에 있던 탄소를 땔 것이 아니죠. 과거에는 쓸 나무가 별로 없어서 땔감으로 썼지만, 이제는 쓸모 있는 나무들이 많아요. 나무로 철이나 콘크리트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원광석을 열심히 녹여서 철, 알루미늄을 뽑아내려면 에너지가 엄청 듭니다. 물론 나무도 자르고 뭐 하는데 에너지가 듭니다. 훨씬 적게 듭니다. 나무가 일정 양을 만드는데 에너지로 1이 필요하다면, 콘크리트는 거의 6.6배, 철은 270배, 알루미늄은 800배의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이산화탄소가 그 만큼 방출됩니다. 이를 대체하면 효과가 있으니 하다못해 시계라도 나무를 쓰자는 것이죠. 플라스틱 의자를 쓰지 말고 나무 의자를 쓰고, 집의 내장재도 나무로 바꿔보자고 얘기합니다.
8. 숲은 자연에 기반한 탄소 문제 해결책(NbS)
그럼, 숲과 나무가 탄소 문제를 해결할 좋은 자연 해결책이 아닐까요? 요새 유행하는 NbS(Nature Based Solution)는 가장 대표적입니다. 제가 기후변화센터장을 할 때 탄소중립위원회에 가서 국무총리실과 함께 우리 숲과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육성해야 된다고 말했어요. 전 세계에서 많이 말합니다. NDC에도 이걸 넣자라고 했습니다. 2015년 배출권 거래제 처음 시작할 때, 상쇄 제도가 들고 갔습니다. 그랬더니 나온 얘기가, ‘박사님, 그린워싱 아니에요?’라고 하더군요. ‘지금은 혁신해서 이산화탄소를 최대한 덜 나오게 해야 하는데, 이산화탄소 흡수한다고 땜빵하는 누수 현상, 환경 윤리에도 안 좋아지는 상황을 얘기한다’고 하면서 반영을 안 해줍니다. 제가 원장이 될 때 되니까, 윤순진 서울대학교 교수님이 탄소중립위 위원장이 되면서 받아들여졌어요. ‘야 진짜 탄소 한 푼이 아쉬운 시기인데 배출만이 아니라 흡수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다’고 합니다. 국산 목재 쓰는 것도 HWP라고 해서 카운팅합니다. 옛날에 ‘야 그거 뭐 몇 푼이나 된다고 그거 신경 쓰지 마라’고 했는데 이제는 다 아쉬운 거예요. 탄소값이 올라가니 윤순진 위원장이 적극적인 감축 활동으로 흡수 활동을 포함시키자고 해서 상쇄 제도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국제사회가 탄소 포집․저장(CCS), CCUS를 막 말하기 시작합니다. ‘맞아 숲이 중요하구나’라고, 그렇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9. 성공의 덫에 걸린 우리나라 산림
우리나라 숲이 진짜 좋아졌어요. 숲의 부피가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이산화탄소 저장량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근데 숲이 느는 듯하다가 이산화탄소 순흡수량은 어느 순간 되니까, 1998년이 되면 정체 상태에 들어갑니다. 2008년이면 꺾입니다. 흡수량도 줄어들어요. 2010년에 지도교수님이었던 이돈구 청장님께, 당시 저는 기획과장이었는데, 산림과학원에서 얘기했더니, 대학자께서 ‘숲이 좋아지는데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줄어든다는 게 말이 돼 정신 차려’라고 하셨어요. 석학이신 분도 이해를 못할 정도였죠. 1988년부터 예산 20분의 1로 줄었고, 1990년부터 나무를 거의 안 심습니다. 많이 심을 때는 47만ha까지 심었던 우리나라가 지금은 2만ha도 못 심습니다. 어린 나무는 없고 나이 든 나무들만 계속 커지는 거예요. 2020년 기준 10년생 이하, 20년생 이하가 거의 없어요. 1960년대, 1970년대에 심었던 나무들만 잔뜩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계속 나이 들죠. 심지 않았으니, 청년기 숲이 없습니다. 청년들, 어린애들은 성장하지만 어른들은 안 커요. 어린 친구들은 세포 수가 많아지지만, 노인들은 세포가 비대해지잖아요. 나이 들면 결국 힘들게 호흡하다 죽게 되잖아요. 자연의 이치입니다. 나이 든 숲이 많아지니까 순수한 성장하는 양은 줄어드는 거죠. 그러니까 나무를 잘라야 됩니다. 나이 든 숲을 젊은 숲으로 교체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환경 분야에서 반대합니다. ‘무슨 소리냐, 나이도 몇 살 안 됐는데 벌써 우리 산이 늙었다고, 외국에 가면 100년, 200년까지도 잘만 사는데’라고요.
10. 순 생장량(탄소 흡수량) 감소 원인
근데 제 전공이 토양학이라고 그랬잖아요. 토양 입장에서 솔직하게 제대로 데이터로 말씀을 드릴게요. 우리나라 진짜 숲이 지금 나이로 보면 분포가 이래요. 근데 저희가 아까 DBH 흉고직경 6cm 될 때까지 얼마 걸려 이런 거 조사 다 한다고 그랬잖아요. 저희가 그런 조사 다 해요. 조사 다 해서 보니까 실제로 우리 침엽수 같은 경우는 22년에서 25년 정도 되면 그때가 제일 잘 자라요. 그때가 피크예요. 그 다음에도 잘 자라요. 계속 근데 자라는 양이 점점 줄어들어요. 침엽수뿐만 아니라 활엽수도 마찬가지예요. 얘네들도 실제로 20년에서 30년 사이 이때가 피크가 되고 줄어들어서 사실 100년 정도 되면 진짜로 이제는 거의 안 커요.
11. 산림 토지 생산성에 대한 이해
‘딴 나라에 보면 200년이 되도 잘 큰다.’ 그럴 수 있어요. 딴 나라는 우리나라와 달라요. 제 전공인 토양으로 말씀을 드리면, 흙이 양분을 주는 모체예요. 근데 우리 흙에 양분이 없어요. 나이 들어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더 이상 주지 않는 거예요. 실제로 더 자랄 수가 없어요.
