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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 목사ㅣ기독교환경운동연대ㅣ종교의 본질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살리는 일

 

황희정 기자 2024-07-12



김영현 목사는 감리교 신학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환경선교운동, 에큐메니칼(ecumenical, 교회 연합 일치 운동) 활동을 활발히 하다가 평창의 농촌교회에서 10년 동안 담임목사로 일했다. 평창환경운동연합 시민단체를 조직해 송전탑, 화력발전소 설치 반대 운동을 펼쳤다. ‘녹색그리스도인, 녹색교회 만들기’, ‘은총의 숲 조성’ 등 교회 안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환경운동에 참여하고 연대했다. 현재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다.

 

문맹보다 더 시급히 퇴치해야 할 것은 ‘생태맹’이다


이정배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문맹보다 더 시급히 퇴치해야 할 것은 ‘생태맹’이다. '생태맹'이라는 단어를 만드셨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로 시작한 대한민국 최초의 환경운동단체다. 1997년부터 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40년 동안 열심히 해왔지만 솔직히 말하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정말 생태맹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교회가 환경 문제, 생태 문제에 정말 관심이 없다. 오히려 시민사회 쪽에서는 기후 문제의 중요성이 아주 긴급히 대두되고 있고 시민들이 앞장서서 캠페인을 한다.


종교의 본질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살리는 일


교회가 이렇게 된 핵심적인 이유는 종교의 본질을 잃어버려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종교의 본질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살리는 일인데 개신교, 특히 한국교회는 그런 차원에서 종교의 본질을 많이 잃어버렸다. 기독교 전체가 인류사적으로 보면 이제까지 인간중심적으로 성서를 해석해 왔다. 인간의 생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다른 생명들을 보듬고 함께 살아가는 데 관심이 없었다. 특히 개신교는 개신교의 역사 때문에 자본과 더 끈끈한 연결점을 가지고 있어 본래의 성서 메시지를 잃어버렸다. 한국교회는 또 아주 기형적이다. 개신교가 한국에 들어와 토착화 되는 과정에서 종교의 본질이 가려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교회가 교회의 역할을 잘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부끄러운 일이다.


기독교 윤리와 환경선교


감리교 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오고 결혼도 하고 대학원까지 다녔다. 2008년 대학원에 진학해서 신약을 공부하려 했는데 광우병, 촛불등 사회적으로 큰 일이 있었다. 그때 사회변혁, 사회운동에 관심이 생겨 전공을 기독교 윤리로 바꿨다. 그러다 개신교 환경운동의 거목과도 같으신 양재성 목사님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 이후 환경선교라는 신앙운동을 했다. 2010년부터 에큐마니칼(ecumenical), '교회 연합 일치 운동'을 했다. 그 때 관심이 있어서 맡았던 일이 '4대강 지키기' 사업이었다.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행동'의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2014년에 평창에 내려가기 전까지 기독운동을 꾸준히 했다.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꿈


평창 방림면에 있는 농촌교회에서 10년 정도 담임목사를 했다. 마을에서 지은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마을에서 운영을 부탁했다. 카페를 열어 5년 됐다. 아내와 함께하다가 지금은 아내가 혼자서 한다. 카페에서 마을선교, 마을목회를 위한 일을 하고 있다. 조금 더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게 제일 큰 꿈이다. 마을의 지역축제를 만들어 매년 하고 있다. 평창에 있으면서 마을운동도 했지만 평창에 제대로 된 시민사회단체가 없었다. 2019년 주민들과 '평창환경운동연합'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송전탑 반대 운동, LNG 발전소 반대 운동을 했다. 지금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으로 중앙에서 일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지역, 마을에서 일하는 것이 재밌고 편하다.


녹색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슬로건은 ‘교회를 푸르게 세상을 아름답게’다. 성경적으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보전하는 청지기 사명을 일깨우는 운동이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환경운동을 하는 단체다. 최근 하고 있는 사업중의 하나가 ‘녹색그리스도인’, ‘녹색교회’ 만들기다. 녹색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하기 위해, 지금 이 지구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자본주의적 편리한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전환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녹색교회는 녹색그리스도인들이 모인 공동체


녹색교회는 녹색그리스도인들이 모인 공동체다. 물론 녹색교회는 개인이 하는 일들을 더 확대 재생산한다. 지금 집중하는 사업은 '2050탄소중립'이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 제안하고 각 교단들이 동의해 2021년 '한국교회2050탄소중립선언'을 했다. 사회가 더디 가고 있다면 교회가 앞장서서 가보자고 독려하고 있 다.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탄소의 감축은 물론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일까지 '2050탄소중립 계획'에 있다. 교회 안에 태양광 에너지 전환을 실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은총이 가득한 숲 만들기


녹색교회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 정의롭게 더 생태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하고 탄소중립으로 향할지 고민하고교회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기후 문제가 전 지구적 문제라는 의식에서 15년 전부터 진행해 온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숲 가꾸기'가 있다. ‘은총의 숲’이라는 사업이다. 15년 전 시작할 때만 해도 몽골 전 국토의 90%가 사막화되고 있다는 보고였다. 13년 전 다녀왔을 때도 나무를 심으면서 ‘아이고 하나님 나무가 잘 클까요?’ 했다. 지금은 한국교회의 아주 많은 기도와 후원이 모여 3만평 정도의 숲이 조성됐다. 초반에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몽골에 육묘장을 개발했다. 몽골 땅에 최적화된 나무를 묘목으로 키우고 어느 정도 자라면 바깥으로 옮겨 심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성공했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탄소 흡수원, 나무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해외선교를 정말 많이 했다. 이제 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지금까지 선교지에 교회, 학교, 병원을 지어 왔는데 기후 위기로 인해 그 공간이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탄소 흡수원인 나무를 심어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향,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환경선교, 생태선교, 기후 난민의 삶과 인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선교로 방향을 바꿔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좀 불편하더라도 희생하면서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모든 걸 다 헌신하겠다고 선언하고 일한다면, 환경선교는 교회의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교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종교와 교회에 기대하는 일들을 먼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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