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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기후대응댐'이 아닌 '기후대응 물 관리'가 필요하다

최종 수정일: 8월 2일

 

황희정 기자 2024-08-02


2024년 7월 30일, 윤석열 정부가 14개의 새로운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환경 보호 단체와 전문가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 계획이 미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이를 "구시대적 토건 정책"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한국환경회의와 전국 환경단체들이  환경부가 발표한 신규 댐 건설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8월 1일 목요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 사진 한국환경회의
한국환경회의와 전국 환경단체들이 환경부가 발표한 신규 댐 건설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8월 1일 목요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 사진 한국환경회의

 

물 관리는 지속가능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국가들은 기존의 댐을 해체하고 자연 상태를 회복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토목 사업을 통해 물 관리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대안이 될수 있는가. 과학적 검증과 사회적 합의은 아직 없다. 환경부는 새 댐 건설로 연간 2.5억 톤의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서 예측한 최대 가뭄 기준 물 부족량 6.6백만 톤과 비교해 볼 때 과도한 수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수 방어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댐 건설이 최대 220mm의 강우를 수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예상치 못한 극단적 기상이변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댐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양구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번 댐 건설 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양구군은 환경 파괴와 지역 소멸을 우려하며,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소양강댐 상류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녹조와 같은 문제를 예로 들며, 새 댐 건설이 오히려 환경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했다. 댐 건설은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계를 고려한 정책적 접근도 아니고 지속가능한 물 관리 방안이 아니다.


인구의 90%가 사는 도시의 치수 대책부터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는 기후위기 시대 홍수 대책은 댐과 제방, 준설과 같은 대책이 아닌, 홍수총량제 도입과 같은 제도적 패러다임의 전환과 유역 중심의 대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 물, 식량 넥서스를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며, 상류에서 하류까지 이어지는 홍수량을 단계적, 지역적, 중소 유역별로 감당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대중소 유역별 홍수총량제와 다목적 홍수터 및 도심 내 녹지대 유수지 확보, 저영향개발공법, 빗물이용시설의 의무화, 댐 유지관리 최적화 등의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천유역수자원계획에서 850개의 표준구역을 정해 홍수량을 산정하고 있지만 수립주체 및 범위가 달라 유명무실한 상태이며 이번에 발표된 기후대응댐이 홍수위험지도에 제시된 지역과 부합되는지 물었다. 특히 인구의 90%가 사는 도시 치수 대책이 전무한데 이것이 기후대응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지를 따졌다. '기후대응댐'이 담수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것은 아닌가.


댐이 버려지고 있다


댐 건설이 더 이상 현대의 수자원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효한 대안이 아님을 보여 주는 사례는 여러 국가에서 확인된다. 레바논은 댐 건설로 인해 생태계 파괴와 사회적 갈등을 겪은 대표적인 사례다. 여러 댐 프로젝트가 환경 영향 평가(EIA) 없이 진행되었고, 댐 건설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최대 후회" 대책으로 전락했고 지역사회는 지하수 재충전 시스템과 같은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Al Rawiya)​

미국은 댐들을 제거하고 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서비스(U.S. Fish and Wildlife Service)는 현재 10만 개 이상의 댐 중 많은 수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하며, 이러한 댐들의 제거가 강의 자연 생태계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류의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하천 생태계가 개선되며, 홍수 위험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인도는 대규모 댐 건설 대신 전통적인 '조하드(Johad)'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조하드는 작은 저수 구조물로, 빗물을 모아 지하수 재충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인도의 라자스탄 주에서는 이러한 전통적 방법을 통해 수천 개의 마을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저비용으로 효과적이며, 대규모 댐에 비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다​.(No Tech Magazine)​ 일본은 수면 아래 댐(지하 댐)을 통해 지하수 관리를 하고 있다. 증발로 인한 물 손실을 최소화하고, 지하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 댐은 지표수 댐과 달리 토양 침식을 방지하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Down To Earth)​


