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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원의 지구와 정치 | 1947년 트루먼 톡트린과 2025년 트럼프 독트린: 냉전의 유산과 새로운 패권 전쟁의 탄생

2025-4-24 윤효원

 

1947년 '트루먼 독트린'과 2025년 '트럼프 독트린'을 비교하며, 냉전의 유산과 새로운 패권 전쟁의 탄생을 설명한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 전면화, 세계화 시대 종언, 보호무역 선언으로 무역과 기술을 무기로 한 신냉전 구도가 짜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윤효원 아시아 노사관계 컨설턴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감사 |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1947년 3월,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을 통해 이른바 '트루먼 독트린'을 발표한다. 이로써 반파시스트 연합의 일원으로 함께 싸웠던 소련은 하루아침에 억제와 봉쇄의 대상이 되었고, 세계는 냉전이라는 거대한 대결 구도로 빠져들게 되었다. 소련을 악으로 규정하고, '자유민'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미국의 제국주의적 세계 개입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로부터 78년이 지난 2025년 봄, 전 세계는 또 다른 제국주의적 선언을 목격하고 있다. 다만 이번엔 군사적 대결 대신 무역과 기술을 무기로 한 새로운 패권 전쟁, 일명 MAGA라는 ‘트럼프 독트린'이 본격화된 것이다. 세계화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보호주의와 분열된 블록 경제가 떠오르면서, 신냉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고 있다.

1947년 3월 12일 해리 S.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그리스와 터키에 4억 달러의 원조를 요청하며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했다.  이 연설은 훗날 "트루먼 독트린(Truman Doctrine)" 연설로 알려졌다. 사진_해리스 s. 트루먼과 박물관
1947년 3월 12일 해리 S.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그리스와 터키에 4억 달러의 원조를 요청하며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했다. 이 연설은 훗날 "트루먼 독트린(Truman Doctrine)" 연설로 알려졌다. 사진_해리스 s. 트루먼과 박물관

트럼프 독트린 MAGA: 무역의 탈을 쓴 지정학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승리 이후 재집권 첫 해,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전면화하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강화하고, 유럽·한국·일본 등 전통적 동맹국들에게도 고율의 관세와 무역협정 재검토를 통보했다. 2025년 3월부터는 철강,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부품 등 전략 물자에 대해 일방적 관세 폭탄을 선언했고, 이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경제 조치가 아니다. 이는 곧 지정학적 재편 전략, 즉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표준, 경제 블록화를 통해 미국 중심의 신질서를 구축하려는 신냉전적 교리다. 이와 같은 전략은 명백히 1947년 트루먼 독트린의 현대판이며, 그 수단이 무역과 기술로 확장되었을 뿐이다.


1950년 4월 7일 미국 트루먼 행정부에서 최종 발표한 NSC-68(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고서 제68호. 사진_해리스 S. 트루먼과 박물관
1950년 4월 7일 미국 트루먼 행정부에서 최종 발표한 NSC-68(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고서 제68호. 사진_해리스 S. 트루먼과 박물관

NSC-68: 냉전 전략의 청사진, 오늘날의 거울


트루먼 독트린이 미국의 냉전 개입을 선언한 이념적 선언이었다면, 1950년 발표된 NSC-68(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고서 제68호)은 그 선언을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행동 전략으로 발전시킨 정책 문서였다. 당시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폴 니체(Paul Nitze, 1907~2004)를 중심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미국이 고립주의 외교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인 소련 봉쇄 전략을 총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을 담고 있었다. 군비 확장을 통해 힘의 우위를 확보하고, 정치·경제·심리·군사 전 영역에서 소련과의 대결 구도를 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NSC-68은 1950년 4월 7일 최종 발표되었고, 이후 NATO 강화, 군사 개입, 전략물자 통제 등 냉전 전반의 실행 틀을 제공했다. 이 보고서는 “소련은 본질적으로 확장주의적이며, 평화 공존은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미국이 전 세계 자유주의 국가의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는 교리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이 교리는 불과 석 달 뒤 한국전쟁 발발로 현실화되었다. NSC-68은 미국 주도의 냉전 전략을 공고히 했으며, 그 ‘경제 버전’이 바로 2025년 트럼프 독트린이다.


미국과 중국, 탈세계화 시대의 대격돌


트루먼 시대의 NSC-68이 소련의 유라시아 장악을 막기 위한 총체적 대응 전략이었다면, 트럼프 독트린은 중국의 기술굴기와 인프라 팽창 전략에 맞서 세계적 차원의 ‘경제 전장’을 열고 있다. 특히 반도체, AI, 클라우드, 전기차 등 전략 분야에서 ‘민간+국가’ 연합을 통한 첨단 기술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 AUKUS 등 다양한 형태의 ‘경제-안보 복합동맹’이 출현하며, 세계는 다시 두 개의 세계로 갈라지고 있다. 단지 이번엔 철의 장막이 아니라, 관세 장벽과 기술 규제 장벽이 새 시대의 경계선이 되고 있다.


한국의 전략적 딜레마와 외교 자율성의 위기


이러한 정세 속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극단적 균형추의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2차전지 등에서 글로벌 제조업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한국은 트럼프 독트린의 직접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산 수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일방적 무역 개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며, 전략 없는 대미 의존이 반복되고 있다.


신냉전의 개막과 ‘친미 엘리트’의 발악


2025년 봄은 냉전의 역사를 반복하는 기점이다. 1947년 트루먼 독트린이 전체주의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세계 개입을 정당화했듯, 트럼프 독트린은 무역과 공급망을 구실로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이 구도 속에서 한국은 스스로의 외교 주권과 산업 전략을 미국에 저당 잡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방미는 신냉전 국면에서 더욱 뚜렷한 문제를 드러낸다. 12.3 내란의 주범인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 파괴 책임으로 탄핵된 상황에서, 6.3 대선을 앞두고 정권의 말기에 접어든 경제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무역 협상’을 하겠다는 것은, 정당성 없는 권력이 미국의 전략에 부역하는 전형적인 친미사대주의 행위라 할 수 있다.

이 방미는 글로벌 정세의 민감함을 무시하고 미국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을 동일시하는 지배 엘리트의 사대주의와 이기적 행태를 드러낸다. 이는 한국 산업과 외교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동시에, 차기 정부에 외교적 부담을 떠넘기려는 무책임하고 부패한 행태다. 2025년의 트럼프 독트린이 단지 미국의 보호무역 선언이 아니라, 21세기형 제국주의의 귀환이라면, 한국은 독립적 외교와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또다시 미국의 독트린에 흔들리는 나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1947년의 미국은 떠오르는 나라였지만, 2025년의 미국은 가라앉는 나라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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