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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토론 | 패널 ① 환경 파괴 문제이고 지역 문제이기도 하다

 

황희정 기자 2024-06-19

제40회 우리령포럼 종합토론에서 발언하는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전 부산관광공사 사장, 전 동아대학교 스포츠과학대 교수. Planet03 DB

올림픽을 반대한다


평창이 세 번 도전해 올림픽을 유치했다. 2007년 두 번째 도전할 때, 프레시안에 기고문을 썼다. 올림픽을 반대하는 최초의 칼럼을 썼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본다. 서울올림픽의 거대한 신화가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한다. 체육학과 교수들한테 체육과 교수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식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 올림픽을 반대했던 이유는 오늘 몇 분이 하신 말씀과 같다. 다 거짓말이다. 무슨 경제 효과가 있는가. 평창 개최 직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IOC가 '올림픽 유산을 만들어야 된다. 지속가능해야 된다'고 강조하기 시작했다. 개최 도시마다 빚더미에 올라앉고 논란이 반복되니 안 되겠다 싶었던 것이다.


파리올림픽의 친환경은 의미가 있는가


파리올림픽이 생지옥이 될 것이다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파리는 작년에 43도였다. 그런데 에어컨을 안 튼다고 한다. 친환경을 한다는 이유다. IOC가 탄소중립, 친환경으로 가자는 것이다. 각국이 지금 에어컨을 공수하네 대표팀은 무슨 쿨 자켓, 이런 걸 만들어서 보급하네 난리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봅시다.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 올림픽 동안 에어컨 안 틀어서 감소시키는 탄소중립이 크겠어요? 아니면 올림픽이라는 스포츠 메가 이벤트를 하면서 발생하는 탄소 문제가 더 크겠습니까? 선수들이 1만명이 넘고 스태프랑 기자들 관광객 등 다 합하면 약 3만명이 모이는 거대한 이벤트가 탄소를 발생시킨다. 이 사람들이 다 비행기 타고 차 타고 기차 타고 간다. 폐지가 정답이다. 지구 온난화, 지구 보존, 탄소중립, 탄소 제로, 이게 그렇게 가치있는 것이라면 올림픽은 폐지가 마땅하다.


올림픽 경기장의 사후 활용 방안은 없다


평창이 환경 파괴나 재정 문제로 시끄러워졌을 때 MBC PD가 저한테 물었다. 올림픽 경기장의 사후 활용 방안이 뭐가 있겠습니까? 제가 그랬다. 고민하실 필요 없다. 사후 활용 방안은 없다. 본인은 활용 방안을 들으려고 부산까지 왔는데 인터뷰이가 '없다'고 답한 것이다. 올림픽으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시설들은 평상시에는 쓰지 않는 시설이다. 가리왕산도 똑같다. 활강 경기 3일을 위해서 다 뜯어낸 것이다. 개폐막식장은 6시간 행사를 위해서 1200억 원을 들여서 만들었다. 지금 용도가 없다. 평상시에 쓰지 않을 시설을 지어 놓고 그것을 어떻게 씁니까? 강릉에 20만 인구에 그나마 인구가 줄고 있는데 빙상장이 5개다. 말이 안 된다. 온 국민이 속아 넘어간 것이다.


경제적 폭망보다 더 큰 환경적 폭망


오늘 포럼의 주제는 가리왕산 복원,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올림픽은 원래 2차 세계 대전 패전 국가들의 국제 무대 컴백 프로젝트였다. 이탈리아가 60년에 올림픽 개최를 했고, 일본이 64년에 개최했다. 그 다음에 독일이 했었야 되는데 지은 죄가 커서 멕시코 시티 하고, 그 다음에 72년도에 독일 뮌헨 올림픽을 하게 된 것이다. 올림픽은 원래 국가가 주도하는 행사다. 개최는 도시에서 하지만 국가 주도 프로젝트다. 근데 이것을 우리 도시가 하겠습니다 하고 나선 도시가 바로 캐나다 몬트리올이다. 1976년 몬트리올은 올림픽을 개최하고 나서 망했다. 빚을 갚는 데 30년 걸렸다. 경제적인 폭망도 이렇게 30년이 걸리는데 환경적 폭망은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복구하는 데? 안 된다.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라고 주제를 잡으셨는데 언어의 오용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분산 개최조차 하지 않은 평창올림픽


평창올림픽은 분산 개최가 가능했다. 강릉에 5개 다 하지 말고 원주에 짓자고 했는데 결국 강릉에 다 지었다. 슬라이딩 돔도 우리나라에서 봅슬레이하는 등록 선수가 100명밖에 안 된다. 나가노에 지어 놓은 시설을 쓰자고 했는데 결국 지었다. 1년 유지비만 100억 들어간다. 처음에는 가리왕산 말고 남북관계 좋을 때라 북쪽 산도 제안했고 무주 사용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결국 가리왕산에 지은 것이다. 강릉이랑 평창 중심으로 다 지은 것이다. 88서울올림픽 요트 경기 부산에서 했다.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서 부산 해운대 수영만에 요트 경기장을 지었다. 지금 수영만 요트 경기장이다. 분산 개최가 왜 안 되는가? 성스러운 88서울올림픽도 부산에서 분산 개최했다. 사례와 여러 아이디어와 제안을 다 갖다 줘도 다 무시했다.


강원도가 얻은 것은 확실하다


올림픽 개최 앞두고 최순실 사건이 터졌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최순실과 관련있는 게 드러났다. 그래서 국민적 반응이 싹 죽었다. 개최 준비도 지지부진했다. 북한 위협도 있었다. 올림픽 열기가 확 죽어버렸다. 그때 강원도에서 “SOC 얻을 거 다 얻었으니 올림픽 반납하면 안 되나?”라는 말이 나왔다. 강원도에게 올림픽은 무엇인가? 하나는 KTX, 또 하나는 고속도로다. 고속도로 많이 지었다. 그 덕 보고 있다. 강릉의 중앙시장 주말에 가면 떠밀려 다닌다. 서울의 동쪽에 사는 사람들이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가정주부가 차 몰고 평창 맛집 가서 밥 먹고 산책하고 다시 돌아간다. 하루 코스도 가능하고 1박 2일, 2박 3일 코스도 가능해진 것이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했었다. 원래는 관광랭킹이 서울, 제주, 부산이었는데, 서울, 제주, 강원도, 부산으로 바뀌었다. 관광의 절반은 교통수단이다.


지방이 가진, 먹고 삶의 문제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의 불균형 발전이다. 지자체들이 처음에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하면 다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국민들도 언론도 알게 됐다. 부산아시안게임, 광주유니버시아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인천아시안게임, 영암 F-1자동차경주대회, 여수엑스포 등 남는 것이 별로 없다. 거대한 시설물과 유지비. 재미를 못 본다. 그런데 지방정부가 왜 그럴까. 강원도는 KTX와 고속도로를 얻었다. 지방정부들이 케이블카, 레일 바이크, 스카이워크 이런 거 한다고 난리다. 왜냐하면 공장이나 기업 유치가 안 되니까 지방은 먹고 죽을 약도 없다. 지방이 가진 자연 환경인 산과 강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리스크있는 사업은 못한다. 다른 지자체에서 했는데 성공했다 하면 따라한다. 할 게 그거밖에 없다.


가리왕산 문제는 환경 파괴의 문제이기도 하면서 지역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거를 복원만의 문제로 봐서는, 조금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잘 활용하는 것, 그 다음에 가능하다면 지금 뭐라도 해야겠다라는 그러한 강박에서 좀 벗어나서 차라리 후대에 맡기는 것도 어쩌면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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