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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포럼 | ‘알면 사랑한다’는 생태학의 유명한 명제

최종 수정일: 5월 4일

 

‘알면 사랑한다.’는 생태학의 유명한 명제입니다. 우리가 붉은머리오목눈이라는 종의 아름다움을 알게되면 이 종을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를 소중하게 여기게 되면 이 작은 친구들이 살아가는 덤불과 키작은 숲도 소중하게 여기게 됩니다.

태화강은 울산을 가로지르는 강입니다. 우리 가족은 태화강 주변에서 살고, 태화강 주변에서 일합니다. 가끔은 카메라나 스케치북, 책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태화강 주변으로 산책을 나가기도 합니다. 한적한 공간을 만나면 그 곳에 돗자리를 깔고 그림을 그리거나, 간식을 먹거나, 사진을 찍습니다. 산들이의 손을 잡고 주변을 거닐면서 꽃과 새를 보고, 우리 주변의 자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태화강에 피는 갓꽃을 만난 산들이는 신이 났는지 갓꽃을 꺾어 머리에 꽂았습니다.보통 아이들이 머리에 꽂는 꽃의 크기는 아니지만 산들이는 썩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산들이를 따라 걷던 아빠는 붉은머리오목눈이를 만났습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라는 속담의 주인공 뱁새입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텃새입니다. 참새만큼 흔하지만 수줍은 성격때문에 늘 덤불속으로 숨어다녀서인지 쉽게 우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덤불 옆을 걸을 때 “개개개갯- 개개개갯- 피유- 피유-” 하는 소리가 들리면 걸음을 멈추고 작은 친구들을 찾아보게 됩니다.

덧) 사진 속 꽃은 유채(Brassica napus)가 아니라 갓(Brassica juncea)인것 같지만 신경쓰지 맙시다.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저도 잘 모르니까요.

아내는 저와 산들이의 관찰을 멋진 그림으로 바꿔주었습니다.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우아하고 멋집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드는 일도 낭만적이죠. 식물과 곤충과 새의 이름을 많이 아는 사람들만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에 잘 아는 사람이나 숲해설가, 자연환경해설사 같은 분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네이처링(naturing)이나 모야모(moyamo)처럼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을 도와주는 어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흐름대로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공유해보세요. 그리고 깊은 숲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보세요.



태화강은 새를 구경하기 아주 좋은 곳입니다. 여름에는 백로류를 비롯해 여름 철새를 볼 수 있고, 겨울에는 떼까마귀의 군무를 볼 수 있습니다. 집 가까이에 새를 볼 수 있는 강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입니다. 새를 관찰하는 행위를 우리는 탐조(探鳥; bird watching)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인 취미는 아니지만 북미나 유럽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대중적인 취미생활입니다. 망원렌즈를 써서 멀리 있는 새를 조심스레 관찰할 수도 있고, 모이통이나 물통을 설치해 새들이 먼저 다가오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아름다운 친구들과 그들의 서식지를 지켜주세요.

 

글 사진 김우성   woosung.kim83@gmail.com

생태정치포럼 운영위원장

자연과공생연구소 소장

전)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서울대 산림과학부 석사

 『청년활동가, 청년 김우성의 기후숲』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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