딴 나라 좋아요. 독일, 특히 뉴질랜드는 나무 장사를 잘하죠. 뉴질랜드는 땅속에 나무가 썩다가 덜 썩고 남은 ‘토양 유기물’이 엄청 달라요. 탄소를 중심으로 수소나 다른 원소들이 뭉쳐 있는 걸 유기물이라고 합니다. 유기물에는 탄소, 수소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양분도 많이 있어요. 유기물 함량이 뉴질랜드는 헥타르 당 91.9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침엽수림은 더 적고 활엽수림은 그나마 많다고 해도 딴 나라에 비하면 훨씬 적습니다. 이게 산림청에서 만든 게 아니라 환경부 통계에서 일부러 갖고 왔어요. 우리나라 숲은 뉴질랜드처럼 큰 나무를 키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낙엽 긁지 못하게 하고, 잔가지들 제공하여 썩히면서 유기물들을 계속 제공을 해 줘서 흙을 좋게 해야 이 수준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20년이 좀 지나면 제일 피크에 이릅니다.
12. 개선 방향: 순환체제를 통한 지속성 확보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나무를 자르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이 정도쯤에서 나무를 수확하고 또 나무를 심으면, 요 앞부분들을 최대한 활용할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게 탄소경영입니다. 이런 걸 추구하자는 게 산림과학원이나 산림청의 이야기입니다. 제대로 돌아가려고 하면, 소위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돼야 합니다. 좋은 숲이라고 계속 놔두는 게 아니라, 숨 쉬느라고 힘들어 하고 여기 나무들을 수확해서 탄소 통조림으로 만들어 이용하고, 거기에는 계획을 세워서 제대로 심자는 것입니다. 연구가 계속되니까 옛날보다 더 잘 자라는 나무들, 토양도 좋아졌으니까, 거기에 잘 생장할 나무 수종들로 심을 수 있어요. 그럼 나무들을 자꾸 바꿔가며 심으면 더 좋아지지 않겠냐입니다. 일본 친구들도 그걸 일찌감치 깨달아서 이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Ⅲ. 산림 비즈니스 전망
지금까지 백그라운드로 산림을 어떻게 끌고 갈지를 전망합니다. 솔직히 탄소는 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탄소는 지금 잠깐 뜨는 거고, 또 다른 게 올 거예요. 수소 시대가 오면 계속 탄소로 먹고살 수는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1. 숲의 다양한 역할
숲은 탄소만이 아니라 기가 막힌 여러 일을 합니다. 우리가 아주 쉽게 잘 생각하면 항상 보는 목재만 있는데 아닙니다. 숲에 당장 산삼도 있습니다. 숲에 얼마나 좋은 게 많이 있습니까? 식용이나 약용자원도 있고요. 지금 우리 많이 얘기하는 기후 조절도 있지만 공기, 물도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는 화학과 과장을 했는데, 산에 있는 피톤치드들을 포집하고 압축해서 농구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상품도 만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천연물이다 보니 상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방부제를 넣으면 안 되어서 애를 먹었습니다. 문화 서비스 쪽으로는 휴양, 치유가 있습니다. 등산하며 경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숲 해설과 치유 지도사로 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제 전공인 토양을 포함해서 생물 다양성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도록 유지 관리시키는 것도 제대로 하면 숲이 진짜 기가 막힌 역할을 합니다. 사실 여기에 비즈니스 요소들이 있습니다.
2. 숲 관리가 아닌, 경영으로 목표 전환
제가 다 뒤져봤더니 도시 가로수를 심은 게 성경에는 느브가네살 왕이라고 나오는데 기원전 550년에 이미 만들었더라고요. 도시 숲이 반짝 유행하다가 코로나 시기에 미세먼지가 좀 괜찮으니까, 안 하는데 다시 또 올 거예요.
숲세권, 탄소중립도 이야기합니다. 뿐 아니라 여러 자연 기반 해법들이 산을 통해서 나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물도 있고 공기도 있고 경관이나 치유도 있습니다. 그러니 시각을 좀 바꿔봐야 합니다. ‘숲은 공익 기능도 있는데, 제대로 더 투자하면 안 될까요?’라고 계속 이야기됩니다. 그럼, 어떻게 끌고 갈 건가에 대한 핵심을 말해 보겠습니다.
3. 산림 경영 기초는 시간 경영
시간을 경영을 해야 된다는 거예요. 숲이 좋아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그 중간에도 돈을 벌 수 있어야 된다는 거죠. 비즈니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즉 숲이 성숙하는 중간 단계에서도 뭔가 돈을 얻을 수 있는 게 없을까?
4. 유형, 무형의 가치 발굴
무형의 자산, 유형의 자산으로 어떻게든 수익을 창출하고자 현 남성현 청장님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규제를 풀어서라도 뭔가 방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1988년 처음 산림청에서 공익 기능을 발표합니다. 당시에는 양이 적었어요. 지금은 산림은 국민 1인당 연간 500만 원, 즉 260조 정도의 재화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1년 국가 예산이 600조 조금 넘는데, 3분의 1이 넘는 재화 가치를 숲이 만들어 냅니다. 산림청 예산은 국가 예산에 1%도 안 됩니다. 0.5%예요. 지금 3조를 겨우 넘기는데 ODA도 그렇고 전부 0.5% 수준을 넘지 못합니다. 진짜 가치가 있다면 제대로 활용하게 풀어주든지 돈을 줘야 합니다.
탄소시장은 내부화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제가 서울 강북에 사는데, 강북에 북서울 꿈의 숲 아파트가 들어서고 꿈의 숲을 제대로 만들고 나니, 경관이 좋아서 그곳 아파트 값이 3배로 뛰었어요.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한테 혜택은 아무것도 없어, 그곳 사람들만 혜택 봐. 내부화가 안 되고, 개념만 있는 거야.’라고 말합니다. 굉장히 많이 반대했지만 휴양림을 만들었고 결국은 산을 망가뜨릴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돈을 버는 개인 사유 휴양림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재해 방지에 큰 역할을 하는데 전혀 돈 카운트를 안 해 줍니다. 돈 벌 방법 중에 그나마 식약용 자원 생산, 문화 활동할 수 있게 하는데, 충분히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 가능하냐면, 처음 1987년 기준으로 카운팅하면 18조밖에 안 됐어요. 산이 갖고 있는 기능이 그 외에도 휴양 기능, 온실가스 방지 등 점점 늘어서 260조나 된다는 얘기를 찾아낸 것입니다. 더 많은 가치들을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산림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산림과학원에서 2020년 제가 기획과장을 하면서 저희 인원을 뽑아서 한국임업진흥원을 만들었습니다. 이 산양삼 때문에 만들었어요. 산양삼은 인삼과 달리 천연 조건에서 키워서 농약이 전혀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서 검사 기관을 처음 만듭니다. 실제로 유기농 제품을 천연물 제품으로 제대로 가는데 비목재인 임산물들이 많아요. 북한에서는 우리 과수원과 달리 구분하여 산에 있는 열매를 산과실이라고 합니다. 산채 뿌리 수액, 고로쇠의 수액도 아시죠? 수피 갖고도 황벽나무도 쓰고, 코르크도 있습니다.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요.
