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2024-12-13 김사름 기자


인류가 직면한 위기: 해답은 자연에게 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자연 환경 훼손이 심화되면서 현재 인류는 전례 없는 환경 위기에 맞닥뜨렸다. 이에 전 세계의 학자들은 지금 인간이 직면한 문제의 해답을 자연에서 찾기 시작했다.


기존의 과학기술은 인간의 발전을 위해 자연을 희생시켜 왔다. 그런 인간중심의 기술이 지금의 문제들을 초래했다. 이젠 기존의 인간중심기술이 아닌 자연중심기술을 새롭게 찾아야 한다. 자연중심기술이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생태적 풍요와 경제적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기술이다. 자연과 공존 가능한 과학기술을 모색한 과학자들이 자연중심기술을 제시했다. 자연중심기술은 현재 생명공학과 나노기술, 건축, 로봇공학, 집단지능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에선 자연중심기술의 역사와 현주소를 경이롭고 신비한 자연의 모습과 함께 보여 준다.


자연중심기술의 중추: 생물영감과 생물모방


환경 위기의 심각성이 짙어지면서 자연중심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과학계에서는 자연 속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해 경제적 효율성이 뛰어난 물질을 창조하려는 과학기술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생물체로부터 영감을 얻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물영감(bioinspiration)'과 생물을 본뜨는 기술인 '생물모방(biomimicry)'이다. 책에선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자연중심기술이 사용되었던 사례들을 되짚어 보고, 생물영감과 생물모방이 독립된 연구 분야로 자리 잡게 되는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며 인간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자연으로부터 무한한 아이디어와 해법을 얻어 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우리 주변의 생물은 대부분 수천만 또는 수억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갖가지 도전에 슬기롭게 대처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이러한 생물의 구조와 기능을 본뜬다면 경제적 효율성이 뛰어남과 동시에 환경친화적인 물질을 창조할 수 있다. 이것이 생물영감과 생물모방, 즉 자연중심 기술의 근본 원리다.


이 책에선 자연의 생물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인간의 롤 모델이라고 말한다. 화석연료를 고갈시키지도 않고 지구를 오염시키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전부 해 왔다.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자연의 지혜를 배우는 생물영감과 생물모방은 지구를 기후위기에서 구하고 생태시대(Ecological Age)를 열어 줄 혁신적인 접근 방법이다.


자연 중심적 세계관: 생태 주의와 생명 중심적 관점


인류는 자신이 지구에 사는 수많은 생물 종의 하나일 따름이라는 사실을 곧잘 망각한다. 하물며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물과 더불어 살아가기는커녕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기술사학자인 린 화이트(Lynn White)가 1967년 3월 Science에 발표한 생태위기의 역사적 기원 The Historical Roots of our Ecological Crisis이라는 논문에선 지구의 환경위기가 인간이 자연보다 우월하며 자연을 지배해야 한다고 여기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철학자인 아르네 네스(Arne Naess)는 1973년 제창한 근본생태주의(deep ecology)운동을 통해 환경 위기의 해결을 위해선 근본적인 세계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5년 네스를 따라 미국의 사회학자인 빌 드볼(Bill Devall)과 철학자인 조지 세션스(George Sessions)가 펴낸 근본생태주의 Deep Ecology 에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내재적 가치를 갖는다고 말했다. 내재적 가치(inherent worth)는 인간의 가치평가와 무관하게 그 존재 자체로 갖는 가치를 의미한다. 동일한 가치를 지닌 인간과 자연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가 그 일부라는 것이다. 또한 드볼과 세션스는 생명 중심적 평등(biocentric equality)의 원리를 내세워 인간을 자연과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로 보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은 거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생명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살고 번성할 평등한 권리를 가지며, 자기 나름의 삶을 전개하고 큰 자아의 맥락 안에서 자기를 실현할 평등한 권리가 있다. 모든 유기체와 생태권에 존재하는 모든 실재는 상호 연관된 전체의 한 부분이다."


미국 철학자인 폴 테일러(Paul Taylor)는 1986년 출간한 자연에 대한 존중 Respect for Nature에서 자연에 대한 생명 중심적 관점(the biocentric outlook on nature)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인간중심적 세계관을 벗어나 새롭게 자연중심적 세계관을 제공하는 신념 체계라고 설명했다.

“첫째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똑같은 이유에서 지구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둘째 인간을 포함해 모든 종은 상호 의존 체계의 일부이다.”

“셋째 모든 생명체는 자기 고유의 방식으로 자기 고유의 선善을 추구한다.”

“넷째 인간이 다른 생명체보다 더 우월한 존재는 아니다.”


책에선 위 학자들의 이론을 들어 오늘날의 생태 위기는 아직도 인간 중심적 세계관과 생명 중심적 세계관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인류 사회가 산업시대에서 생태시대로 전환되려면 무엇보다도 생명 중심적 또는 자연 중심적 세계관에 대해 인류 전반적인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태시대를 열 과학 혁신: 청색 기술


산업시대가 시작되고 인간중심기술이 성행하면서 생태계의 파괴 문제가 심각해졌다. 덜 쓰고 덜 생산하면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과 동시에 기업에게 환경 파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녹색경제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그러나 녹색경제는 환경보호를 위해 소비자와 기업에게 큰 부담을 안겨 주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기대하는 만큼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과 상충되는 결과를 피할 수 없다.


기업가이자 환경운동가인 군터 파울리(Gunter Pauli)한계가 분명한 녹색경제의 틀을 뛰어넘어 환경과 경제 성장이라는 상반되게 보이는 두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해법이 자연중심기술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연중심기술을 원동력으로 녹색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경문제와 경제 성장이 조화되는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가진 청색경제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책에선 파울리의 청색경제 이론에 동의하며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자연의 원리를 채택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연중심기술이 '청색기술'이라고 말한다. 청색기술이 청색경제를 실현시켜 내는 근간이며 미래 사회의 방향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댓글 1개

1 Comment

Rated 0 out of 5 stars.
No ratings yet

Add a rating
Guest
Dec 15, 2024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서 꼭꼭꼭 읽어 봐야할 기사입니다.자연 영감.청색 기술.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군터 파울리.감사 합니

Lik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