댐을 포기하면 많은 것이 보인다


과거에는 댐 건설이 수자원 관리의 주요 수단으로 여겨졌다. 댐은 홍수 조절, 관개, 수력 발전 및 생활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사용되었고, 많은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건설되었다. 그러나 댐 건설이 더 이상 물 관리의 최선 해결책이 아니며, 특히 기후변화와 같은 새로운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강수 패턴을 불규칙하게 만들어 예측하기 어려운 가뭄과 홍수를 유발한다. 이러한 변동성은 댐의 저수 용량이 예상보다 낮아지거나 넘쳐서 홍수를 방지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댐의 본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재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Water.go.kr)​ 댐 건설은 강의 자연 흐름을 방해하여 수생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물의 자연적인 흐름을 방해함으로써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댐 아래쪽 지역의 토양 침식과 수질 악화가 발생한다.​(Smart Water Magazine)​

댐을 포기하면 많은 것이 보인다. 해수 담수화, 재생수 기술, 지하수 재충전 시스템과 같은 보다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들이 눈에 들어온다. 현대의 수자원 관리는 지속가능하게 달라져야 한다.


댐의 시대적 사명은 끝났다


빗물 수확과 재생수는 물 자원의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고 지하수 재충전은 지하 물 자원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수 담수화 기술은 바닷물을 식수로 변환하여 물 자원의 가용성을 높인다. 하수 재활용을 통해 재생수를 농업 및 산업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물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물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자연적인 방법으로 지하수를 재충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하수 자원을 보존하는 방법도 있다. 산림 보호와 연계되어 자연적인 물 순환을 촉진시킨다. 산림은 자연적인 물 저장소로 홍수와 가뭄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 기반 해결책은 인프라 건설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적인 물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기후변화와 새로운 물 관리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성적인 댐 건설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댐 건설 대신 이러한 지속가능한 대안들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찾아가야 한다. 물 자원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고, 생태계를 지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댐의 시대적 사명은 끝났다.


지구 전체 물 자원의 0.03%만 인간이 사용할 수 있어


지구의 물 자원 약 97.5%는 바닷물로 염분이 포함되어 있어 직접 사용할 수 없는 짠물이다. 나머지 2.5%의 물만이 담수다. 담수의 약 68.7%는 빙하와 만년설에 저장되어 있고, 약 30.1%는 지하수로 존재한다. 나머지 담수의 약 1.2%만이 산, 강, 호수, 습지의 지표수로 있다. 결국 인간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지구의 물 자원은 전체 물 자원의 약 0.03%에 불과하다.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물 자원은 얼마나 극소량인지 말해 주며 물 관리가 인류문명에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 준다. 세계 인구의 40%는 만성적인 물 부족을 겪는다. 전 세계 인구 78억 명 중 자연 상태의 깨끗한 물을 섭취하는 인구는 1%밖에 되지 않는다. 처리 과정을 통해 정수를 만들어 사용 가능한 인구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인구의 10%정도만 깨끗한 물을 마신다. 세계 인구의 1/4은 대소변에 오염된 식수원을 사용해 각종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대한민국이 물 스트레스 국가이고, 물 기근 국가가 될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지적을 무시하지 말자. 물 부족은 물의 위기이며, 위기는 재난으로 이어진다.


1990년 이후 발생한 세계적인 재난의 90%가 물과 관련


스톡홀름 국제 수자원 연구소(SIWI)와 UN 재해 위험 감소 사무국(UNDRR)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발생한 1000개의 가장 심각한 재난 중 90%가 물과 관련된 재난으로 분류되었다. 이 재난에는 홍수, 가뭄, 태풍 등 다양한 형태의 자연 재해가 포함되며, 이러한 재난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7348건의 재난이 기록되었는데 1230만 명의 사망과 42억 명의 피해를 초래했고, 약 2.97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켰다. 홍수와 폭풍이 가장 흔한 사건으로 나타났으며, 20년 동안 홍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고, 폭풍의 발생 빈도도 크게 증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 순환의 변화가 재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Smart Water Magazine)​ (UNDRR - Homepage)​ 물 자원의 관리와 기후변화 대응은 불가분의 관계다. 물 관리와 관련된 정책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기후대응댐'이 아닌 '기후대응 물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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