이렇게 손에 잡히는 거보다 더 좋은 게 눈에 보이지 않는 거예요. 소위 행복을 추구하는 웰빙 시대에 휴양 문화를 웰빙 서비스로 키우자는 말입니다. 신원섭 산림청장님이 이 분야 전문가이고, 이 분야에 투자할 때 산림 분야 분들이 욕을 많이 했습니다. 산림청장이 기본인 산 가꾸기는 안 하고 맨날 엉뚱한 짓만 한다고 말입니다. 지금은 그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습니다. 아니라고 얘기될 때 찾아야 합니다. 그 후로 저희가 하려고 했던 것은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융합입니다. 산림 분야 사람 중에 누가 요가할 줄 압니까? 요가 전문가를 데리고 오고, 레크레이션 전문가가 참여하면서 의학계가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함께할 때 빛을 보기 시작합니다.
지금 청장님은 재난 관리에 완전히 꽂히셨는데, 기후도 위기죠. 이런 재난 방지는 국가 중심으로 할 게 아니라 비즈니스가 되어야 합니다. 그 역할을 하려고 기상청 출신 사람들이 연구소와 회사를 차리고 있지 않습니까? 산림 분야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환경 분야로도 얼마든지 재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6. 6차 산업화
6차 산업을 농업 분야에서 얘기하지만 저는 산림 분야도 반드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6차 산업은 1994년이 처음입니다. 30년 전 이미 동경대학교 이아모라 교수님이 오이타현 중심으로 했습니다. 박성수 교수님이 한국형 6차 산업화를 2015년에 책으로 냈습니다. 우리나라도 2013년에 도입해야 된다며 법도 만듭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었다가 정권 바뀌고 나서 멈췄습니다. 다시 가야 할 길입니다. 지역 소멸, 인구 감소가 정말 심각한데, 1차 생산물에 2차, 3차의 산업 요소들인 가공과 서비스 산업이 단순히 더해지는 게 아니라 진짜 융복합적으로 곱해진다면, 진짜 지역 소멸도 막고 숲도 지속가능하게 할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ODA한다고 미얀마 갔습니다. 이 친구들이 티크를 심고 중간에 작물 키웁니다. 이미 복합 경영을 하고 있어요. 오히려 제가 많이 배웠습니다. 우리도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이아모라 교수님이 가장 강조한 게 ‘일촌일품’이고 ‘지산지소’입니다. 그 지역에서 난 걸 지역에서 소비하자. 제발 남들이 된다면 부화뇌동하지 말고, 지역성 독창성을 중심에 두고 고객이 원하는 게 뭘까로 생각을 바꿔서 가야 합니다.
7. 국제 협력 활동 강화
국제사회에 나가면 진짜 인기 많습니다. 제가 과학원장이나 과장 연구관 시절에 외국 나가면 한국의 녹화 성공을 궁금해 합니다. 북한 친구들도 우리에게 배우고 싶어 합니다. 우리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면서 진짜 지구촌 전체가 어떻게 해 나갈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비즈니스로 어떻게 갈지를 이야기합니다. 요즘은 치유, 힐링도 얘기하니까, 유럽 친구들이 ‘맞아 우리도 숲 치료가 있어’라며 얘기합니다. 녹화, 산 등 우리 분야만 파편적으로 이야기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먹고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전공이 토양이라서 농사짓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가공이나 음식 먹는 것을 함께 말하니까 진짜 좋아하세요. 같이 협력하며 가면 좋겠어요.산림청도 양자 협력에서 다자 협력하며 타 부처와도 함께 일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 GCF, GGGI를 다 만들었잖아요. 이제 적극적으로 쓸 수 있어요. 배재수 원장이 연구사일 때 REDD+를 처음 할 때는 ‘개념이지 실제로 되겠어’ 했는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돈 되는 사업으로 뜨잖아요. 여기에 우리 젊은 친구들, 나이 든 분들의 일자리가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크게 가려고 하지 말고 차곡차곡 쌓아봅시다.
Ⅳ. 미래를 향한 제언
1. 산림 패러다임의 변화
제언을 몇 가지 드리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산림이 발전하려면 탈산림을 해야 된다’라고 제가 얘기를 하니까, ‘무슨 소리야 산을 중심으로 가야는데 산을 벗어나야 된다라니’라고 우려합니다. 우리는 이제껏 우리 산을 어떻게 할 건가, 즉 공급자 중심으로 봤어요. 이제는 수요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임업인 중심으로 봤어요. 이제는 지구촌을 대상으로 시야를 넓혀야 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툴은 비슷합니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기본이고 과학기술을 활용해야 하는 것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가져야 합니다. 또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 세계에 적용할 방법들을 찾아야 합니다.
요새 ESG가 오히려 산림 분야에서 중요한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삼성, 현대, LG에서 산림청과 MOU를 맺고 있습니다. 산림을 다시 보게 된 것이지요. 그럼 그분들이 원하는 게 뭔지, 수요자 시각에서 산림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를 살펴야 합니다.
2. 산림 비즈니스의 다각화
저는 ‘임업’보다 ‘산림산업’이라는 용어를 쓰자고 주장합니다. ‘임업’하면, 잘 알아듣지 못하고, 나무만 자꾸 생각하지요. 산림산업이라면 어떨까요. 등산하다가 아이스크림 먹는 것도 산림산업입니다. 산이 없으면 왔겠어요? 이게 임업은 아니잖아요. 어린 숲일 때는 산채 뜯고 재배하게 하고, 좀 성숙하면 숲에서 레크레이션하게 하고, 좀 더 크면 거기를 제대로 골라서 수확하게 합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시간에 따라 활용 방법,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야 합니다. 목재 중심으로 생산성 중심으로 가던 거를 이젠 돈 벌 방법이 뭔지를 찾아야 합니다.
