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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읽다 | 1세대 비건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

 

2025-03-06 이담인 기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를 발간하는 기업을 찾아


기업의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포함한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기후위기시대에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는 많은 의미가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이 탄소 감축, 친환경 기술 도입, 노동 인권 보호, 윤리경영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를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보고서는 기업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시대적 문제를 같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기업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기업을 소개한다.




지구도 살리고 피부도 살린다


화장품 산업은 생각보다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식품 산업 다음으로 많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화장품 포장 용기 중 플라스틱 제품이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이 중 60%는 재활용조차 어렵다.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국내 화장품 기업이 있다. 2004년 설립된 '아로마티카(Aromatica)'는 1세대 비건 뷰티 브랜드다.

아로마티카 설립자 김영균 대표는 "SAVE THE SKIN, SAVE THE PLANET"(지구도 살리고 피부도 살린다)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천연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뷰티 브랜드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소규모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젊은층의 환경 의식이 높아지면서 아로마티카의 철학이 공감을 얻어갔다. 2018년 이후 기업의 환경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아로마티카는 '지속가능한 뷰티'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기후위기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향한 시도들


아로마티카가 가장 먼저 주목한 문제는 화장품 산업의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50억 병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버려진다. 화장품 특성상 용기를 금속, 유리, 플라스틱 등 여러 재질을 섞어 만들고, 사용 후 잔여물도 남기 때문에 재활용도 어렵다. 아로마티카는 화장품 제조업체로서 ‘일회용 화장품’부터 근절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2019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마스크 시트팩’의 생산과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일회용 마스크 팩은 재활용이 되지 않을뿐더러 매립 시 미세 플라스틱이 토양이나 해양의 오염을 초래한다.

2020년에는 친환경 소재로 알려진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옥수수 칫솔‘을 출시하기도 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별도의 매립지가 필요하고 생분해 기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기존의 플라스틱 재활용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개발에 든 비용을 포기하고 전 제품을 폐기, 생산을 중단했다. 

또한 2020년 국내 최초로 화장품 용기에 100% 재활용 투명페트를 적용했고,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아로마티카는 2020년 한 해 약 66톤의 탄소 배출 저감을 달성했다. 매출은 2016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에게 진정성이 전달된 것이다.  



아로마티카의 재활용 페트 용기. 사진 아로마티카 2022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아로마티카의 재활용 페트 용기. 사진 아로마티카 2022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재활용의 핵심은 자원 순환


거의 모든 제품을 100% 재활용 투명 페트로 바꾸며 자연스레 재활용 과정 자체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널리 알려졌듯 각 가정에서 재활용 분리배출을 잘하더라도 수거 및 선별 시 혼합, 오염되며 대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해진다. 아로마티카는 2021년 33곳의 제로웨이스트샵과 협업을 통해 투명 페트 자원 순환 캠페인 ‘조인 더 서클(Join the Circle)’을 진행했다. 소비자가 아로마티카 공병과 투명 페트를 제로웨이스트샵에 가져오면 직접 전기트럭으로 수거한다. 수거된 물품들은 선별장을 거치지 않고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 100% 재활용 투명 페트 용기로 다시 제작한다. '리필스테이션(Refill Station)'도 재활용 노력의 일환이다. 소비자가 빈 용기를 가져오면 샴푸, 바디워시, 로션 등을 리필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신사동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2022년 환경부, 환경운동연합, SBS 공동 주최로 진행되는 ‘물 환경 대상‘의 정책, 경영 부문 수상을 했다. 기업 경영에서 환경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쳐 환경보호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기업에 수여되는 상이다.


아로마티카의 용기 재활용을 위한 순환 과정. 사진 아로마티카 2023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아로마티카의 용기 재활용을 위한 순환 과정. 사진 아로마티카 2023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국내 최초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승인 획득


2022년 오산에 위치한 생산공장 옥상 유휴부지에 태양광 패널(455W) 315장을 설치했다. 전체 전력 중 연평균 26%를 자가 생산 재생에너지로 충당 중이다. 회사 소유 차량의 60%도 전기차로 운영한다. 2024년 7월,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SBTi)'로부터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로는 최초로 이 승인을 받아 그 의미가 더욱 깊다. 나아가 추가 재생에너지 사용과 생산 공정 효율화 등을 통해 2030년까지 2023년의 온실가스 배출량대비 42%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지구의 내일을 위한 뷰티 산업의 역할


한류 열풍에 힘입어 시작된 이른바 ‘K-뷰티’ 산업의 수출 규모는 2024년 기준 102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액인 2021년 92억 달러보다 10.9%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한국 뷰티 산업이 짊어져야 하는 기후위기 대응 역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아로마티카에게도 모든 제품 라인을 100% 친환경으로 전환하고 공급망 전체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다. 그럼에도 아로마티카는 창립 이래 환경 보호에 대한 꾸준한 진정성으로 뷰티 산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뷰티 산업이 기후위기 원인의 일부였다면, 이제는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아로마티카는 오래 전부터 해결책의 일부가 되기 위한 길을 가고 있었다.


 

기자수첩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을 지원하고 검증하는 글로벌 연합기구로,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유엔글로벌콤팩트, 세계자원연구소, 세계자연기금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최신 과학적 방법에 따라 목표를 수립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해 나가도록 기준과 방법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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