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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 멸종 위기 야생동물, 인간도 동물이다

 

2024-08-23

제19회청년생태학교에서 야생동물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한상훈박사
제19회 청년생태학교에서 야생동물에 대해 강의하는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한상훈 박사

한국의 야생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단순히 동물 개체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 전반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로 인식하던 시대는 지났다. 인간 또한 동물의 일종으로서 자연 생태계의 한 부분이다. 야생동물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존재해야만 하는 귀중한 생명공동체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연과 동물들과 함께 이 지구를 공유하고 있으며, 숲은 야생동물의 집이다.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곧 인간 사회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도 한 종의 동물로 그들과 같은 생명체로 진화해 왔고 같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호랑이와 표범, 한국에서 사라져가는 대형 포식자

범 저작권 Yudin
범 (저작권_Yudin)

호랑이(虎)와 표범(豹)은 한때 한반도 전역에서 그 위용을 자랑했던 대형 포식자였다. 그러나 현재 이들 대형 포식자는 한국 남부 지역에서 이미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 북부의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소수의 개체가 생존해 있는 상황이다. 시베리아호랑이의 경우 1990년대에 약 200마리 정도가 생존한다고 추정되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500마리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숫자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로, 밀렵과 서식지 파괴가 지속되면 언제든지 다시 감소할 수 있다. 표범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재 러시아 극동 지역에 약 120마리 내외가 생존하고 있으며, 이들 역시 밀렵과 서식지 감소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 남부에서 사라진 호랑이와 표범의 이야기는 단순히 동물 한 종의 멸종이 아니라, 한 생태계의 균형이 깨진 결과를 의미한다.


서식지 파괴와 로드킬, 위협받는 중형 포유류

삵 저작권 김현태
삵 (저작권 김현태)

호랑이와 표범뿐만 아니라 삵과 스라소니(猞猁) 같은 중형 포유류도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서식지 악화와 로드킬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특히 삵은 제주도에서 이미 멸종되었으며, 전국 내륙에서도 서식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스라소니는 정확한 개체 수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로, 그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서식지 파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동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식지가 파괴되면 그 지역에서 사라진 동물들이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며, 이는 인간과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야생동물이 인간 거주지로 내려와 농작물이나 가축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결국 인간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동물 보호는 인간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여우와 반달가슴곰, 멸종 위기의 대표적 상징

여우는 한때 한국 전역에 서식했지만, 현재는 남한에서 거의 멸종 상태에 있다. 2008년부터 종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보 부족과 서식지 파괴로 인한 위협이 크다. 반달가슴곰은 2004년부터 복원 사업이 추진되면서 개체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밀렵과 서식지 파괴, 주민과의 갈등이 여전한 문제로 남아 있다.



수달,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서 생존하는 야생동물

수달 저작권 이재원
수달 (저작권 이재원)

수달은 최근 들어 도심 지역에서 그 출몰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서식지 질 악화와 로드킬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수달은 전국 내륙과 연안 도서 지역에 분포하며, 내륙에서는 약 1500마리, 연안 도서에서는 약 1500마리로, 총 3000마리 내외의 개체가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달은 하천 개발, 어구 사망, 어부와의 갈등이 주요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식환경 개선, 생태이동경로 안전성 확보, 공존 의식 향상 교육 등이 필요하다. 특히, 도심 수달의 보금자리 조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무산쇠족제비와 담비, 숲 속의 은밀한 존재들

무산쇠족제비 저작권 김기섭
무산쇠족제비 (저작권 김기섭)

무산쇠족제비는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전국 20여 지역에서 목격된 바 있지만, 정확한 개체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담비는 전국 내륙 산지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보호종으로 지정된 이후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서식지 파괴와 로드킬의 위험은 여전히 크다. 이들 종의 보호를 위해서는 서식지 보호와 함께 로드킬 예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산양과 사향노루, 한반도 고유의 산림 생태계 수호자들

산양 저작권 한상훈
산양 (저작권 한상훈)

산양과 사향노루는 한반도 산림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산양은 서식지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개체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밀렵과 서식지 이동 경로 단절이 문제다. 사향노루는 남한에서는 거의 멸종 상태이며, 북한에서도 극소수만이 생존하고 있다. 이들 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식지 보호와 인위적 증식을 통한 복원 사업이 절실하다.



해양 포유류의 위기, 큰바다사자, 물개, 물범

물개 저작권 김두한
물개 (저작권 김두한)

해양 포유류인 큰바다사자와 물개, 물범도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큰바다사자는 제주도와 한국 해안에서 소수의 개체가 월동하지만, 불법 포획과 어구에 의한 사망이 계속되고 있다. 물개와 물범은 동해와 황해 연안에서 생존하고 있으며, 어구에 의한 피해와 서식지 파괴로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들 해양 포유류의 보호를 위해 국제적인 협력과 보호구역 확대가 필요하다.



멸종 위기 양서류와 파충류, 개발의 그늘 아래

금개구리 저작권 김현태
금개구리 (저작권 김현태)

맹꽁이,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고리도롱뇽 등 양서류와 구렁이 같은 파충류도 다양한 개발 사업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 이들은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줄어들고, 농약과 같은 화학물질에 의해 생존 환경이 악화되면서 급격히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는 서식지 감소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보호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양서류와 파충류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붉은박쥐와 구렁이, 숨어있는 생명의 위기

붉은박쥐 저작권 이재원
붉은박쥐 (저작권 이재원)

붉은박쥐는 남한 내륙 산지에서 생존하고 있으며, 동면 굴에서의 안정성이 중요한 생존 요인이다. 그러나 산지 개발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구렁이는 전국에 걸쳐 분포하고 있지만, 보신용 밀렵과 로드킬의 위험이 크다. 이들 종의 생존을 위해 동면 굴 보호와 로드킬 예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표범장지뱀과 남생이, 기후변화와 개발의 희생양

표범장지뱀 저작권 김현태
표범장지뱀 (저작권 김현태)

표범장지뱀과 남생이는 서식지 감소와 개발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표범장지뱀은 해안 사구와 천변, 삼각주에서 서식하며, 서식지의 질적 악화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남생이는 하천 환경의 악화와 하천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으며, 개체 수가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들 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식지 보호와 더불어 생태 이동 경로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개구리 13종 소리 모음 (자료 제공 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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