6차 산업도 하려면 디자인을 잘 짜야 합니다. 단계별로 어떻게 될지 잘 관찰해야 합니다. 진짜 R&D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에 프로그램을 제대로 넣고, 서비스가 제대로 구현되는 서비스 플랫폼이어야 합니다. 링컨 대통령이 ‘바이 더 피플, 포 더 피플, 오브 더 피플’라고 연설했습니다. 우리 산림 분야 분들도 ‘바이 더 포리스터스, 포 더 포리스터스, 오브 포리스터스’라고 말합니다. 앞으로는 포리스터, 즉 산림 전문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숲’으로 바꿔가야 합니다. 현재 트렌드로 4차 산업혁명, 기후위기가 있다고 하는데, 이 트렌드가 나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르 그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3. 정밀 임업, 고급 산림 비즈니스
지지난주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왔어요. 위성 영상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현지 도시에 나무들이 있으면, 이 나무들이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흡수할지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갔습니다. 교수들 세 분하고 학생 4명이 갔습니다. ‘라이더’를 얹어놓고 3차원 공간을 다 촬영하는 것입니다. 일일이 측정하고 비교도 하지만, 사이버 공간으로 갖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일일이 가서 산림 전공자가 다 하는 게 아닙니다. 오리건에 있는 한 교수님은 로봇을 이용해서 수확과 나무 심기를 연구하는데 완성 단계입니다.
산림과학원장하면서 꼭 하고 싶었던 게 ‘사이버 입목 입찰 제도’입니다. 라이더로 비추고 디지털 트윈으로 해서, 나무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를 플랫폼에 올리고, ‘이 나무를 벨 사람 나오세요?’, ‘얼마 낼래요?’ 하며 입찰하자는 것입니다. 지금은 목상들이 가서 대강 보고 ‘한 3천만 원 나오겠네’라며, ‘산주한테 한 300만 원 드릴게요.’라고 합니다. 이러지 말고, 진짜 전문가들과 보면서 하자는 것입니다. 거기에 느티나무나 산본나무 등 쓸 만한 나무들이 있습니다. 한 그루에 150만 원, 200만 원합니다. 이것을 다 사이버 공간에 디지털 트윈 기술로 갖고 들어오자는 거예요. 그 나무의 양적인 정보뿐 아니라 질적 정보도 제공하면 됩니다. 베는 거는 간단합니다. 옛날에 열대 지방에서 헬기로 벤 적도 있습니다. 쓸만한 나무 티크 하나하나를 베어 올리는 그런 시대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무 베지 못하게’, ‘개벌 못하게 한다’고 생각치 말고, 어떻게 잘 적응해야 합니다. ‘그린워싱, 환경 윤리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라고 말해 왔던 것이, 이제는 환경 산업으로 바뀌고, MBS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산림 치유를 다룰 때, 통합의료학회 분들과 진행하는데, 이분들도 ‘소수야 그래서 잘 안 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결국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형태로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처방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처방전 받은 사람이 숲에 와서 치유하고 돈 내면 됩니다. 이 형태로 갈 수 있죠.
2010년에 유프로(IUFRO) 총회를 처음 유치합니다. 재작년에는 세계산림총회도 유치했습니다. 우리 위상은 높아졌습니다. FAO에서도 우리는 잘 나갑니다. 국제적으로 탄소 거래 제도들도 이제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이제 적극적으로 가면 됩니다.
4. 면밀한 분석을 통한 전망
제대로 가야 합니다. 진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가트너(Gartner)사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매년 연초에 기술들, 외부 평가들, 현실 상황을 분석합니다. 그걸 ‘하이프 커버’라고 합니다. 뭐가 좀 된다 싶으면 선전을 쫙 합니다만, 그 다음에 꺼졌다가 이럽니다. 이 과정을 한글로 만들어 봤습니다.
맨 처음 혁신해서 이렇게 쭉 갑니다. 그 다음에 진짜 될 것 같아서 막 긍정적인 선전을 합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아니라고 합니다. 산업화되려면 조금 멀었다고 해서 김이 푸르르 꺼집니다. 이렇게 잊혀집니다. 그런데, 꿋꿋이 버티던 사람이 다시 해서 생산성을 안정시키면, 그때부터 산업이 안정이 됩니다.
예시를 하나 말씀을 드립니다. 2020년 제가 부장 시절에 ‘인터넷 오브 띵스(IoT)’, ‘블록체인’, ‘웨어러블 기구들’이 실제로 언제쯤 산업화될 것인가를 논의했습니다. 가트너에서는 ‘막 뜬다’라고 했던 거는 최소 10년이 걸립니다. 피크에 있는 얘네는 5년 내지 10년, 이거는 2년 내지 5년, 여기로 넘어왔다면 2년 이내에 진짜 뜹니다. 주식도 이걸 봐 가면서 해야 합니다. 우리 산림 분야도 ‘하이프 커브’를 확인하고 제대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Ⅴ. 맺음말
대한민국의 녹화는 기적이 절대 아니고, 우연도 아닙니다. 사실은 나무를 심어서 된 게 아닙니다. 과학기술에 기반하고, OPDCA 사이클에 따라 제대로 검토했습니다. 나무 심기보다 숲을 만드는 게 중요함을 깨닫고 제대로 해서 성공한 것입니다. 단순히 기술적으로 해결한 것, 리더십으로만 해결한 게 아니라 종합 예술적인 성과였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랜드스케이프 어프로치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에도 적용됩니다.
숲은 지속적인 문명 발전의 토대예요. 저는 토양학자이기 때문에 강의하면서 ‘몽골이나 마야나 잉카 문명들은 왜 쓰러졌을까?’ ‘왜 나일강이나 황하나 메소포타미아, 인더스강 쪽은 계속 번성할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합니다. 답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했기 때문입니다. 산에 유목민들이 떠돌지만 지속성이 없습니다. 숲이 배경인 나라들, 산악이 많은 곳은 진짜 중요한 곳입니다. 이를 사람들이 깨달았습니다.
NBS, 네이처 베이스 솔루션으로 숲이나 자연에서 답을 찾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삶이 지속적으로 번영하려면, 숲이 숲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를 해야 됩니다. 녹화만이 아니라 우리가 뭘 할건 가? 미래 비즈니스도 그 숲을 좀 다르게 봐야 됩니다. ‘바이더 포더 오브더 포리스터’가 아니라 진짜 피플에 의해서, 일반 국민에 의해서, 딴 분야와 융복합해서 가야 합니다. 지금 뜬다는 ICT, ESG, 지구촌 등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산림 분야가 진짜로 돈 벌 핵심 도구고 영역입니다. 그 전투장에서, 그 무대에서 한번 열심히 뛰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과거, 현재, 미래를 볼 때 그 순간순간에 전략을 제대로 짜고, 시간을 어떤 식으로 계속 돈이 나오게 할지가 중요합니다. 한번 잘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속가능한 숲이 미래의 희망이고, 우리나라 산림은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라는 거를 동의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Q: 강의 잘 들었습니다. 이 질문이 오늘 강의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태적 전환이든, 디지털 전환이든, 기후위기 전환을 이야기하면서 항상 느끼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지금껏 인간 중심, 인간이 이기적이라서 환경, 생태계가 무너졌기에 복원이나 회복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생태계 복원은 사실 인간이 의지적으로, 전략적으로, 적극적으로 의도해야 바뀝니다. 거기까지는 이해가 됩니다.
