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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컨셔스웨어 서인아 대표 | 소재 혁신과 기후 혁신, 바이오레더

 

2025-03-06 최민욱 기자

컨셔스웨어 서인아 대표 제공
컨셔스웨어 서인아 대표 제공
 

옷더미 산더미, 충격으로부터 시작된 컨셔스웨어


컨셔스웨어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 한 경험에서 출발했다. 해외 영업을 담당하며 매년 바이어에 의류 제품을 50만장 이상 생산했던 경험이 환경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매주 샘플과 광고용 의류를 폐기하는 현실을 마주하며, 과연 이렇게 생산을 계속해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겼다. 여기가 친환경 브랜드를 설립하게 된 계기였다.

초기 의류 브랜드로 시작했으나, 카이스트 MBA 과정에서 SK케미컬과 함께 옥수수 바이오매스로 제작하는 친환경 가죽 개발에 참여하면서 방향성이 구체화되었다.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는 의류보다 가죽이라는 단일 소재에 집중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환경적으로도 유리하며 스케일업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컨셔스웨어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사회적 관심에서 이어진 바이오레더 소재 개발


사회적 가치 추구는 중고등학생 시절부터였다. 편부모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과 대학 시절 자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1:1 교육 봉사 등 소셜 임팩트에 관심이 많았다. 의상학 전공이 환경 분야로 관심을 확장하는 데 영향을 주었지만,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모색하는 데에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선택했다.

노동 문제보다 소재 개발에 집중한 이유는 작은 힘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노동 문제는 한 기업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소재 개발은 더 광범위한 변화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었다. 가죽 가공 과정에서 사용되는 크롬이나 포름알데히드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소재 개발을 통한 접근이 사람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바이오레더, 내구성과 친환경의 절묘한 균형


친환경 가죽 개발은 2018년부터 본격화되었다. 코로나 이전부터 친환경 가죽이 붐을 이루기 시작했으나, 당시 국내에서는 이러한 소재를 활용하는 기업이 거의 없었다. 선인장 가죽처럼 혁신 소재를 찾기 위해 멕시코에 연락해 뒤지며 다양한 가죽 소재를 탐색했지만, 당시에는 만족할 만한 품질의 가죽을 찾기 어려웠다.

친환경 가죽 개발에서 가장 큰 도전은 품질도 높이고 환경에도 도움되게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식물성 소재는 내구성과 내마모성, 친환경성이 반비례하는 특성이 있다. 생분해 비닐이 찐득거리고 오래 보관되지 않는 것처럼, 가죽도 잘 썩지만 내구성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 과제였다. 완전히 반비례하지는 않지만, 내구성과 생분해성의 최적 접점을 찾아 소재를 개발하는 게 주요 목표가 되었다.

현재는 생분해 테스트와 내마모성, 내구성 테스트를 모두 기관에 의뢰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가죽이 저온에서 내구성이 높아지는 특성을 활용하면서도, 추운 환경에서 갈라지는 약점을 보완하는 등 장단점을 조합해 최적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재발견된 가죽의 가치


가죽은 단순한 사치재가 아닌 일상적으로 필요한 소재다. 먹고 자기와 같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는 아니지만, 선사시대부터 사용해 온 유구한 전통의 소재로서 현대 사회에서도 중요하게 쓰인다. 자동차 내장재, 가방, 가구 등 일상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며, 세계 시장 규모는 80조에서 110조 원대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기 표현을 위해 입지만 쉽게 버려지는 의류와 달리, 가죽 제품은 대체가 필요한 필수적인 소재에 가깝다. 가죽은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소재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음식 포장 비닐이나 치약 같은 소비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치재도 아닌, 일상 생활에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소재로 볼 수 있다.

가죽은 유행에 따라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소재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용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소재 개발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대체를 위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할 가치가 있다.


친환경에 호소하기보단 팔릴 제품을 만들어야


컨셔스웨어의 마케팅 전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2018~2019년 친환경 브랜드를 처음 시작할 때는 코로나 이슈로 친환경이 트렌드였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을 우선으로 구매하기보다,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이 우수하면서 친환경적인 요소가 부가적인 가치로 작용할 때 구매 동기가 생긴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초기에 친환경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고수했다. 친환경 캠페인과 광고, 현수막 설치,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 활동에 집중했으며, 300명에게 티셔츠를 수거해 새로 고쳐 돌려주는 등의 직접적인 업사이클링 활동도 펼쳤다.

이 접근법은 장기적인 영향력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이미 환경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범위를 넘어서 확장하기 어려웠다.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게 하여 브랜드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

가죽 잡화 브랜드를 런칭하면서는 제품의 우수성을 먼저 보이고, 소재가 친환경이라는 점을 부차적으로 알리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내부적인 가치는 변함없이 유지하되,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외부적으로는 덜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완벽한 친환경 검증, 스타트업에게는 사치일까


초기에는 서울시 프로그램과 SK그룹 사회가치평가연구원 등 외부 기관과 협업했다. 필요에 따라 사설 전문 평가원에 의뢰하기도 했는데, 사설 기관은 비용이 발생하지만 공공기관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탄소 발자국 측정의 복잡성은 방법론에 따른 결과 차이에서 비롯된다. 원료의 사육 단계부터 포함하느냐, 원료 추출에서 운송까지 전 과정 평가(라이프 사이클 어세스먼트)를 진행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학술 논문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도 있지만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제품별로 사용하는 가죽과 개발된 가죽이 다른 점도 측정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이에 대응해 객관적 수치 제시를 위해 여러 측정 결과 중 최저값을 기준으로 삼지만, 최대 도달 가능한 수치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현실적 제약도 분명하다. 최근 진행한 가죽 바이오 테스트의 비용은 150만원에 달했으며, 이는 바이오 함량과 생분해율 측정에 불과하다. 전체 라이프사이클 평가까지 진행하면 제품 하나당 약 천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사실상 모든 제품에 대한 테스트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상황에서도 사용하는 가죽 면적에 따른 비례 계산법 등 내부적인 평가 체계를 구축해 환경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정확한 환경 영향 측정은 친환경 제품의 신뢰성 확보와 장기적인 개선 방향 설정에 필수 요소이다.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서, 제한된 자원 내에서도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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