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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토론ㅣESG와 지구법학의 쟁점들

 

2024-12-06 황희정 기자


'자연을 위한 법적담론' 학술대회에서 류영재 (사)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는 ESG의 철학적 기초를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공존과 조화”로 정의하며 기업들의 단기 성과 추구가 장기적인 환경과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임을 지적했다. 류정화 변호사는 ESG 프레임워크 안에서 지구법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이해관계자로 인식하고, 전통적 규제 준수 차원의 환경영향평가를 넘어 자연과 생태계를 명시적으로 고려하는 권리 기반 환경영향평가, 재생적 기업 관행의 도입, 선주민 커뮤니티와의 협력 및 공공 거버넌스 강화, 자연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기업 경영에 반영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는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때 생태계와 미래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도록 하는 “미래생태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이케아,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ESG 활동 사례를 공유하며, 가치사슬 내에서 생물 다양성을 고려하는 전략이 기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ESG는 규제가 아니라 기업 경영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는 ESG와 지속가능성을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SG의 철학적 기초를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공존과 조화”로 정의하며, 이 개념이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선 근본적인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 자본시장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짚으며, ESG워싱(ESG를 외형적으로만 실천하는 행태)이 여전히 만연해 있음을 지적했다. 류 대표는 한국 자본시장이 지나치게 단기 성과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넥스트 쿼터 마인드셋”이라 표현하며, 기업들이 분기 실적에 맞추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희생하는 관행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그는 ESG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며, 단기적인 성과 추구가 장기적인 환경과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를 설명했다. ESG를 이해함에 있어서 ‘스튜어드십(청지기 정신)’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영국에서 학문적으로 경험했던 본인의 사례를 들어, 자본주의가 인간과 환경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은 자원을 개인 소유로 간주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인간이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함을 의미한다. 그는 “현재 세대의 의사결정이 미래 세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ESG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법이 ESG에 철학적 기반 제공, 자연을 이해관계자로 인식해야

류정화 변호사
류정화 변호사

류정화 변호사는 지구법학이 ESG 실천에 중요한 철학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법학은 인간 중심의 법체계를 넘어 생태 중심적 접근을 말하는 것이며, 지구와 생태계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법학의 주요 원칙은 자연의 권리, 생태 중심주의, 지속가능성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ESG와 접목해 기업 경영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류정화 변호사는 ESG 프레임워크 안에서 지구법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이해관계자로 인식하고, 전통적 규제 준수 차원의 환경영향평가를 넘어 자연과 생태계를 명시적으로 고려하는 권리 기반 환경영향평가, 재생적 기업 관행의 도입, 선주민 커뮤니티와의 협력 및 공공 거버넌스 강화, 자연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기업 경영에 반영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류정화 변호사는 ESG 평가가 비재무적 요소를 포함해 기업 활동이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점에서 지구법학과 공통점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파타고니아와 같은 기업 사례를 예로 들며, 자연을 이해관계자로 인식하는 기업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타고니아는 자사의 주주로 지구를 선언하며, 지속가능성을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에 둔 대표적인 사례다. 류 변호사는 ESG 실천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지구법학의 철학적 틀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기업들이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할 때 자연의 권리를 반영하도록 법적 구조를 재편하고, 생태 복원과 같은 재생적 기업 관행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세대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이 필요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는 ESG와 지구법학이 기업 거버넌스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치적 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 정치에서 논의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소개하며, 기업이 단순히 주주 이익만 고려하는 것을 넘어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함을 말했다. 그는 미국의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의 정책을 예로 들어 ESG와 지구법학을 구현하기 위한 법적, 정치적 기반이 어떻게 설계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워렌의 아이디어에는 기업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따를 경우에만 면허를 갱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인 “기업 면허제”가 포함되어 있다. 기업 면허제는 기업이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 ESG 및 지구법학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기업은 단순히 주주 이익 극대화가 아닌, 직원, 자역사회, 환경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며,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업 면허 갱신이 거부될 수 있다.

안 교수는 기업과 정부가 현재의 의사결정이 장기적으로 생태계와 미래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도록 “미래생태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기업이 사업 시작 전, 현재 프로젝트가 50~100년 뒤 생태계와 미래 세대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제도로 건설, 제조, 에너지 등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에 우선 적용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안 교수는 대학 내 이사회 경험을 들며, 학문적 기관에서도 ESG와 지구법학을 반영한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또한 그는 모든 결정이 단기적인 효율성에 기반하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기업 및 대학 이사회에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진 “미래 이사”를 도입해야 함을 말했다.


네이처 포지티브, ESG 공시와 경영 활동이 자연과의 상호작용 반영해야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기업의 ESG 공시와 경영 활동이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이 제시한 ‘네이처 포지티브’ 개념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생태계를 손상시키는 대신 복원과 보존 활동을 강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개념은 생물 다양성과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자연 손실을 멈추고 복원을 통해 생태계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지 부소장은 네이처 포지티브를 실현하기 위해서 육상 및 해양 보호지역 30% 확보, 훼손된 생태계 복원, 유해 물질 사용 감축, 외래종 유입 제한 등의 구체적 목표들을 제시했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지 부소장은 네이처 포지티브의 실행을 지원하는 세계경제포럼의 ACT-D 프레임워크를 소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자연 복원을 기업 경영의 핵심 전략으로 통합하기 위한 도구로 설계됐다. ACT-D의 주요 구성 요소는 Assess(평가), Commit(공약), Transform(전환), Disclose(공시)다. 각 요소는 생물 다양성 지표, 탄소 배출, 토지 사용, 물 소비 등 기업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성을 측정 및 평가하고(Assess), 자연 복원 및 보존에 대한 목표를 설정 및 공시하고(Commit),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사슬을 자연 복원 중심으로 전환하고(Transform), 자연과 생물 다양성에 미친 영향을 투명하게 보고함(Disclose)을 의미한다.

지현영 부소장은 영국의 부동산 개발 규제를 예로 들며, 생태 복원 의무화가 ESG의 실질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영국의 부동산 개발 규제 사례도 제시했다. 영국은 생태 복원을 부동산 개발 과정의 필수 요소로 규정하는 강력한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러한 사례를 통해 생물 복원 의무화가 ESG의 실질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지 부소장은 이케아,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ESG 활동 사례를 공유하며, 가치사슬 내에서 생물 다양성을 고려하는 전략이 기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말했다. 특히 기업이 생물다양성 발자국(무엇을 생산할 때 쓰이는 자원이 생물다양성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량화한 지표)을 측정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공시하는 것이 ESG의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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