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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후운동과 노동운동의 교집합

 

김용만 대표 편집인

    

     

산업혁명은 자본주의와 노동운동의 출발이다. 또한 지금의 기후위기와 환경운동의 시작점이다. 산업혁명이 잉태한 자본주의는 도시로 노동자를 불러들였다. ‘인클로저’다. 자본가들은 몰려든 사람들을 고용했고 노동자가 탄생했다. 자본주의는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새로운 신분사회를 구축했다.

     

노동운동은 자본가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환경운동은 환경으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다.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의 귀결점은 무엇인가. 문제를 야기시킨 자와 피해를 보는 자, 권력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 ‘기후약자’는 노동자이며, 노동자는 곧 시민이다. 기후운동과 노동운동의 주체는 동일하다. 환경운동가와 노동운동가의 연대를 보기 힘들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기후운동가와 노동운동가가 연대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진보의 승리는 연대를 전제로 한다.

     

열악한 노동환경이 노동자들을 각성시켰듯이 각종 오염과 공해가 시민들을 각성시키면서 ‘환경운동’이 시작되었다. 기후위기가 시민들을 각성시키고 있다. ‘기후운동가’가 등장했다. 우리는 시민이고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급여를 받고 있는 모든 이들은 노동자다.

     

기후위기는 노동위기다. 기후 이상 변화에 따른 충격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자본가가 아닌 노동자다. 사회적 안전망은 덜 촘촘하다. 노동조건은 더 열악해진다. 고용도 불안해진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도 공평하지 못해서 모든 정책의 피해자는 노동자다.

     

199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뤼천은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를 제안했다. 인류의 산업 활동으로 지구 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화했고 18세기 산업혁명 시기가 ‘인류세’의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지질학계가 아직 공인하지 않은 지질시대 구분이지만, 인간과 지구와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개념이다.

     

이토록 짧은 시간, 행성을 전일적으로 지배한 사례는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하다. 인류는 자신과 지구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었다. 막강한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행성의 미래는 좌우된다. 깊은 성찰과 실천적 행동이 필요하다. 지구를 떠나 살 수 없기에, 생태계 구성원들과의 ‘평화로운 공존’은 최상위 명제다.

     

지구에서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이 시대의 화두다. ‘기후약자’의 피해는 시민들, 곧 노동자들의 피해다. 기후위기 대응은 노동시장 재편이 고려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은 최저생계비와 생존을 위해 싸워 왔다.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기후위기에 다시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할지 모른다. 그것은 시민이면서 노동자인 우리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4월10일 총선이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는 ‘정치 세력화’의 기초적 행위다. 기후공약과 기후후보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이때, 노동자들의 ‘정치 세력화’와의 거리를 생각해 본다. 기후운동과 노동운동은 하나의 강물이다.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 지천을 만나듯 거대한 물줄기로 강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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