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경 기자 2024-04-04
변화의 힘은 시민에게 있다
최진우는 2020년, '가로수시민연대'를 결성하여 가로수와 도시 숲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도시생태연구자에서 2022년부터 서울환경연합의 생태도시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회가 헤쳐가야 할 과제들을 과학에 근거해 정부와 기업에게 제기했으나 연구자로서 한계를 실감하고 시민운동으로 전환했다. 사회를 바꿀 힘은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아닌, 시민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가로수는 조경의 대상이 아니라 도시생태계와 인간 삶의 질에 직접 영향
초창기 가로수시민연대를 보는 대중의 시선은 '괜한 유난'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가로수보다 더 극단적인 환경 문제가 있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에 저항하고 개발로 인해 피폐화되는 자연을 지키려는 운동이 주를 이뤘다. 가로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부족했다. 가로수는 보호수도 아니고, 자연의 야생 생물도 아니고, 사람의 편의에 의해 심어 놓은 조형의 양식이라는 이유였다.
가로수는 도시 환경에 매우 중요하다. 대기 정화, 미세먼지 저감, 쾌적한 공기 제공, 그리고 생태적 연결성 제공 등 도시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걷고 싶은 길을 만들어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풍부하게 해 준다. 가로수와 도시숲은 단순한 조경의 대상을 넘어, 도시 생태계와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요소다.
가로수 관리와 보호에 관한 법적조항과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가로수 관리의 모범 케이스가 중요하다. 현재 가로수 시민 조사단을 창설해 시민들과 함께 나무의 상태를 조사하고 관리하며,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가로수에 대한 시민의 의식을 높이기 위해 가로수 사진 전시회,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과 가로수시민연대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가로수와 도시 숲의 보호 및 관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로수 관리와 보호에 대한 정책적, 법적 해결책들은 여전히 미진하다. 가로수 관리에 대한 강제성 있는 조항의 부재,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거버넌스의 부족은 향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최근 몇 년 동안 가로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관심이 커지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기자수첩
2023년 서울환경연합은 설립 30주년을 맞이했다. 1992년 리우 회담 이후, 환경이 글로벌 이슈가 되던 다음 해 1993년에 서울환경연합이 설립되었다. 서울환경연합은 환경 문제에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도시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한다.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의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며, 도시 환경의 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도시 녹지 공간 늘리기, 환경 문제 관심 갖기를 위한 프로그램들도 진행한다.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을 위한 정책 연구와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2024년에는 '생태전환도시포럼'을 진행한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태·환경문제를 깊게 사고하고 공유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인류학, 철학, 생태 관점으로 문제를 다면적으로 보는 것이다. 다양한 존재들을 고려하며, 소외 없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1차 포럼이 지난달 3월에 열렸다. 주제는 '인간 너머의 생태화하는 인간'으로, 최명애 연세대 인류학과 교수가 연사로 참여했다. "야생의 도시: 도시 동물과 재야생화"를 발표했다. 대전의 백로 이야기와 도시 재야생화를 통해 도시에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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