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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② | '기후 난민'으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는 없다

최종 수정일: 7월 26일

 

이유경 기자 2024-07-22


3차 산업 혁명 이래로 계속해서 자연을 정복할 대상으로 여기고 지구 생태계를 망쳐 온 것은 대부분 서구 제국주의 사회였다. 그렇기에 기후위기의 책임은 여전히 북반구 선진국들이 더 크게 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적 재앙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1%에도 미치지 않는 저개발 국가들에게 먼저 찾아왔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사막화 지역에 산다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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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채로 인한 지구의 사막화가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되었다. 여기에 인류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이상 기온은 가뭄을 가져와 사막화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는 사막화 현상이 진행 중인 곳에 거주한다. 지구 면적의 약 30% 정도가 사막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유엔사막화방지회의에 따르면 사하라 주변 사헬지대의 사막화 속도는 연평균 약 10km로 더욱 가속화된다고 예측한다. 이에 따라 사막화로 인한 난민 발생 증가률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프리카, 중국, 몽골 등의 국가에서 사막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재앙이다.


가축들이 죽는 이상 기후, '조드'로 인한 '기후 난민'


'조드'는 몽골어로 재앙을 뜻한다. 몽골에서 살아가는 유목민들은 초원에서 가축을 먹이며 평생을 살아왔다. 그러나 사막화로 몽골의 초원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가축에게 먹일 풀이 사라졌다. 겨울이 되면 성인 남성의 키 반절이 넘을 만큼 눈이 내리고 영하 40도의 추위가 이어졌다. 사람도, 동물도 견디기 힘든 날씨다. 몽골의 유목민들은 '가축들이 모두 죽어나가는 이상 기후'를 '조드'라고 칭한다. 말 그대로 삶을 위협하는 재앙이다. 이러한 현상이 역사 이래 몽골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조드'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몽골의 '조드'는 10년에 한 번 꼴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1~2년에 한 번 꼴이다. '조드'가 발생할 때마다 몽골 전체 가축의 약 2할 가량이 폐사한다. 20세기 후반, 몽골의 사막은 전 국토의 40% 가량을 차지했지만 2024년 현재, 몽골의 사막은 약 80%다. 지구 전체의 기온이 0.9도 상승할 때, 몽골의 기온이 2.25도 상승한 결과다. 가축과 터전을 잃은 유목민들은 모두 울란바토르로 모여들어 도시 빈민이 되었다. 이들이 바로 사막화로 인한 기후 난민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되거나 침수로 인한 '기후 난민'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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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온실가스가 오랜 전부터 존재했다. 긴 파장의 적외선은 온실가스에 의해 흡수되었다가 지구 표면을 향해 재복사되는데, 이를 온실 효과라고 한다. 온실 효과는 지구 평균 온도를 높임으로써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원리가 되었지만, 산업 혁명 이후 탄소 배출량의 급증은 문제를 일으켰다. 온실가스의 농도가 짙어지고, 지구 전체의 복사 강제력이 높아져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해수면 상승이다. 해발 고도가 낮은 섬나라와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되고 있거나 침수되었다.


매년 1000만 명에서 2000만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하는 방글라데시


가장 많은 기후 난민이 발생한 국가가 방글라데시다. 방글라데시는 국토 중 70%가 해발 고도 70m 이하의 지역으로, 홍수 피해에 매우 취약하다. 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는 세 개의 거대한 강이 흐르고, 강 줄기가 거대한 저수지로 유입되는데, 그 면적이 100만5500제곱킬로미터로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10배에 해당한다. 방글라데시는 기후 이상 이전에도 폭우로 인한 침수 면적은 국토의 20% 가량이었다. 그러나 최근 해수면 상승과 이상 기후 현상으로 약 80%가 수몰되었다. 방글라데시는 이상 기후로 사이클론이 빈번히 발생한다. 강수량이 증가했고, 해수면까지 상승하면서 매년 1000만 명에서 2000만 명에 달하는 기후 난민이 발생한다. 방글라데시의 해안가와 하천 유역의 거주민들은 기후 난민이 되어 도시로 몰려들고, 주요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침수 지역의 확대에 따른 방글라데시의 기후 난민들은 삶터를 잃고 기후 재앙을 피해 이동 중이다.


'기후 난민'으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는 없다


몽골과 방글라데시에 발생한 '기후 난민'은 전 지구로 확산되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이상 기후 현상이 없는 국가에는 난민들이 몰려들 것이다. 그래서 '기후 난민'은 전 지구적 과제이다. 지금 '기후 난민'의 발생 원인을 막지 못하면 전 지구는 '기후 난민'으로 인한 정치, 경제, 사회 문제로 더 큰 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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