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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티 | 장동용ㅣ시흥갯골사회적협동조합ㅣ모든 것에 감동하라, 그리고 행하라

 

황희정 기자, 김동혁 영상기자 2024-04-25



장동용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시흥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을 맡았다. 시화호 문제 발생 후 시화공단의 대기 개선 해결에 앞장서서 시민단체 운동을 주도했다. 시화호 북측 317만평(현 시화MTV) 매립개발사업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05년부터 2008년에는 강화도의 강화갯벌센터 사무국장으로 근무했다. 전국을 다니며 농촌개발사업, 마을주민교육을 하다가 2022년에 시흥으로 다시 복귀해, 지금은 시흥갯골사회적협동조합의 상임이사로 있다.

 

갯벌은 나의 시작이자 생명의 출발


어릴 때 대천에서 살았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어린 시절을 온통 대천 바닷가, 갯벌에서 지냈다. 갯벌, 물놀이, 논이 항상 주변에 있었고 나의 삶에 체득되었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내가 환경운동, 반대투쟁운동, 주민운동을 하는 이유로 이어졌다. 특히나 습지는 나의 철학과 가치관이 맞아 떨어지는 공간이다. 바다 해(海)자를 보면 삼수(水) 변에 사람 인(人), 어미 모(母)자다. 사람과 어머니, 물의 개념이 함축되어 있다. 습지는 생명의 출발이자 가장 많은 생물다양성이 살아있는 곳이다. 시흥은 습지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되는 곳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의 활동과 현재의 삶이 계속 갯벌로 흘러가고 있다.


모든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나의 첫째 아이가 환경운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이가 3살 때 시흥으로 이사를 왔는데 악취와 오염 문제가 너무 심했다. 그때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도저히 가만히 있지 못하겠다는 마음으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그 운동이 갯벌로 이어진 것은 오이도 매립이다. 시흥시가 10만5000평 규모의 오이도 갯벌 매립을 발표했을 때 시흥환경운동연합회 사무국장으로서 주민활동과 갯벌 매립 반대 투쟁을 최전선에서 했다. 오이도 갯벌 매립을 백지화하니 새만금 방조제 건이 생겼다. 한 달 동안 농성하고 머리 깎고 단식하고 새만금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 투쟁했다. 이제 쉬려고 보니 또 장항 갯벌을 매립한다고 해서 거기 가서 백지화하는 운동을 했다. 처음에는 아이 때문에 시작했지만 결국엔 뭇 생명, 모든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어졌고, 이런 마음이 몸에 체화되어 있었다. 습지에 사는 생명들은 다 나와 같은 생명이다.


알고, 익히고, 마음으로 감동한 다음에


환경을 주제로 강의하는 선생님들은 시흥이 다른 시군보다 월등히 많다. 이 활동을 영리로 잇는 선생님들이 직업군의 하나로 성장했을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분들이 근본적인 철학을 고민하고 활동했으면 좋겠다. 시흥에 사는 생물종들을 정확히 알고, 몸에 배게 익히고, 마음으로 감동한 다음에 그에 따라 교육을 하든 문화예술을 하든 해야 한다고 본다. 매립된 곳을 보면 화가 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무감각하다. 예전에는 비판적 사고와 많은 토론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순응하고 적응해가는 게 안타깝다.


 시민사회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힘이 있어야


시민사회가 유지되기 어렵다. 내가 젊었을 때는 자기 철학과 명분, 사명감을 갖고 일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 그 후임이 더 이상 없다. 기존에 활동하던 분들은 나이를 먹고 지역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찾았다. 이러면서 자연스레 소멸되고 있다. 또 시흥에는 각 과별로 주민들을 교육시키는 아카데미 과정이 있었다. 그 수료생을 중심으로 단체, 회,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등을 꾸렸다. 시민들의 의식과 생각은 아카데미를 하기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비판적 사고의 수준은 나아지지 못했다. 이 단체들은 결국 시와 재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구조 속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항상 비판을 하면서 사고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힘이 있는 그룹이 시민사회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결여된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 그래도 나는 끊임없이, 힘 닿는 데까지 목소리를 내고 싶다. 교육사업에 있어서도 우리 선생님들을 통해 이런 의지가 전파되도록 할 예정이다.


감동하라 그리고 행하라

시흥갯골사회적협동조합은 이름 그대로 시흥 갯골의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조합이다. 2015년에 시작했다. 당시에는 현 시흥갯골생태공원의 프로그램을 운영, 관리하도록 얘기가 됐었다. 근데 만들고 나니까 반대쪽에서 시흥 갯골을 한 단체가 위탁 받아 운영하면 안 된다는 민원이 생겼다고 말해, 그 이후로 정부로부터 지원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여기서 하는 일은 크게 두 축이다. 생태를 활용한 교육 연구 조사와 생태를 활용한 문화예술 활동이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은 시흥 지역 연안의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의 흰발농게의 생태지도를 그려 발표한 것, 마찬가지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붉은발말똥게의 서식지 분포를 내가 발견해서 발표한 것이다.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분포 지도도 다 지정화해서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감동하라. 모든 것에 감동하라. 근데 감동만 하지 말고 그 다음엔 행하라. 이것 딱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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