문제는 생태적 전환 역시 인간이 주도해야 합니다. 인간의 사회성 때문에, 유럽연합 같은 경우 늘 사회생태적 전환에서 사회적 불평등이나 사회적 불균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단순하게 생태적 전환에 대한 투자도 더 취약한 계층, 사각지대, 발전 안 된 곳들에 균형 있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또한 불균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면에서 산림청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어려운 질문입니다. 6차 산업 추진도 박근혜 대통령 시기와 정권이 바뀐 후가 달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 했던 거를 박근혜 대통령으로 바뀐 후에도 했었습니다. 같은 당이잖아요. ‘창조경제’ 열심히 썼더니 여당에서 뭐라고 하더군요. 대통령 바뀐 지가 언젠데, 아직도 창조경제냐 녹색경제지. 똑같이 산림청도 청장님이 바뀔 때 추진하던 것들에 변화가 있습니다. 질문하신 내용으로, 산림청 내부에서 얘기를 많이 나눴지만 사라지더라고요.
ODA하면서, 우리를 돌아봐도 ‘작은 성공 스토리’를 먼저 만들고 나서 사회 취약계층으로 넓히는 게 필요합니다만,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마지노선을 정해 놓고, 차곡차곡 확산시키는 것이지요.
ODA에 가서, ‘우리가 당신네 나라와 동네를 다 변화시킬 수 없다. 대신 시드머니를 마련해 보고, 이를 갖고 한번 해보자. 그걸 당신들이 재투자해야 된다.’라고 전합니다. 생각보다 성과가 좋습니다. 저희가 REDD를 인도네시아 현장에 가져 갔는데, 코리안 REDD라고 저희끼리는 말한 게 있습니다. 사실 일본 친구들이랑 얘네들도 많이 했더라고요. 참여형으로 말입니다. 우리가 잘 안다고 딱 가르쳐 주고 해보지만, 빠져나오면 결국 잘 안 됩니다. 역시 쟤네는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지 사람들과 호흡하면서 진짜 핵심이 뭔지를 느끼게 하고 그들 스스로 해결 답을 풀어보게 했을 때, 그 사람들이 솔루션을 찾습니다. 자신들이 찾았기 때문에 확산은 훨씬 잘됩니다.
에티오피아에서 한 분이 ‘나무 심어봤자, 돈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라고 말하는데, 스물예닐곱된 청년이 말하더군요. 자신은 어렸을 때 10kg 이상이 되는 물짐을 들고 다녔대요. 지금은 산에 나무들이 생기면서 집의 샘에 물이 나온다고 했어요. 이런 얘기를 하면, 관심을 갖게 됩니다. 벌을 키웠다는 말도 나오죠. 미얀마에서는 티크를 심은 곳을 한 3년까지 무료로 땅을 쓰게 해줘요. 그러면 화전을 대신할 수 있어요. 이 제도들을 자기네 스스로 체득하는 거예요. 그들도 전통적인 것들이 있어요. 우리가 가르쳐 주는 것보다 그들의 전통들을 배우고 그들과 같이 느끼면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똑같이 했어요. 시드머니 주고 동네 새마을 지도자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성공한 마을 탐방시켰어요. 우리도 사실은 똑같은 모습이었지요. 우리 얘기가 잘 먹히는 이유는, 한국은 얼마 전만 해도 자기네와 비슷하게 가난한 나라였어요. 그런데 변했거든요. 그럼 자신들도 될 것 같거든요. 이처럼 약자였던 경험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ODA에 함께했던 동료가 ‘썩어 빠진 이 나라에 이런 거 해줘 봤자, 뭐해요?’라고 하더군요. 제가 ‘우리도 그랬어. 그대들은 모르는데, 나 초등학교 다닐 때 사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도 주고받고 했어. 옆에서 다 보면서 자랐어. 근데 그래도 변했어. 그러니까 너무 높게 보지 말고 솔직하게 보자고.’ 그리고 ‘아까 실패한 얘기 있잖아요. 우리도 실패했다고 그러니까 놀랐다잖아요. 실패한 걸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풀어가면, 점점 확산되어 나가지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사회 문제는 꼭 리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작은 리더들이 진짜로 있으면 됩니다. 김우성 소장님 같은 분들이 그 작은 동네에 들어가 역할을 해내면 생각보다 빨리 변합니다. ‘빨리’가 거의 반세기는 걸리지만 그렇게 한번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최근 AI나 데이터베이스 영역에서 혁신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시기잖아요. 산림 분야도 아마 원격 탐사 쪽은 큰 성장을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산림과학원도, 산림청도 예산이나 조직 구조가 제한되어 있어서, 내부 힘만으로는 잘 대응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혹시 외부와 접점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이 있을까요? 아니면 이런 성장 분야는 어떻게 대응하시는지요?
A: 제가 국립산림과학원장을 할 때는 공무원이었잖아요. 탄소중립위원회에서도 국가 입장, 여당 입장에서 표현해야 합니다. 지금은 학교로 나오니까 약간 야당스러운 얘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장이 1급 기관장이에요. 산림청에 1급이 두 명 있는데 나머지 한 명이 차장입니다. 지금 복지진흥원장하는 남태현 님이 차장일 때 함께 ICT연구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원장 직속으로 만들고, 라이더 쓰고, ICT센터가 지금 강동구 고덕동에 올 7월에 개소합니다. 당시는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들어요. 제가 기후변화연구센터장인 과장급 때부터 계속 준비해서 6~7년 만에 예산을 땄습니다. 실제로 원장하면서 했고 그러고 나니까 남태현 차장님이 오셔서 ‘원장님, 진짜로 사이버 입찰 제도가 얼마가 걸릴까요?’라고 묻더군요. ‘기간을 당기기 위해서 제가 ICT연구센터를 직소과로 만들었고요. 여기서 라이더가 찍은 걸 해석할 솔루션을 5년이면 만들 수 있습니다. 과학원의 홍릉수목원은 그걸로 했어요. 저 있을 때 했습니다. 그 다음에 시험림부터 시작해서 국유림, 사유림으로 확대를 해가면 됩니다. 산림청이 의지만 있다면 제대로 투자해 준다면 10년이면 충분합니다.’라고 제가 말했습니다. 여기에 핵심 키가 있어요. 야당 얘기를 좀 하겠다는 게 바로 이 포인트인데요.
