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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 기후 협력으로 지방정부가 나서서 평화 유지해야

 

파주에서 태어나 분단과 군사적 긴장을 경험, 기후 협력을 비롯해 지방정부가 앞장서 남북협력사업 이끌어야


2024-11-08 황희정 기자

김경일 파주시장,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김경일 파주시장,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김경일 파주시장은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10대 경기도의회 의원(건설교통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역임했다. 지금은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회장,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 2대 회장직을 맡고 있다.

 

파주에서 자라면서 분단의 현실과 군사적 긴장을 직접 경험


어머니가 문산 자유시장에서 땅콩집을 하셨다. 일찌감치 남편을 여읜 홀어머니이셨기 때문에 장남인 내 교육에 많은 기대와 정성을 쏟으셨다. 고등학교 때부터 서울로 유학을 보낼 정도로 교육열이 높았고, 나 역시 어머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경영학과를 선택한 건 당시 대학을 졸업해 취직을 하는 데 좋아 인기가 많았던 학과 중 하나가 경영학과라서 나도 한번 도전해 보자고 나섰던 거다. 또래 친구들도 다들 그랬었다. 학과 자체에 대한 특별한 기대나 꿈이 있었다기보다는 졸업 후에 먹고 사는 데 도움이 되는 지가 더 중요했던 시절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졸업해서 나름 괜찮은 직장에 취직도 했지만 기질 상 직장 생활이 잘 맞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내 사업을 하는 게 낫겠다 생각해서 인생 진로를 전환하게 됐다.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내 손으로 변화를 이뤄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6년 촛불이 광장을 뒤덮었을 당시, ‘언젠가는 좋게 바뀌겠지.’라고 생각했던 세상이 여전히 그대로인 걸 체감하고, 고향인 파주가 더 좋은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파주를 바꿔 낼 권한, 파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어서 결심했다. 어릴 적 파주에서 자라면서 분단의 현실과 군사적 긴장을 직접 경험했다. 파주는 분단 국가의 접경지로서 군사적 긴장과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바깥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강했다. 특히, 군사안보도시로서 북한과 맞닿은 현실, 그리고 파주를 바라보는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이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환경은 자연스럽게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한반도 기후공동체인 남과 북은 최고의 기후 협력 파트너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는 2017년 9월부터 2022년 6월 말까지 18~20기 활동했다. 파주시협의회에서는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 UCC공모전, 통일경제특구 포럼, DMZ 평화통일기원 걷기대회, 나라사랑 영화보기,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한마음 체육대회 등 학생, 시민, 이탈주민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통일과 안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국가관을 심어 주는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와 율곡습지공원에서부터 임진나루, 초평도, 통일대교 등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를 걸으며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DMZ 평화통일기원 걷기대회가 기억에 남는다.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는 지금 ‘기후위기’라는 공통의 위기에 빠져 있다. 모든 나라가 이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그러므로 기후위기 해결의 첫 걸음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마땅하다. 특히 한반도 기후공동체인 남과 북은 최고의 기후 협력 파트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지만, 기후위기라는 공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남북은 서로 협력의 길, 대화의 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남북 상호 간의 협력의 과정들이 결국 남북 평화의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해볼 수 있겠다. 파주시는 올해 또 이클레이(ICLEI-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에도 가입해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접경 지역 주민들은 남북 갈등의 최전선에 노출


파주는 지리적으로 북한과 인접해 있어 남북 간 긴장 상황에서 피해를 직접 겪는 지역이다. 대북 전단 살포, 대남 확성기 소음, 그리고 임진강 수해 등 접경 지역 주민들은 남북 갈등의 최전선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 평화 협력은 어려운 과제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후위기와 같은 공통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 협력의 가능성이 열린다. 예를 들어, 기후위기로 인한 수해나 산림 황폐화 같은 재난은 남북이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공동 재난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에너지와 환경 협력을 추진한다면 남북 간 신뢰를 쌓아 평화 협력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따라서 남북 간 공통의 목표와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작은 협력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 문제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기후위기 시대 사회 곳곳에서는 폭설, 폭염, 태풍 등 극한 기후가 더 빈번하고, 더 강하게 발생해 우리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선언,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목표를 설정했으며, 지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기후위기 문제는 더 이상 국가 단위 정책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아닌 중앙정부 정책과 일관성 있게 진행하되 지역적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기후위기 적응대책 등을 통해 지역 내 탄소 배출량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부문별로 마련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특히, 목표 달성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청정에너지 보급을 늘리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며,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지역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소통과 홍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노력, 시민들의 동참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기후위기는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RE100을 통한 에너지 대전환, 미니 수소도시 조성이라는 큰 그림 제시


기후위기는 이제 지구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피할 수 없는 숙제다. 관심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과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요즘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재난의 특성을 보면 예측 가능한 패턴이 없이 지역적으로 국지적으로 개별화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중앙정부 못지않게 지역의 자원들을 직접 동원할 수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파주시는 올해를 RE100 원년으로 설정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에 나섰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RE100' 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조례안을 제정하고, 태양광 발전소를 파주시가 직접 운영해 관내 기업들에게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구상도 추진 중이다. 경기도 ‘2024년도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 공모에도 선정돼 현대차와 함께 2026년까지 유기성 폐기물로부터 추출한 바이오가스로 하루 500㎏ 이상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청정수소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파주시는 이처럼 RE100을 통한 에너지 대전환, 미니 수소도시 조성이라는 큰 그림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 행동에 돌입했다. 올해 파주시가 개최한 경기도민체전을 모든 경기 진행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해서 ‘전국 최초의 RE100체육대회’로 만들었고, 학생 전용 통학순환버스인 ‘파프리카’에 수소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파주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 정책 발굴로 실천


다가오는 2025년, 파주시는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지역 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세부 계획을 포함한 ‘파주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파주시 재정이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온실가스 감축인지 예산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파주시는 환경부 국비지원사업인 ‘탄소중립 지원센터 운영’에 선정되어 2025년 하반기 “파주시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며, 지역 온실가스 배출과 감축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탄소중립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2050 파주시 탄소중립 비전선포식(가칭)’을 개최하여 시의 목표와 추진 방향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며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 낼 계획이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천은 우리 모두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다. 앞으로 파주시는 기후위기에 대한 적응력을 갖추고,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도시로, 시민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터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공존하는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 시도


파주시는 환경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우리 시정의 핵심 방향으로 삼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제 단순한 우려를 넘어,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공존하는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파주시는 이러한 목표 아래 탄소중립 실현과 녹색성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최초로 ‘친환경 현수막 상용화’와 ‘폐현수막 자원화’를 실현했다. 또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RE100 지원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렇게 파주시는 탄소중립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과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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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

한반도 기후공동체 라는 개념이 신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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