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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② | 노벨상이 쏘아 올린 AI시대

 

2024-10-16


<편집자주> 2024년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은 전통적인 물리학자나 화학자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연구했거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과학자들이 선정되었다. 2023년 ChatGPT로 세상이 놀래고 있는 사이에 2024년 노벨상위원회는 인공지능의 시대를 선언해 주었다. 인공지능(AI)이 노벨상을 휩쓴 것은 기초과학에서도 인공지능의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과 관련된 인물이 3명이나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주목된다.

 

노벨 물리학상을 왜 AI가?


2024년 10월 8일, 노벨 물리학 위원회는 존 J. 홉필드(John J. Hopfield)와 제프리 E. 힌튼(Geoffrey E. Hinton)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 오늘날의 과학, 공학, 일상 생활을 혁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시카고 출신의 존 J. 홉필드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생물학, 물리학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정보 저장 및 재구성 구조를 설계해 머신 러닝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의 연구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한 토대를 제공했다.

제프리 힌튼 박사는 1970년대 초 에든버러 대학교 대학원생 시절 신경망 연구를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소수의 연구자들에게 지지를 받았을 뿐이었다. 이후 캐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신경망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머신 러닝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다. 신경망 기반의 머신 러닝은 복잡한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신경망을 통해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현재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헌튼 박사는 구글의 AI 조직인 구글 브레인 출신이다.


노벨 물리학상에 이어 노벨 화학상까지?


2024년 노벨 화학상은 데이비드 베이커,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가 수상했다. 데이비드 베이커(62)는 미국 워싱턴대 교수이고 데미스 허사비스(48)는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이며, 존 점퍼(39)는 딥마인드 디렉터이다. 노벨위원회는 “베이커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을 설계하는 불가능한 일에 성공했고, 허사비스와 점퍼는 단백질의 복잡한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알파폴드 모델을 개발해 2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에 AI'알파고' 개발자로 알려진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2016년 3월 서울에서 Google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경기로 국내에 알려진 인물이다. 데미스 허사비스와 이세돌 사진 구글
노벨 화학상 수상자에 AI '알파고' 개발자로 알려진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2016년 3월 서울에서 Google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경기로 국내에 알려진 인물이다. 데미스 허사비스와 이세돌 사진 구글

데미스 허사비스는 영국 출신으로 4세부터 체스 신동으로 불렸고, 17세에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했다. 바둑 등 온라인 게임에서 사람을 이기는 AI로 주목받았다. 2016년 서울에서 이세돌과의 바둑 경기로 국내에 자신이 개발한 ‘알파고’를 알렸다.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한 데미스 허사비스는 알파고에 이어 알파스타, 알파폴드, 알파코드, 알파텐서, 알파지오메트리를 연속해서 만들어 냈다. 이번 노벨 화학상은 '알파폴드'로 수상했다. ‘알파폴드’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 즉 ‘단백질 폴드(접힘)’ 구조를 예측하는 데 혁명적 기여를 했다. 단백질 구조 연구는 결정(crystal)으로 만들고 X선 회절 영상을 분석하는 등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일일이 실험해야 하는 일을 AI를 활용해 수시간 만에 가능하게 만들었고, 정확도까지 높였다.

점퍼 디렉터는 2017년 딥마인드에 합류했다. 1952년 이래 노벨 화학상 역사상 첫 30대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구글 딥마인드는 당일 엑스(X·옛 트위터)에 “허사비스와 점퍼가 알파폴드와 함께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AI, 컴퓨터 생물학, 그리고 과학 자체에 있어 기념비적인 업적”이라고 썼다.


과학적 성과를 넘어 사회적 영향력을 인정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홉필드 교수와 힌튼 교수는 정통 물리학자가 아니다. 힌튼 교수는 오히려 컴퓨터 과학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AI 기초 기술 기반을 만든 AI연구자들이다.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데미스 허사비스도 화학자가 아니라 컴퓨터 과학자다. AI를 활용해 50년 동안 생화학계가 풀지 못했던 숙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이 물리학과 화학, 공학에서 파급 효과를 가져 왔다면 이제 AI가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AI가 모든 학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중이다. 이번 AI 연구자들의 노벨상 수상은 AI가 가진 과학적 성과를 뛰어 넘어 미래 사회에 미칠 사회적 영향력을 확인시켜 주었다. 노벨 위원회는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두 사람이 만든 딥 러닝과 인공신경망 기술이 물리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계의 반응은 놀라움이었다. 물론 노벨상이 과학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 기술이 인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2024년의 노벨상은 AI가 향후 전 인류사회에 미칠 거대한 영향을 미리 예견해 주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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