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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선 | 김보미ㅣ변호사의 사회적 책임은 무엇인가

 

2024-09-13

김보미 변호사는 공익변호사다. 2022년부터 법무법인(유) 원의 공익법인 '사단법인 선'의 상임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난민이주외국인특별위원회 위원(2023~현재),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젊은지도자상 수상(2023), 지구법학회 정회원(2023~현재), 환경법학회 홍보간사(2023~현재),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여성위원회 회원(2024~현재), 한국YWCA 탈핵기후생명위원회 위원(2024~현재), 한국젠더법학회 정회원(2024~현재), 제25차 한일중 환경장관회의(TEMM) 청년포럼 청년대표(2024~현재),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인권특별위원회 위원(2024~현재)으로 활동 중이다. 기후공시를 위한 자본시장법 조항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후공시를 위한 자본시장법 조항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후활동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 기후활동가에 대한 재물손괴, 집시법 위반 등 형사소송, 난민 처우 개선을 위한 난민법 조항 헌법소원심판 청구, 난민불인정결정 취소소송을 진행했다.

 

공익활동의 새로운 선(線)


'사단법인 선(이하 '선' http://www.thesun.or.kr)' 의 상임변호사다. '선'은 '앞장서서(先). 선한 일을 하고(善), 베풀며(宣),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개선해 나가며(繕), 로펌 공익활동의 새로운 선(線)을 만들어 나가고자'  2013년 '법무법인 '원(이하 '원')'이 설립했다. '선'은 공익만 전담하는 상임변호사가 두 명있다. 소송이 있으면 '원'의 변호사들과 팀으로 함께한다. 변호사는 공익활동 의무 시간이 있는 유일한 직업이다. 변호사법 제27조, 변호사는 연간 일정 시간(20시간) 이상 공익활동에 종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지키지 못하면 돈으로 대체할 수 있다. 변호사의 공익적 활동으로 흔히 '국선변호사'를 많이 알고 있다. 형사 사건에서 경제적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피고인을 위해 국가가 비용을 부담해서 변호인을 지정해 주는 제도다. '공익변호사(이하 '공변)'는 사회적 약자, 인권, 생태환경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변호사인데 비영리 단체나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에서 일한다. 공익변호사는 통상적인 수임료를 받지 않고 법적 도움을 준다. 이것만 하는 변호사가 '공익전담변호사'다. ‘공익변호사’는 117명이다.(2023년 12월 기준, 법률신문)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전체 변호사 3만4660명 중 0.33%에 해당한다. 한국의 공익변호사 규모는 변호사들의 비영리 활동이 활발한 미국과 비교해 작다. 미국의 공 전업변호사는 1만5000여 명으로 미국 전체변호사인 130만 명의 1.15%다.(미국 변호사협회(ABA)와 국립사법접근센터(National Center for Access to Justice·NCAJ). ‘선'의 공익활동은 생태, 사회적 경제, 유스((YOUTH),여성 국제, 후견, 공익 일반, 사회공헌으로 나뉘어 있다. '유스'는 보호 종료 아동과 해외에서 유학 온 유학생의 법률 자문을 하고 있고 '후견'은 정신적인 문제나 노령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분들을 대신해서 후견인이 되어드린다. '사회적 경제' 부분은 기후 관련 소셜 벤처와 여성창업자의 소셜벤처 등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는 난민 처우 개선, '생태'는 기후 환경, '공익 일반'은 위에 있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변호사의 조력이 급하게 필요한 그런 일이 생겼을 때처럼 업무 범위 안에 안 들어 있어도 지원한다. 단 하루도 의뢰가 없는 날은 없다. 업무량이 적지 않지만, 공변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


