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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북ㅣ회색곰이 북극으로 간 까닭은?

 

2025-2-14 박옥균 객원기자



박옥균 리더스가이드 대표

독자의 길라잡이라는 뜻의 리더스가이드를 운영하며, 이곳에서 책을 만들고, 소개하고,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에서 ‘과학’과 ‘교육’을 공부했다. 중학교에서 3년 동안 과학을 가르쳤고, PC 통신 ‘하이텔’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2002년부터 ‘리더스가이드’를 창립해 도서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공부하면서 도서 7만여 종에 대해 빅데이터 작업을 진행했다. 빅데이터 관련 특허 두 건(‘도서 관리 시스템 및 도서 관리 방법’, ‘집단 지능을 이용한 상품 검증 방법’)을 등록했고, 데이터 교육과 관련한 자문과 최신 흐름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전에 쓴 책으로는 『수학은 스토리다』(2023),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데이터 이야기』(2022)가 있다.

블로그 리더스가이드 / 홈페이지 www.readersguide.co.kr / 서점 알지책방

 

북극에 회색곰이 늘고 있다


100년이 넘기 전에 북극에 북극곰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MBC 다큐인 <북극의 눈물>에 나오는 뼈에 달라붙은 가죽의 북극곰을 본 지도 꽤 되었다. 빙하가 더 많이 녹았을 테고, 빙하 위에서 서식하는 바다표범을 먹이로 하는 북극곰은 먹이가 더 없어졌을 것이다. 북극곰의 자리에 불곰의 일종인 회색곰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회색곰 처지에선 예전에는 추워 엄두도 내지 못하던 북극권이 온난화로 살 만한 땅이 되어 가기 때문이다. 회색곰은 먹을 수 있는 동물의 종류도 다양한 데다 딱딱한 식물 줄기도 잘 씹는다. 하지만 북극곰은 바다표범의 부드러운 고기를 먹기에 어금니가 발달하지 않아 질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벌써 북극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북극곰과 회색곰 사이에서 태어난 ‘피즐리(pizzly)’ 또는 ‘그롤라(grolar)’가 목격되기도 했다.


현재와 과거의 대화, 지구온난화에도


기후는 곰뿐만 아니라 사람도 이동하게 한다. 과거 인류의 역사는 기후에 따른 이동의 역사이기도 하다. 곰의 이동이 인류에게 미치는 교훈을 생각해 보기 위해 과거 인류 이동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표현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동이라는 현재의 문제를 과거와 ‘대화’할 수 있다. 물론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과거에는 없었다. 하지만 기후에 따라 변화한 세계사는 있었다. 다른 사례이지만 참조하고 생각해 볼 여지를 제공한다.


이동민,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갈매나무, 2023
이동민,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 역사를 뒤흔든 지리의 힘, 기후를 뒤바꾼 인류의 미래』, 갈매나무, 2023

기후변화로 본 인류의 흥망성쇄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를 쓴 지리학자 이동민의 고민도 같은 맥락인 듯하다. 태초의 인류부터 오늘날의 기후위기까지 ‘기후’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인류의 역사를 추적한다. 남아프리카에서만 살던 초기 인류가 어떻게 지구 곳곳으로 이주할 수 있었는지, 아시아·유럽·아메리카 등 대륙별로 문명 발달 양상이 왜 다르게 나타났는지, 마야·로마·몽골·중국 등 찬란한 문화를 이룬 거대한 제국들이 어떻게 흥망성쇠를 거듭했는지를 기후변화의 흐름에 따라 살펴본다.


열대수렴대의 위치 변화로 마야문명 몰락


제국 흥망성쇠의 근거는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 정치적, 문화적, 내부 구조의 문제 등 다양했지만, 기후 관점의 접근은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이해를 돕는다. 아메리카의 고대 문명에 해당하는 마야문명은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훨씬 전에 몰락했다. 10만 명이 넘게 살던 거대 도시가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저자는 열대수렴대의 위치가 바뀌면서 찾아온 가뭄으로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설명한다. 유럽인들이 도착했을 때의 문명들이 쉽게 진 이유를 제러미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외에 ‘말’을 추가한다. 말이 유라시아 초원 지대를 발판으로 길러지면서, 말을 잘 다스리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역사는 정복자들뿐만 아니라 몽골, 튀르크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세 이전 소빙기, 로마와 중국 후한의 멸망과 연결된다


전쟁의 성공 요인에 스텝 기후의 초원이라는 배경이 있다면, 망국의 원인에 흉작을 일으키는 소빙기가 있다. 빙하기와 빙하기 사이의 간빙기에서 발생하는 작은 빙하기를 뜻한다. 실제로는 평균기온이 1도 떨어지는 정도라고 해도, 해류와 지구 상공이 변하면서 가뭄, 냉해가 수백 년 동안 진행된다. 중세 이전의 역사에서 소빙기를 맞은 왕조들은 멸망하거나 위기에 처했다. 저자는 로마의 멸망과 중국 후한의 멸망도 이와 연결한다. 가뭄 등으로 식량 생산이 충분하지 않은 로마는 제국을 유지할 수 없었고, 백성이 삶이 피폐해진 후한에서는 황건적의 발원을 막을 수 없었다.


근대의 기후변화가 산업혁명에 영향


근대 이전의 소빙기의 이런 부정적인 영향과 달리 근대 사회에서 유럽지역에 온 소빙기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식량이나 자원을 위해 무역을 증강하고 다른 지역을 개척하려는 유인을 발달시켰다. 아메리카에서 추위에도 잘 자라는 감자 등을 수입해서 식량 부족을 해소하기도 했다. 페스트와 기근 등으로 농노를 유지하지 못해 봉건제가 해체되면서, 도시로 노동자들이 유입되었다. 기후변화가 산업혁명에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인지 긍정성이 강한 어떤 사람들은 현대의 지구온난화가 다가올 소빙기를 예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온난화도 식량 위기, 전염병 유행


하지만 온난화도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 쌀의 20퍼센트를 생산하는 베트남에서는 빙하기 녹으면서 생긴 해수면 상승과 바닷물의 역류로 쌀의 주요 생산지가 피해를 입고 있다. 베트남 정보는 1조원으로 역류를 막을 시설을 짓고 있다. 전근대에는 추워진 날씨 속에 사람들의 영양 상태와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이 유행했다. 기온이 돌아오면 전염병은 사라졌었다. 하지만 온난화가 일으키는 전염병은 말라리아균 등의 병원체와 모기와 같은 전염병 매개체의 개체 수를 증가시켜 발생하는 것으로 더워질수록 감당하기 힘든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는 세계사의 다양한 흔적을 남겼다.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는 이야기다. E. H. 카는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과거를 통해 미래 발전의 비전과 신념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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