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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② 바다를 제대로 알고, 직면하고, 행동하라

 

황희정 기자 2024-07-19

치약 튜브, 사탕 포장지가 수중에 가라앉아 있다. 사진@naja_bertolt_jensen
치약 튜브, 사탕 포장지가 수중에 가라앉아 있다. 사진@naja_bertolt_jensen

 총생물량의 약 60%가 사라졌다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은 보호할 수 없다. 그 대상에 관심이 없어도 보호할 수 없다.” 나사의 우주비행사 레이시 비치(Charles L. Veach)가 한 말이다. 우리가 초래해 온 많은 해양 오염의 문제는 어쩌면 우리의 무관심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가 저지른 일로 인해 해양과 해양생태계가 어떤 일을 겪어 왔는지 직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거대한 고래를 포함한 가장 큰 범주의 생물량은 거의 90%가 사라졌다. 10g 이상의 생물이 속하는 크기 범주를 전부 합하면 총생물량의 약 60%가 사라졌다. 인간의 총질량은 0.4Gt인데, 약 2.7Gt의 생물이 바다에서 사라졌고, 그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인간이 배출한 오염물질의 최종 정착지는 바다


바다로 들어가는 오염물질의 80%는 육상에서 왔다고 추정한다. 생활 하수, 공장 폐수, 농사 비료와 농약 등이 빗물을 타고 강으로 들어가 바다로 간다. 비가 내리면 공기 중 먼지, 오염 물질들도 모두 바다로 흘러간다. 인간들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들로 인해 배출되는 오염 물질의 최종 정착지는 바다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은 해안선 60km 이내에서 산다. 연안의 각종 개발로 습지가 줄어들고 바다가 오염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황해안과 남해안의 대형 간척과 매립 사업으로 생물 다양성의 보고인 습지(갯벌)가 사라져 생태계가 파괴됐다. 해양은 한번 오염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힘들다. 되돌리기 위한 시간과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세계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


세계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 중 하나는 2010년 미국 멕시코만의 딥워터 호라이즌 시추선이 폭발해 원유가 유출된 사건이다. 미국 해역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중 가장 큰 규모다. 해상 오염 중에서 큰 피해는 기름 유출에 의한 오염이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앞바다, 이스라엘 지중해 연안, 태국 아오프라오 해변, 솔로몬 제도 산호초 지대 등 세계 곳곳에서 대형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그 지역의 생물들은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원유 1만2547kl가 유출된 태안의 기름 유출 사고가 있다. 이렇게 기름이 한번 유출되면 갑각류나 조개류의 서식지가 온전히 회복되기 어렵다. 일부 기름 성분은 분해되지 않고 잔류해 독성 물질을 내뿜는다. 해양 생물에 농축되면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박에서 버리는 폐유와 쓰레기, 그물과 어구를 비롯한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는 썩지 않고 두고두고 바다에 남아 해양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


바다는 지구의 온도계


바다는 지구의 온도계다. 지금 바다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워 문명을 발전시키는 동안 지구는 에너지 불균형 상태에 빠졌다.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에너지보다 지구에 축적된 에너지가 훨씬 많아졌다. 축적된 에너지는 바다로 간다. 바다가 뜨거워진다는 것은 지구도 뜨거워진다는 의미다. 뜨거워진 바다는 기후 재난을 더욱 더 심화한다. 바다가 대기에 더 많은 열을 공급해 기후가 요동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바다의 온도가 높아지면 바다의 산소 농도가 줄어든다. 위험하다. 지난 50년에서 100년 사이 바다의 산소 농도는 2% 감소했다. 바다의 산소 고갈은 해양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일으킨다. 바닷물이 더워지면 바다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든다. 바다가 흡수하지 못하고 대기 중에 남은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더 더 빠르게 뜨겁게 달구게 될 것이다. 바다가 뜨거워져 극지방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일은 이미 우리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직면하고 행동하라


『블루 머신』의 저자이자 해양과학자인 헬렌 체르스키(Helen Czerski)는 “인간은 과거 행동 앞에 무력하지 않다. 지식과 이해는 우리에게 선택지를 제공한다. 인류가 바다에 초래한 문제(따라서 간접적으로 우리 자신에 초래한 문제)를 떠올리면 우울감을 느끼기 쉽지만 이런 감정이 무관심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행동해야 하고, 행동에는 열정과 에너지와 결단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첫 번째 과제는 지구의 거주민으로서 인간이 어떤 상태에 놓였는지 배우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이며, 그런 다음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바다를 제대로 알고 직면하고, 행동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참조: 『블루 머신』(2024), 헬렌 체르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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