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 한상엽 | 기후테크 투자자 이야기
- Theodore
- 2월 28일
- 2분 분량
2025-02-27 최민욱 기자

자본의 방향 전환, 기후테크 투자 위축의 현실
2021년 블랙록 회장이 "앞으로 유니콘 천 개가 지속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혁신 기업으로서 탈탄소화를 통해 소비자들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이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기후테크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2022년부터 이러한 기대는 급격히 꺾였다. 골드만삭스, 시티뱅크,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주요 투자사들이 지속가능한 금융 얼라이언스나 기후 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도 ESG팀을 해체하는 경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에도 이미 기후테크에 투자하는 자본의 흐름은 변화하고 있었다. 2021년이 사실상 고점이었고 2022년 상반기까지 고점을 찍었다가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투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투자 분야로는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가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너지까지 포함하면 전체 기후테크 투자의 60~70%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풍부한 자본, 부족한 활용성
전반적인 투자 트렌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가능한 재원은 여전히 많이 축적되어 있다. 자본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2년 전 2030년까지 10개의 기후 유니콘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 세계 기후테크 유니콘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0%다. 한국에서 유니콘이 탄생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국 기업들이 유니콘이 되기 전에 상장을 선택하거나,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 일반 주식시장으로 전환하는 경향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400조원이 넘는 정책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테크 분야에 2030년까지 9조원의 투자조합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모태펀드에서는 약 9년 동안 8천억 규모의 펀드가 결성되었으며, 성장사다리펀드에서도 2024년 3800억 정도가 결성되었다. 한국은 특히 정책 자금의 비중이 높은 나라이다. 정책에 맞춰 펀드가 결성되고 있기에 이전보다 더 좋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의 기후테크 잠재력
한국이 기후 악당으로 불리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아도 된다. 한국은 잠재력이 풍부한 나라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투자사가 관심을 받고 있다. 기후 사업은 대부분 인프라성 사업이며, 한국은 이러한 인프라 분야에 대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일본에 필적할 만한 인프라를 가진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국가로, 이러한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이다. 금융은 기후테크를 위한 구조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구조에 따라 인센티브나 패널티가 작동하게 된다. 기후테크는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정책의 영향이 크며, 산업과의 융합적 특성으로 인해 단일 솔루션이나 경험만으로는 사업 확장이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역할과 미래 전략
기후테크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정책과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R&D 투자를 대폭 늘리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실패로부터 시작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진출에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부가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인력 육성에도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향후 몇 년간 주요 국가들은 우파 정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파 정부는 기본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반면 기후 문제는 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단순 우파 정부가 아닌 기업가 중심의 이익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 형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국가 전략 기술에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2차 전지, 원자력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다음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지속될 수 있어야 글로벌 투자 침체 속에서도 기후테크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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