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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기후정의행진, '기후대응'에서 '사회 변화'로 진화

 

2024-09-05

2023년 9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 923 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 모습  사진 '923기후정의 행진'
2023년 9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923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 사진 '923기후정의행진'

2024년 9월 7일에 열리는 '기후정의행진'의 참가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9월 5일 현재 약 1만3000명이 참여 선언 인증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 당일에는 훨씬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화했음을 반영한다. 2019년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를 인정하라’에 가까웠다. 그러나 코로나를 거치고 22년, 23년 행진을 거치면서 기후위기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맞이했다. 올해의 슬로건은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인 이유 이기도 하다. 김은정 기후정의행진 공동집행위원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를 무시하거나 지우려는 것이 아니라 기후를 변화시키는 구조,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라고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기후가 아닌 세상을 바꾸자는 것' 이며 세상의 범주는 개인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정책이나 사회체제, 구조 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약자의 생존 문제로 드러나


이제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이는 없어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국회의원, 시민들도 기후위기를 체감하고 있고 관련 정책과 법안들도 제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전국적으로 시민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는 이유는 기후위기가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인해 청소노동자가 사망하고, 극한의 기온에서 휴식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건설 및 배달 노동자들, 산업 전환으로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이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고 있다. 농민들은 가뭄과 홍수 등의 극심한 기후변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으로 인해 반지하에 사는 시민들과 일반 시민들의 생명이 안전하지 않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약자에게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과제가 되었다. 정부와 기업에만 기후위기 대응을 맡겨둘 수 없다는 선언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동시에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있는 현재의 사회 시스템은 기후위기를 자초한 원인이기도 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전국 지역별, 단체별로 스스로 참가단을 조직하고 있어


이번 행진에는 36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개인들이 공식적으로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 대회 참가자들를 주도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아닌 전국 지역, 단체들이 자신들의 현안을 가지고 참여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이 특정 부문만의 이슈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의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행진이 사회 변화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흐름은 기후위기가 더 이상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을 보여 주며, 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고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불평등을 상징하는 강남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집회


2024년 기후정의행진 집행위원회는 삼성전자, 포스코, 구글코리아 등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 기업들이 있는 강남대로를 행진 장소로 선정했다. 자본의 중심이자 기후 불평등을 상징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과 소비가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만큼 강남에서 행진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기후가 아닌 세상을 바꾸자'라는 구호 역시 기후를 변화시키는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이 사회의 취약한 고리와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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