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플뿌리?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

 

황희정 기자 2024-11-22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플라스틱 협약 대응 입장 비공개로 일관하는 한국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9.11.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플라스틱 협약 대응 입장 비공개로 일관하는 한국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9.11.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은 ‘연대’, 플뿌리


‘플뿌리연대’는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은 ‘연대’라는 뜻으로, 국내외 시민단체인 그린피스,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녹색연합, 동아시아바다공동체오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서울환경연합, 알맹상점, 여성환경연대, 자원순환사회연대, 자원순환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BFFP, GAIA, RELOOP 등 총 16개 단체가 함께 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와 산유국 등의 반대로 반쪽짜리 협약으로 그칠 위기


여성환경연대의 강우정 활동가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플라스틱 생산을 원천적으로 감축시킴으로써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고, 석유 추출을 비롯한 생산 단계부터의 법적 구속력 있는 규제가 강력한 협약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협약은 오존층 문제들 해결한 몬트리올 협약처럼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유일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석유화학업계와 산유국 등의 반대로 반쪽짜리 협약으로 그칠 위기에 있으며, 마지막 회의의 개최국인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강력한 협약 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시민들이 협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시민사회 안에서도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뿌리연대는 5차 회의를 앞두고 한국 정부에 지속적인 압박을 진행하면서 11월 23일 부산에서 플라스틱 시민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플뿌리연대의 공동입장


‘플뿌리연대’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7개의 공동입장을 갖고 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글로벌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하향식을 따라야 한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원료 추출과 생산 감축을 포함한 플라스틱 생애 전 주기를 다뤄야 한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재사용 시스템 구축 및 재사용 목표 설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화학적 “재활용”을 포함한 재활용은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 △플라스틱 감축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플라스틱 산업 종사자, 폐기물 분야 노동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지지한다. △일회용품은 단계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오염자부담원칙에 따라야 한다.

2024년 4월 15일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정부 간 협상을 앞두고 시민사회 의견 전달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는 플뿌리연대
 

플뿌리연대 성명문


한국 정부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 국제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연합(HAC) 가입국이자 제5차 협상위원회 개최국으로서 한국 정부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기대한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이하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을 위해 제4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 이하 'INC')가 캐나다 오타와에서 4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개최됩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파리 협정 이후 가장 큰 국제적 환경‧기후 합의로 평가되며,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에 기인한 환경 오염과 건강 유해성에 국제 사회가 공감해 2022년 2월 제5.2차 유엔환경회의(UNEA)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 총 5번으로 예정된 협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핵심은 생산을 포함한 플라스틱 전 생애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 합성수지 생산국으로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막중한 책임을 지닙니다. 또한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HAC; High Ambition Coalition to End Plastic Pollution)의 초기 가입국이자 제5차 협상위원회 개최국으로서 강력한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정책이나 협상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 등으로 볼 때, 정부 역할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에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 국내외 시민단체가 모인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우려를 표하며, 한국 정부가 다음과 같은 입장으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길 요청합니다.


하나, 플라스틱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오염을 규제해야 하며 생산 감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는 문제가 되는 플라스틱뿐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을 동결하고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전 세계 해양쓰레기의 80%는 플라스틱이며 그 쓰레기들이 시시각각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 내고 있는 지금도 플라스틱 생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류 건강과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총생산량을 최소 75% 이상 줄여야 합니다. 폐기물 관리 시스템은 이미 과부하 상태이고 재활용의 한계는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 재활용은 독성 화학 물질을 재생산할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십시오.


하나, 대체재 전환보다 제로 웨이스트 우선순위(zero waste hierarchy) 상위 단계에 속하는 재사용·리필 시스템이 우선해야 합니다.

쉽게 쓰고 버리는 경제 구조의 전환 노력 없이 수명이 짧은 일회용품 플라스틱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타 재질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플라스틱을 단순히 다른 재질로 대체할 우려가 있습니다. 대체재 전환보다 자원 사용과 폐기물량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재사용·리필 시스템 구축이 우선해야 합니다. 일부 분야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적용하더라도 환경 유익성과 실질적 사용량 감소에 충분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해야 합니다.


하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여러 위험이 뒤따르는 열분해 재활용 정책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열분해 처리는 플라스틱 1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3배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유해물질 배출 면에서도 소각과 유사한 환경 영향을 미칩니다. 폐기물 열분해는 미국에서 이미 소각으로 분류되며, 환경청은 폐기물 열분해가 청정대기법상 규제 대상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여러 기술적 어려움과 위험, 낮은 비용효과성 탓에 안정적 운영 및 문제 해결 효과가 불확실하기에, 열분해 재활용 정책은 반드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하나, 탈플라스틱·다회용 사회로 전환하는 길은 정의로워야 합니다.

플라스틱 중독에서 벗어난 사회를 이루려면 거대한 산업 전환이 불가피하며, 그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관점을 견지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다회용 시스템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그 책임이 기존 산업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을 방안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 가야 합니다.


하나,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하향식(top-down) 공동 목표 하에 국가별 이행계획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이행되어야 합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플라스틱 오염 종식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강력한 공동 목표가 필요합니다. 국가마다 자율적으로 수립하는 자발적 목표가 아닌 하향식의 공동 목표 수립을 통해, 모든 국가가 구속력 있는 책임하에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해야 합니다. 이는 ‘공동의, 그러나 차별적 책임(Common But Differentiated Responsibilities)’ 원칙을 따라야 하며,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이전하고 인적·물적으로 지원하는 조치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플뿌리연대는 정부가 시민사회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부산에서 개최할 제5차 INC 전까지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길 요청합니다. 최근 그린피스가 발표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시민 10명 중 8명이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려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시민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산업계가 아닌 80%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플뿌리연대는 앞으로의 협약 협상과 이행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감시의 끈을 늦추지 않을 것입니다.


2024년 4월 15일

플뿌리연대

댓글 1개

1 Comment

Rated 0 out of 5 stars.
No ratings yet

Add a rating
Guest
Nov 25

오염자 부담원칙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아울러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열분해에 대해서도 신중해야겠군요

Lik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