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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원자력과 천연가스, 과도기적 에너지의 재등장

 

2025-02-20 최민욱 기자


IEA World Energy Outlook 2024 표지
IEA World Energy Outlook 2024 표지

탈탄소에너지 전환의 브릿지


전 세계 1차 에너지 소비는 전년 대비 2% 증가해 620엑사줄(EJ)에 달하며, 이 중 80% 이상을 여전히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23년 화석연료 연소와 관련 부문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환산량)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400억톤을 돌파했다. 긴급한 탈탄소화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World Energy Outlook 2024는 현 정책 시나리오(STEPS)만 적용해도 2030년 무렵 석탄·석유·천연가스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력 체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환 과정에서 전력 수급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원자력과 천연가스 같은 ‘브릿지 에너지원’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원자력의 경우, KWh당 탄소배출량이 매우 낮아 석탄·석유 대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천연가스 역시 석탄보다 40~50% 정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빠른 가동 조절이 가능해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 다만 원전 안전성(사고 위험,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와 천연가스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국제 메탄 감축기구(GMI) 등 다양한 기구가 규제·기술적 대응 방안을 제시해 왔으나, 국가별 이행 격차가 크다고 한다.


미국의 원자력·천연가스 정책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미국 에너지 주도권 강화의 핵심 축으로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SMR을 국방·우주 분야에서 활용할 잠재력을 주목하며, 규제 완화와 신규 프로젝트 승인 절차 단축을 추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SMR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상용화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본다.


천연가스 측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에 도입했던 신규 LNG 수출 허가 중단 조치를 철회하고 허가 절차를 다시 신속 진행함으로써, 미국산 LNG의 유럽·아시아 수출을 확대하려고 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하고, ‘Made in America’를 앞세워 미국 국내 에너지 산업과 일자리를 확대하려는 구상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에는 미국 국내 가스 가격 상승과 환경 영향(메탄 배출 등)에 대한 우려가 뒤따랐다. 일부 전문가들은 LNG 수출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미국 국내 공급 감축과 가격 인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법적·사회적 논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다.


독일과 프랑스 에너지 정책


독일은 2038년 석탄 발전 완전 중단을 목표로 하면서, 그 과도기 에너지원으로 가스화력발전을 택하고 있다. 2025년 초까지 5GW, 2028년까지 추가 5GW 용량에 이르는 신규 가스화력발전소 입찰을 추진 중이며, 이 설비들은 향후 수소로 연료 전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며, 특히 독일 남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해 태양광·풍력 변동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당해, 유럽연합(EU) 차원의 승인과 보조금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원자력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유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안정적 전력 공급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규 원자로 건설에 적극적이다. 2027년 이전에 첫 번째 신세대 EPR2 건설에 착수해, 2035년까지 6기를 상업 운전할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517억 유로(약 70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 부지는 기존 원자력 발전소 부지 근처로 선정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시간을 절약하려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EDF(프랑스 전력공사)가 안전성과 기술 검증, 인허가 절차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 수 있다는 내부·외부 지적을 받는 등, 사업 지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World Energy Outlook 2024는 화석연료 수요가 2030년 전후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지만, 실제 전환 속도와 방식은 국가·지역별 정책과 투자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재생에너지가 급격히 확대되더라도, 단기간 안에 전력 공급 전부를 맡기 어렵기 때문에 원자력과 천연가스가 전력망 안정과 온실가스 저감을 어느 정도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각각의 에너지원이 갖는 리스크도 분명하다. 원전은 방사능 사고 위험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지역사회 수용성 이슈가 존재하고, 천연가스는 전 주기(채굴·수송·사용)에 걸친 메탄 누출 관리를 비롯해 국가 간 갈등(수출·수입 지형)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SMR·LNG 중심의 에너지 정책 역시, 실제 국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를 객관적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독일·프랑스 사례처럼 각국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을 지속하면서도, 가스화력발전소·신규 원자력발전 프로젝트 등을 통해 ‘브릿지 에너지원’ 확충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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