연구하는 사람들은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꿈을 현실로 만들려면, 지금은 황당해 보이는 데 투자해 나가는 거예요. 청에 계신 분들은 행정하는 분들이라서 연구를 선도 조직으로 이해하지 않고 서포트 조직으로 봅니다. 행정에 필요한 것들을 연구해서 지원해 달라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진짜 세상이 발전하려면 연구하는 사람들이 5년, 1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아까 하이프 커브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치고 나가서 먼저 하고 그중에 쓸 만한 것들을 행정하는 사람들이 골라가게 하는 시스템이 선진국형이고 바람직한 R&D와 행정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많은 분야에서 R&D보다 행정을 우선합니다. 국가 예산의 0.5%가 산림 분야 예산입니다. R&D 예산은 산림청 예산의 5%까지 지금 올라왔습니다. 산림청은 그나마 많이 인정합니다만, 다른 분야는 대개 2%, 3% 정도밖에 안 됩니다. 산림 분야는 딴 분야에 비해 빨리 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드론이 나무와 숲 사이에 들어가서 촬영할 정도 수준이어서 사람이 안 들어가고 위성 영상, 드론 이용한 라이더, 지상의 고정형 기기를 전부 다 쓸 수준이 됩니다. 디지털 트윈도 무주 등에서 벌써 했고요. 산림 분야는 잘 갈 수 있습니다.
R&D ICT의 키는 센서입니다. 센서 지원을 요청했는데, 과기부 쪽에서 허가를 안 했어요. 제가 국가생존기술연구회 모임이 가면 과기부 차관했던 분들, 연구기관장했던 분들을 만납니다. 과기부 차관이던 분이 저에게 식사 자리에서 고백하더군요. ‘사실은 내가 매국노야. 센서 개발하겠다고 80년대 초반에 R&D 제안서가 많이 들어왔는데 내가 다 리젝트시켰어’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본인의 판단 미스였다고 얘기하셨는데, 지금 그게 굉장한 허들이 되었습니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ICT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산림 분야도 똑같아요. 센서 문제로 모든 게 제대로 진도가 안 나갑니다. 다른 분야 센서 기술을 들여왔어요. 산에 라이더 찍는 것도 건물 사이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썼던 걸 전부 가져 왔어요. 저 멀리 산에 있는 나무들 자르는 데 로봇을 씁니다. 그것도 처음에는 방사능 노출되면 쓰던 로봇을 가져와 센싱합니다. 리모트 컨트롤 기술을 가져와서 우리가 씁니다. GPS가 작동이 안 돼도 할 방법들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 가진 사람들이 오면, 갑자기 확 풀리지 않을까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저는 공부하는 사람도 아니고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냥 시민이에요. 오늘 한 가지 답을 얻은 것 같아서 잘 왔다 싶습니다. 아까 우리나라에서 요즘 30~40년된 나무들이 탄소 흡입 능력이 떨어진다고 잘라버리는 것에 제가 걱정이 많습니다. 우리는 서양의 숲하고 지력이 달라서 이렇게 작은 나무를 벨 수밖에 없구나를 오늘 알게 됐어요. 선생님께서 토양 전문가라고 하시니까, 우리 토양은 왜 그렇게 지력이 낮을까요? 관행농업, 화학비료를 많이 썼고, 숲에 낙엽이 깊이 있게 쌓이지 않아서 그렇게 됐다고 봅니다.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 숲이 서양처럼 영양분이 풍성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산림청은 어떤 계획이 있을까요? 우리 농촌이 점점 더 화학비료를 많이 쓴다는데 국가적인 대책이 있는가요? 장기적인 어떻게 기본 기초를 다지는 계획이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농사를 지을 때는 기본적으로 접근성도 좋고 환금성도 높아서 비료나 석회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산은 기본적으로 자연력에 의해 유지 발전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스스로 하게 합니다.
고백 하나 하면, 제가 바이오에너지연구과 과장을 2010년에 했어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펠릿에 꽂히셔서 그걸 했어요. 1998년 IMF 왔을 때 일자리로 숲 가꾸기를 하면서 낙엽을 긁어냈는데, 토양 생태학 전공자로서 선배님들께 이건 아니라고 했지요. 당시 담당 과장이 됐어요. 제가 그걸 적극적으로 하라는 과장이 되었지요. 정말 아닌데 말입니다.
지금도 바이오에너지는 괜찮습니다라고 설명했지만, 바이오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산에 있는 거 다 끌어내는 거 반대합니다. 원칙적으로 산에서는 나무줄기만 가지고 오고, 가지나 낙엽 등은 놔둬야 돼요. 왜냐면 줄기에는 탄소가 진짜 많지만, 다른 양분이 별로 없어요. 가지나 잎에는 양분이 많아요. 가지나 잎을 때도 재가 많잖아요. 재가 많으면 양분도 많다는 얘기입니다. 나무에서 나무줄기만 때면 재도 별로 없어요. 그게 고급 펠릿도 되고요.
짚도 마찬가지로 놔둬야 합니다. 막 긁어내는 게 토양을 안 좋게 합니다. 토양이 좋아지려면 낙엽 채취 금지시켜야 합니다. 낙엽이 썩으면서 유기물들을 남기면 그게 좋아지는 것입니다. 그게 누적이 몇 번 되면 독일이나 뉴질랜드처럼 땅이 좋아집니다. 우리도 과거에는 그랬어요. 전쟁 직후 낙엽, 낙지까지 다 갖다 썼고, 비 오면 좋은 흙이 전부 쓸려 내린 것입니다. 그래서 황폐화가 여러 번 됐지요. 1960년대에 유엔이 ‘한국은 불가능해’라고 한 이유였습니다.
저는 나무들을 자르는 게 좋은 점이 있어요. 숲에 쌓인 낙엽이 음습하면 안 썩어요. 오히려 잘라서 훼손이 되면 썩기 시작합니다. 더 빨리 썩어요. 그럼 그게 토양 유기물로, 비료 성분으로 가요. 지나치면 문제지만 적정한 수준으로 빛이 들게 하면 오히려 순환이 더 잘될 수 있습니다. 적정한 경영 전략을 쓰면 굳이 비료를 줄 필요가 없어요. 도시 근교 숲은 석회를 비료로 쓰라고 합니다. 산림청이 지금도 합니다. 저도 인천에 석회를 주기 위해서 일부러 다닌 적도 있고 산불 피해지에도 일부러 유기질 비료를 주기도 합니다.
