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 기자 2024-10-25
예상욱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이학사, 이학석사,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2005년 미국 Center of Ocean-Land-Atmosphere Studies에서 박사후과정 연구원, 2005년~2010년 한국해양연구원 선임연구원, 2016년~2017년 국가 과학기술 자문회의 미래전략분과 전문위원, 2018년~2019년 한국기상학회 학술이사, 2020년~2021년 한국해양학회 대회협력이사로 있었다. 현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준회원, 국가 과학기술 자문회의 공공우주분야 전문위원, 한국기상학회 기후변화특별위원장, 해양한림원 정회원으로 있다.
엘리뇨 연구로 해양의 물리적 현상에 관심 가져
박사과정 중에 해양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박사학위의 주요 주제가 엘니뇨 현상이었다. 엘니뇨는 열대 중·동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기후학적인 평년 상태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이다. 지구상에서 관측되는 가장 강력한 해양-대기 상호작용으로 발생은 열대 중·동 태평양에 국한되어 나타나지만 그 영향은 대기 원격 상관성을 통해 전 지구의 날씨나 기후변동성에 영향을 준다. 박사학위 기간 동안 엘니뇨 현상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양의 물리적 현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박사과정 후에도 지속적으로 엘니뇨, 라니냐 현상에 대한 연구를 해 왔다. 엘니뇨, 라니냐의 발생 특성, 영향, 미래 지구 온난화의 특성의 변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엘니뇨, 라니냐뿐만 아니라 박사학위 취득 후 북태평양,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 변동성에 관한 연구와 공부를 해 왔다.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동성을 설명하는 십년주기 태평양 장주기 변동성(Pacific Decadal Oscillation)이 어떻게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날씨나 기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멀리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 변동성 또한 대기순환을 통해 어떻게 동아시아가 기후나 날씨에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해 오고 있다.
전 세계 해양에서 가장 따듯한 서태평양 웜풀(warm pool)의 변동성이나 특성 변화, 그 지역의 대기 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해양과 대기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관한 물리과정 또는 이런 특성들이 지구 온난화에 의해 어떻게 변하는지, 이런 해양-대기 상호작용이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날씨와 기후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기에 축적되고 있는 열의 90% 이상을 해양이 흡수
해양의 수온이 계속 높아지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 활동 증가로 인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있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해 지구 대기에 축적되고 있는 열의 90% 이상을 해양이 흡수하고 있다. 그로 인해 해양의 수온과 열용량(해수면에서 수백 수천 미터 깊이의 해양에 축적되는 열 또는 에너지)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해양의 수온이 증가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물론 매년 해양 내부 순환이나 해양-대기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어느 해역은 기후학적 평년값보다 낮은 값을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전 지구 해양을 평균한 수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양의 수온이 계속 높아질 경우 다양한 부가적인 현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해양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열의 양이나 수증기의 양이 늘어날 수 있다. 대기 중으로 방출된 열은 대기순환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대기순환의 변화는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날씨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변화가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의 변화를 벗어나 극한의 기상 현상을 가져오게 되면 사회적,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 또한 대기 중으로 증발하는 수증기 양의 변화는 전 지구적 물순환의 변화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된다. 이런 물순환의 변화는 전 지구 곳곳에서 물순환과 관련된 가뭄, 홍수와 같은 다양한 극단적 현상을 가져와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해양의 수온은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가장 직접적인 환경 변수
해양의 수온은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가장 직접적인 환경 변수다.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플랑크톤에서 거대 어류들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생물들은 해양 수온의 변화로 주요 서식지가 변화할 것이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한류성 어종인 명태나 대구 등이 자취를 감췄다. 어류들은 주변 환경 변화에 대해 서식지 이동이라는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산호와 같은 이동할 수 없는 생태계는 수온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과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변화가 결국 생태계의 먹이 사슬을 통해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해양 수온 상승은 해양 산성화 현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양 산성화 현상으로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하부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플랑크톤 등)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결국 전체 생태계 붕괴를 야기할 수 있다.
기후 리스크 평가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안 찾아야
현재 인류가 고민해야 할 가장 유일한 화두는 “기후변화”다. 인류가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연,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확도가 높은 '미래 기후의 전망 자료'가 필요하다.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후 요소들의 상호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다. 미래 기후의 정확한 전망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기후 시스템의 정확한 진단과 이해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방법론을 동원해 미래 지구의 변화를 전망할 수 있다. 특히 현재 기후변화에 대한 정확한 리스크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과학적 사실과 진단을 통한 기후 리스크 평가를 통해 우리가 기후위기에 구체적으로 적응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탄소를 줄이는 생활 방식의 혁명이 필요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감소, 즉 '탄소중립'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전 세계를 관통하고 있지만 이 혁명에 버금가는 인류의 모든 생활 방식에서 혁명이 필요하다.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탄소를 줄이는 방향으로의 생활 방식의 혁명을 말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결국 이 문제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또 다른 부와 편의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생존과 연결된 문제는 아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양 변화, 나아가 지구 시스템의 변화는 결국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보다도 가장 우선순위르 고려하여 이와 연관된 사회, 경제적면에서의 변화가 요구된다. 물론 바다 안에 해조류, 산호초 등을 심는 일 등도 도움은 될 것이다. 현재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해조류 등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좀 더 세밀한 연구와 기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생활방식의 혁명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