 '공익'을 위해 '승소'해야 한다


대학 다니면서 휴학하고 코이카(KOICA)프로그램으로 라오스에서 봉사활동을 1년 넘게 했다. 복학해서 변호사 자격증 따고 시민단체 가야겠다 결심하고 졸업하자마자 로스쿨에 입학했다. 변호사가 되고 싶은 것보다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싶었다. 대학 시절 내내 봉사활동을 찾아다녔다. 휠체어 봉사, 쪽방촌봉사, 멘토링봉사, 연탄봉사 안 해 본 것이 없다. 현행 법과 제도에 많은 문제와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그때 했다. 쪽방촌 봉사를 할 때 자식이 있으면 부양자가 있다고 판단해 기초수급이 안 되는 분들이 있었다. 자식과 연락도 안 되는데 어떻게 기초수급자가 아니라는 건지 법제도의 한계가 보였다. 2021년 청년기후긴급행동의 청년들이 두산중공업이 베트남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반대하며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 앞에서 시위를 했다. 이들이 '두산' 로고 조형물에 녹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올라서서, 두산이 '그린워싱'을 한다고 외치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재물손괴죄'로 기소가 되었다. 석탄화력발전소 착공을 막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민사소송은 승소했고 형사소송은 대법원에서 재물손괴 부분이 무죄로 인정되어 파기환송됐다. 기후위기 대응의 유의미한 판례로 남았다. 우리는 하나의 지구를 공유하고 있는데 한국기업이 외국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으면 탄소중립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청년들을 도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 '공변'을 하면 긴 호흡으로 살아오신 많은 환경운동단체와 활동가들을 만나게 된다. 그 분들의 역사를 들을 수 있고 왜 그런 액션을 하게 된건지 볼 수 있다. 얼마나 환경을 생각하고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알게 되는 과정이 재밌고 행복하다. 항상 패소를 걱정한다. 패소했을 때 다른 환경 활동하는 분들에게 영향을 주게 될까 봐 꼭 승소하고 싶다. 활동가분들에게도 소송 결과가 운동의 결과가 아니다. 패소하더라도 이걸 딛고 다른 운동으로 넘어가셔야 된다고 늘 말씀드린다. 환경운동하는 분들이 패소의 경험이 너무 많다. 승소의 경험이 많아야 힘이 나는데 작은 승소였지만 활동하시는 분들이 너무 기뻐하셔도 정말 행복했다. '공변'만 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가 않다. 지금 '공변'으로 이 일만 하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너무 일이 많아 밤을 새도 기쁘고 행복하다. '공변'이 일할 수 있는 공익위원회나 재단은 대한민국 전체 로펌 중에 10여 개다. 더 많아져야 한다.


법조인의 연대가 중요해


기후나 생태 등 공익 관련 판결은 외국의 영향을 받는다. 여론도 중요하지만 같은 법조인들의 의견도 중요하다. 기후나 생태 관련된 사건에서는 법조인 연대 서명 요청을 하기도 한다. 법조인들이 기후 생태 문제에 대해서 공감대를 가지고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를 얘기할 때 '60억 지구인의 조별 과제다'라는 말을 한다. 안 하면 누군가 하드캐리 해야 된다. 기후위기에 대해 다들 알고 있는데 쉬쉬하는 느낌이다. 기후위기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계속 미루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계속 말하고 있다. 같이 공감하고 같이 풀어 나가야 한다. 에너지 전환이 급하고 중요하지만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중남미 저개발 국가 사람들은 리튬광산에서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노동에 시달리고, 환경도 파괴된다. 이러한 인권침해문제와 생태 파괴를 묵인하고 지나갈 수 없다. ' 탈성장'의 기조로 가야 한다. 지구와 공존하기 위한 선택은 '탈성장'이다. 성장 중심 사회에서 시선을 바꿀 필요가 있다. 돌봄 사회로의 전환, 주변을 돌보면서 가야 된다. 지구법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환경법은 인간 중심으로 자연을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나에 가깝다. 지구법은 자연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면 공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법철학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구법이라고 생각해, 주변 변호사들에게 많이 추천하고 있다.


''공변'을 하면 희망이 보인다


20살 때 되자마자 채식을 시작했다.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성격이다. 기후위기가 너무 심각한데 난 뭘 할 수 있을까 싶어 일단 고기부터 끊었다. 공장식 축산이 안 좋다고 하니 그만 먹어야겠다. 원래 사람을 좋아한다. 중고등학생 때도 주변 사람들한테도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렸다. 속상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리더가 되고 싶진 않다. 그냥 같이 있어 주는 사람은 할 수 있다. 언제든 환경 활동가들이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불편함 없이 전화해서 같이 하자고 말해 주면 좋겠다. 든든하다고 말해 주면 행복하다. 사회와 약자들에게 대한 관심은 많지만 그분들처럼 경험하지는 못한 나이다. 경험해 주신 선배들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행복하다. 요즘은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 라오스어와 태국어도 한다. 아마 다른건 몰라도 한국 변호사 중에서 라오스어는 제일 잘할 것 같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다. '공변'을 하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좋은 어른을 만나는 기회는 정말 소중하다. 좋은 어른 만나서 얘기 듣고 배울 일이 많지 않은데 '공변'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운동을 해오셨던 분들을 만나는 기회가 많다. 개인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보통 변호사나 의사는 안 좋을 때 만나는 직업이다. 소송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이 살면서 쉽게 겪지 않을 일 중에 하나다. 그래도 '공변'은 최악일 때 만나는 게 아니라, 무언가 희망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변호사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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