Q: 원장님 전공이 산림 토양이니까 여쭤보려고 합니다. 독일 사람들은 80년에서 100년이 된 나무를 수확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산림청에서는 40년 내외에서 수확하는 걸로 정책을 세우고 있잖아요. 그 차이가 굉장히 큰데, 왜 그럴까요? 독일을 우리는 임목의 선진국으로 배워 왔는데 독일 사람들은 80년, 100년을 두고 나무를 수확해 쓰잖아요, 왜 우리는 40년에 써야 되는가요?
오늘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토양 탄소량이 우리는 헥타르 당 38톤에서 55톤 정도 되고 뉴질랜드가 91톤이라 하셨지요. 뉴질랜드보다 우리가 거의 반 정도밖에 안 되잖아요? 뉴질랜드는 영국 사람들이 이민 가서 살은 지가 얼마 안 돼서 아마 산림이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봅니다. 우리가 박정희 대통령 때 치산녹화하기 위해서 입산 금지를 시켰지 않습니까? 30년 동안? 20년인지 입산 금지 기간이 굉장히 길었어요. 그게 없었으면 아마 우리나라 지금 수준이 아니라 지금의 3분의 2 정도 되지 않았을까요. 지금 빨리 자르면, 그만큼 탄소를 빨리 순환시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기 중에 왔다 갔다 하는 순환 속도가 빨라지죠. 땅속에서는 저장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굉장히 늦어진다고 생각이 돼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여유 있을 때, 유사이래 가장 여유 있는 시기라고 하잖아요, 경제적으로 여유 있을 때, 배고팠을 당시 갉아먹었던 것을 보충해서 채워야 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100년 숲을 겨냥해서 길게 잡고 숲을 경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박 교수님께서 지금 우리나라 숲의 비즈니스 영역에 있어서 단지 탄소는 굉장히 값이 많이 안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문화, 의료 보건 등 새로운 영역에서 부가가치가 더 높다고 말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것이 나올 수 있겠죠. 문화 경우, 제가 사찰 숲을 지금 연구하는데 사찰 숲은 대부분 다 활엽수입니다. 침엽수가 20% 내외입니다. 화엄사로 예를 들면요. 탐방객이나 스님들이나 신도들도, 제가 물어봤더니, 문화적인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생물 다양성입니다. 두 가지가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그럴 것 같아요. 그렇게 보면은 빨리 잘라내서는 그런 문화적인 서비스를 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찰 측도 나무를 잘 안 자르죠. 피치 못하게 가난했을 때 나무를 잘라서 썼던 것이죠. 지금 사찰도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안 자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문화적인 서비스나 생물 다양성의 경우는 활엽수가 침엽수보다 더 가치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의 가치도 상당히 높잖아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물도 산림과학원의 조사 연구에 의하면 침엽수보다는 활엽수가 10%에서 15% 정도 더 많이 강물로 내려보냅니다. 우리가 쓸 물의 양이 훨씬 늘어납니다. 그럼, 장벌기(長伐期)로 나가야 하는데, 지금 계속 40년 수령 나무를 자르고 목재 생산에 유리한 침엽수를 많이 심지 않습니까? 최근 활엽수도 심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 다 산주들이 빠른 시일 내 수확할 수 있는 침엽수를 심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자산으로서, 지속가능한 자산으로서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하려면 장기적인 장벌기로 가는 것이 좋은데, 탄소 순환이 빠르게 하기 위해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많이 쓰인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우리나라 수확된 목재 중 소량만 건축재로 들어가고, 3분의 1 이하가 건축재로 들어가고, 건축재도 MDF나 파티클보드로 들어가는 게 상당히 많죠. 그런 것들은 내구년이 20~30년밖에 안 됩니다. 순환 속도가 긴 건축제로 가려면 최소한 80년, 100년을 길러야 건축재로 쓸 만한 것들이 나온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것이 낙엽송이 됐든 참나무가 됐든.
제가 잘 아는 낙엽송을 조림하는 이충일 독림가께서는 60년이 되지 않은 나무는 자르지 않습니다. 그것이 부가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하십니다. 지금 65년을 겨냥해서 자기는 기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산림청에서는 그런 사람들의 케이스는 잘 살펴보지 않고 그냥 탄소 순환 속도를 빨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윤순진 교수가 생태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모른다고 봐요. 손요환 교수님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간벌한 후에 20년 후가 돼야 원래 산림 탄소가 충전이 된다’고 발표한 논문이 있습니다. 그런 거 보면 간벌도 그런데 주벌일 경우에는 탄소량의 감소가 상당할 것이고 산림 내에 특히 토양 중 탄소량 감소도 상당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단벌해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많은 양이 들어갑니다. 벌채한 즉시 하늘로 올라오기 때문에 순환 속도만 빠르지, 지구의 온실가스를 땅에 저축하자는 산림 분야의 산림 보존 전략과는 같은 방향이 아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유럽이나 국제적 사회에서 산림의 중요성, 산림 보존의 중요성은 탄소를 숲속에 저장하는 것이지, 그것을 바이오매스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물론 바이오매스도 어느 정도의 가치는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땅이 희귀하고 땅의 자원 가치가 굉장히 높은 나라에서 산림의 부가가치가 가장 낮은 바이오매스를 주목적으로 쓴다는 것은 경제학자인 저로서는 타당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산림 이제 생태학자이고 산림 토양학자이신 박 교수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저와 맥은 같다고 생각하는데, 팩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말씀드릴게요. 1993년 산림청장이 저희 과에 와서 물었어요. ‘우리나라 나무 심은 지 20년 됐으니까, 토양은 많이 좋아졌어?’ 제가 토양과에 근무했습니다. 저희 과장님은 진짜 토양 전문가가 아니에요. 그런데, 그분이 ‘예’ 하더라고요. ‘그럼, 토양이 얼마나 좋아졌어?’ ‘한 2~3cm 두꺼워졌을겁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토양이 어떻게 돼 있냐면요. 바위 같은 게 있고요. 그게 부서져서 2ml 이하인 c층이 밑에 있고요. 그 위에 양분이 별로 없는 토양 입자만 있는 작은 b층이 있고, 유기물이 섞여 있는 a층이 있습니다. 그 a층이 진짜로 양분을 줍니다. 그게 한 2~3cm 두꺼워졌을 거라고 과장님이 답을 하는 거예요. 제가 아니라고 옆에서 열심히 사인을 줬지만 그냥 넘어갔어요.
