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 기자 2024-08-09
2024년 8월 9일 열린 시화국제포럼 ‘시화호, 블루이코노미를 말하다’에 앞서 전날인 8일 오후 3시부터 7시까지 '필드트립'이 진행됐다. 독일의 생태학자 카이 프로벨(Kai Froebel) 교수, 정재훈 호주 퀸즈랜드대 교수, 황은주 IUCN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윤여창 서울대 명예교수, 박수택 환경전문기자, 김대관 경희대 교수, 전제경 지연환경국민신탁 대표이사, 한상훈 한반도 야생동물 연구소장, 최수경 박사, 곽철우 박사와 기자단이 함께 했다.
안산시 | 최종인 (시화호지킴이)
안산시에 살고 있는 최종인 씨는 시화호 지킴이로 알려진 환경 운동가다. 시화호의 환경 보호와 생태계 복원을 위해 30여년이 넘게 활동해왔다. 그는 시화호의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지역 사회에서 시화호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곳 갈대습지공원에는 그가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지켜온 새들와, 수달등의 야생동물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최종인씨는 자신이 수달을 관찰하던 움막을 소개했고, 갈대습지공원의 기능과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산갈대습지공원은 1997년, 시화호의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조성된 곳으로, 갈대와 같은 습지 식물들이 오염 물질을 자연의 힘으로 정화하도록 한 인공습지공원이다. 수달이 발견되면서 생물다양성 증진과 생태계 회복의 긍정적인 신호로 주목받았다. 현재 습지 내의 식물은 수생식물, 야생화를 비롯해 역 290여 종이 분포한다. 참가자들은 안산갈대습지공원이 시화호가 블루파크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맹그로브 숲과 같은 고효율 블루카본 생태계에 비해 갈대 습지가 탄소 흡수 및 저장 능력이 제한적이며, 인공적으로 조성된 만큼 자연적인 복원력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습지의 정화 기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와 모니터링이 절실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의 생태 복원과 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시화호를 지속 가능한 블루파크로 발전시키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자산으로 평가했다.
화성시 | 윤영배 ( 화성연안환경문화연대 회장)
화성에 위치한 음도(우음도)는 시화호와 깊은 역사적 연관을 가진 지역으로, 시화국제포럼의 필드트립에서 중요한 방문지로 선정되었다. 화성연안환경문화연대 윤영배회장이 해설을 맡았다. 음도는 화성 송산면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시화호 간척 사업과 관련된 역사적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시화호가 단순히 농업용지와 산업용지로 개발된 것이 아니었다. 어민이었던 음도 주민들은 모두 섬을 떠났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아픔이 있다고 말했다. 시화호가 만들어지기 이전 음도에는 마르지 않는 마을 우물이 있었고, 거기서 당제도 지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음도가 위치한 화성 송산면은 공룡알화석지로 유명하다. 이 공룡알화석은 백악기 후반, 약 1억 년 전에서 8천만 년 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당시의 환경과 생태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질학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1999년 송산면 고정리 일대에서 공룡알 화석을 주민이 발견했고 2000년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되었다. 참가자들은 음도와 공룡알화석산지가 시화호의 블루파크로서의 가능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음도의 주민들이 간직한 당제등은 문화유산이며 공룡알화석산지와 같은 자연유산은 시화호가 블루파크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시흥시 | 오환봉 (시흥환경연대 상임대표)
시흥시의 역사적 유산과 생태적 중요성을 동시에 갖춘 곳은 '호조벌'이다. 해설을 맡은 오환봉 시흥환경연대 상임대표는 호조벌의 역사성과 생태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조벌은 약 150만 평에 달하는 시흥시 최대의 곡창지대로, 축구장 약 750개에 달하는 광대한 면적이다. 조선 시대 간척지로 500년이상의 역사를 지녔다. 호조벌은 조선 시대 재정을 담당하던 관청이었던 호조(戶曹)가 관리하던 농경지였기 때문에 붙여졌다. 시흥시가 이곳에 연꽃 테마파크를 만든것은 조선시대 명문가인 강희맹이 중국에서 연꽃을 가져와 심은 연못, '관곡지'와 연결된다. 호조벌은 농경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역사문화와 생물들이 공존하는 생태적 서식지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저어새와 같은 희귀 조류가 찾아오는 중요한 서식지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00여 마리가 남아 있는 멸종위기종으로, 둥지를 틀고 번식할 수 있는 안전한 습지와 수생 생물인 먹이를 찾아 이곳에 오기 시작했다. 오환봉 대표는 호조벌에 '둠벙'을 많이 만들어 저어새들의 서식지를 만들어주는 운동을 하고 있다. 연 농사와 쌀 농사를 하는 땅에 저어새들을 위한 서식지를 함께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호조벌에서의 이러한 시도는 지역의 농업 생산성과 생태적 가치를 동시에 유지하는 모델로 시화호 블루파크 프로젝트와도 연계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시흥시의 이러한 노력은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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