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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 개그맨ㅣ나는 자연인이다

 

박성미 총괄 송민경 기자 2024-01-10


'나는 자연인이다' 개그맨 이승윤이  '숲 1976'을 찾았다. 취재진은 그를 위해 캠핑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두었는데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이유는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는 자연인이나 산사람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주어진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는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포장하거나 자랑질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주어진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사람, 자연이 자신에게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는 사람.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사람. 그는 자연인이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제가 12년째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도 가끔 산에 갔어요. 자연 자체가 아름답고, 그 속에 있으면 복잡한 생각을 안 하게 되니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근데 오래되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근데 그게 안 좋은 쪽이에요. 그게 좀 안타까워요. 요즘은 계곡물이 심각하게 줄어드는 게 보이고, 벌도 줄어드는 게 보여요. 예전에는 진짜 벌이 많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벌도 개체수가 줄어 가는 게 체감이 되요. 확실히 지구 환경이 좀 변해가고 있구나 느껴져요. 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멸종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하게 되지요. 아무래도 자주 접하니까 자연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은 벌도 벌이지만 지역에 가면 사람이 줄어 드는 게 보여요. 사라져간다는 느낌이랄까. 그런 것도 안타깝게 느껴져요. 오랫동안 자연을 다니다 보니까. 그리고 봄과 가을이 짧아졌다는 게 절실하게 느껴져요. 겨울이 지나서 봄이 왔다 싶었는데 어느덧 여름이더라구요.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하던데, 봄과 가을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요.


이러다가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이러다가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는 정말 더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리가 자연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얻었다면, 이제는 자연을 위해 정말 많은 것들을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해요. 이거 진짜 멀지 않아 심각해지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죠. 기후 변화 문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쓰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뭔가 작은 것부터 할 건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우리 아이들한테 미래를 물려줘야 되잖아요. 지금 우리는 자유롭게 숨 쉬고 활동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러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하면 경각심이 생겨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느 순간이 되면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진짜 살기 힘들어질 수도 있겠구나. 환경적으로 좀 더 안 좋은 상황이 될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 자연을 잘 지켜내고 보존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죠. 아이가 커 갈수록. 부모라면 그런 생각을 다 하잖아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기후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누구나 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꼭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우리 다음 세대를 생각하며.



자연에게 실수하지 않기   


저는 백패킹도 가끔 가는데요. 최소한 흔적을 남기고 오지 않으려고 해요. 일단 산에 가면 쓰레기를 주워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죠. 쓰레기 줍고 좀 깨끗하게 하는 거. 그런 거는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자연이 사실 인간에게 많은 걸 내어 주잖아요. 인간이 잠시 자연을 빌려서 거기서 혜택을 받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가끔 자연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오래 산에 다니다 보니 버리고 간 쓰레기도 보이고, 산에서 음식을 먹는 분도 보이고, 그런 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처음엔 그냥 아름다운 것만 보였는데, 인간들이 자연을 좀 함부로 하는구나. 이런 게 좀 느껴져요. 이제는 자연이 이 만큼 우리에게 해줬으니 최소한 우리가 자연에게 해 줄 수 있는 걸 해 줘야 할 것 같아요. 그게 흔적을 남기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연을 위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는데 우리가 실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들이랑 가끔 캠핑을 가면, '이곳이 우리에게 주는 만큼 우리도 잘 사용하고 가야 된다.' 뭐 그런 얘기를 하게 되더라구요.

 

맛집으로 갑시다


개인적으로 그냥 느끼는 게, 산에 가서 먹을 거에 너무 큰 비중을 안 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먹을 거에 비중을 두려면 캠핑장을 가시거나 맛집을 가셔야지 산에서 뭔가를 거하게 먹을 생각을 안 했으면 해요. 산에 올라가서 먹으면 뭘 먹어도 맛있죠.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저는 산 정상에서 누가 버리고 간 불판을 가지고 내려온 적도 있고, 술병도 가지고 내려온 적도 있어요. 어쨌든 산에 가서 뭘 거하게 먹으면 흔적이 남아요. 안 남을 수가 없거든요. 음식을 거하게 싸오면 가방도 무거워져요. 사실 산행도 쉽지 않고요. 저는 그래서 산에 갈 때는 짐을 최소화해요. 먹을 걸 최소화하는 거에요. 산에 먹으러 가는 건 아니었으면 해요. 먹는 거 말고 그냥 산행하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거고 충분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거고 눈으로 이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거고. 전투 식량 정도 가져 가면 좋을 거 같아요.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는 거죠. 한 번 정도는 가볍게 먹어도 되잖아요? 우리가 밖에서 얼마나 잘 먹어요. 그러니까 한 번 정도는 가볍게 먹자는 마음으로 산에 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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