제가 리기다소나무가 40년이 된 무주를 갔어요. 40년 전 토양 데이터가 있어요. 비교했는데 0.02cm 두꺼워졌어요. 왜냐하면 침엽수는 특히 리기다소나무는 영어로 피치파인이라고 레진이 많아요. 송진이 많은데 그게 낙엽이 떨어진 위에 비가 오잖아요, 그러면 땅속으로 물이 못 들어가요. 그 위에서 또르르 굴러서 다 나가요. 건들어 주지 않으면 아무리 숲이 좋아도 그 토양은 절대 발달하지 않습니다. 활엽수는 그나마 나아요. 활엽수들은 썩는 데 9개월 정도 걸립니다. 침엽수는 그 정도 되려면 2~3년이 가도 잘 안 썩어요. 그러면 토양 발달이 전혀 안 돼요. 제가 드리는 말씀은 생태학적으로도 적당한 간섭을 해주면 오히려 토양이 물밑으로 들어갑니다. 토양에 물이 없으면 모든 생물은 생활을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토양 발달이 되려고 해도 거기에 미생물이 움직이려면 물이 들어와야 합니다. 그게 있으려면 숲 그대로 놔두면 안 돼요.
반면에 낙엽송이 있는 산은 진짜 좋은 산이에요. 토양이 좋은 데예요. 낙엽송은 산 위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 데를 독림가들도 당연히 알죠. 나무가 여전히 잘 크고 있으니까, 거기는 뉴질랜드 같은 산이에요. 우리나라에 있지만 그런 데는 오래 가는 거예요. 산림청에서도 국유림 저 멀리 있고, 이런 데는 숲이 좋아요. 그런 데는 장벌기로 가게 해요. 거기는 60년, 70년 돼야 나무를 자를 수 있게 하고요. 사유림들이 대부분 보면 산자락에 많잖아요. 일제강점기 이후에 다들 산을 등록했기 때문에 산자락은 대부분 사유림입니다. 위로 올라가면 국유림입니다. 사유림은 대부분 토양이 진짜 안 좋아요. 독림가들이 진짜 큰 산으로 멋지게 갖고 계신 분들은 그 낙엽송 키울 정도로 좋은 산이 있어요. 좋은 흙이 있어요. 안 그런 데는 그게 아니기 때문에 국유림에 비해서 조금 더 단벌로 가는 것도 허가하자는 것입니다. 권장하는 것은 아니에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20년에서 피크가 있고 40년까지도 잘 자라요. 그러니까 40년까지 웬만하면 자르지 말라는 거예요. 근데 참나무 같은 경우는 30년으로 저희가 오케이 하는 이유가 뭐냐면, 참나무는 대부분 맹아예요. 30년이 된 애들 잘라보면 가운데가 다 썩어 있어요. 동공이 생겨서요. 그 애들은 조금 있으면 오히려 넘어지고 문제될 만한 애들이니까, 차라리 그거 갖다 표고 자목으로 쓰고 하면 훨씬 좋습니다. 바로 또 올라올 거니까.
하나 더 말씀을 드리면 진짜 디지털 트윈 제대로 해서 나무들을 한꺼번에 자르지 않고 쓸 만한 나무들로만 조금씩 벨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자는 거예요. 저도 그 나무를 다 베자는 게 절대 아니고요.
그리고 진짜 나라별로 전혀 다릅니다. 팩트를 말씀드리면 유럽이 우리보다 바이오에너지를 훨씬 많이 씁니다. 그건 진짜 팩트니까 나중에 한번 체크해 보셔요. 나라별로 여건이 얼마나 다르냐를 살펴볼께요. 제가 송이 연구를 했어요. 대한민국의 송이는 가을철에 나오는 가장 비싼 버섯입니다. 이게 30년생, 40년생 정도가 피크이며 제일 잘 나와요. 제가 6월에 스웨덴에 갈 건데 거기는 150년 돼야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90년이 되면 나무 잘라야 돼요. 거의 소나무죠. 한 80년 되면 송이 잘 안 나옵니다. 한데, 스웨덴에서는 150년 되면 나오기 시작해서 300년 될 때까지가 잘 나옵니다. 땅이 진짜 안 좋거든요. 오히려 400년까지 소나무가 커요. 각각 케이스가 다릅니다. 왜 그런지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들을 듣고 말씀하시면 자꾸 헷갈릴 수밖에 없어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이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도 지역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주 안강 지역에 소나무를 100년 동안 키웠지만, 키가 3m, 4m밖에 안 되요. 거기는 진짜 땅이 안 좋거든요. 흙이 셰일 토양이라서 발로 밀면 흙이 그냥 부서집니다. 각각 케이스들이 어떤지를 다 봐야 됩니다.
1시간 반 설명하려니 그러는데, 바이오에너지는 진짜 저도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어요. 국제사회에서, IPCC에서 이를 동의했는데, 대기층 안에서 순환하는 것은 지구의 이산화탄소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원래 있던 거야. 그게 지표면 위에 있는데 지금은 이산화탄소였다가 다시 카본 통조림으로 바뀔 여지는 있지만, 새로 증가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합니다.
그 점을 강조한 거지, 그게 문제가 없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특히 말씀을 드리지만 잔가지는 절대 때면 안 돼요. 원래 걔네는 양분을 자꾸 공급하고 토양을 좋게 만드는 친구들이라서 걔네는 최대한 보존해야 합니다. 유럽은 제재하고 남은 톱밥으로 바이오에너지를 많이 만듭니다. 저희도 캐스케이딩 유즈라고 해서, 선생님 데이터와 달리, 지금은 40% 이상이 목재 쪽으로 갑니다. 작은 목재도 다 집성재든지, CLT든지 전부 다 붙여서 쓸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드 우드라고 해서 진짜 공학 목재들로 정말 잘 쓸 수 있어요. 작은 목재로도 집도 짓고 있습니다. 실제로 연료로 가는 거는 진짜 쓰고 남아서 더 이상 쓸모가 없는 것들만 가야 합니다. 그런데 숲 가꾸기하고, 리뉴어블해서, 사실은 편법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때문에 데이터가 좀 많지 원칙적으로는 절대 그런 게 아닙니다.
MDF와 PB는 사실 꽤 많은데요. 그게 재활용 목재입니다. MDF는 나무를 갈은 거예요. 갈아서 붙인 거거든요. PB, 파티클보드는 잔 칩을 가구 안에 넣는 거예요. 충전해서 쓰는 것입니다. 이렇게 쓰고, 또 남은 거 부셔서 쓰는 형태입니다. 현재 MDF공장들은 대부분 생나무로 MDF 만드는 일은 진짜 없습니다. 거의 다 재활용한 걸로 하고 PB조차도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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